제목 교육도시 청주, 학교 변천사 글쓴이 신상구 날짜 2021.03.15 18:37

해방이후 6334제 학제 바뀌어, 1950년대 신라학원(운호학원 전신) 설립
      청주고 원탑형 교사 불편한 ‘명물’, 청주교대 부속초교 ‘명문교’ 선망


                                                              무심천 서쪽의 학교들(1) 
▲ 1960년 12월, 청주고등학교 낙성식 후 원탑교사 전경.
                                                                         학생들이 벽돌찍어 교실짓던 시절 
     격변기엔 학교 제도(학제)만큼 많이 변한 것도 드믐니다. 일제로부터 해방되면서 미군정이 시작되는데 학교의 학제가 미국식으로 바뀝니다. 일본식 학제로부터 해방(?)됩니다. 해방이 되며 미국 학제인 초등학교 6년, 중학교3년, 고등학교 3년, 대학교 4년.

     이른바 6334로 바뀌게 되니 해방과 함께 느닷없이 1년을 더 다닌 학생들도 있었습니다. 전국적인 현상이었다고 합니다. 6.25직전인 1950년, 중고등학교가 분리된 전국의 많은 학교들이 새 교사를 마련하고 이사하는 북새통을 겪는데 대부분 학생들이 책걸상을 들어 물품을 옮기고 심지어 교사 신축을 위해 벽돌을 직접 찍고 나르는 일도 했습니다.

     시청 근처인 영동에 5년제 청주 제1고보가 1924년 개교했습니다. 한 건물안에 지내던 시절이 지나고 1950년 청주중학교와 분리된 청주고등학교는 10년이 지난 1960년 사창동으로 이사하는데 새로 지은 건물은 경상도 진주고, 전라도 전주고, 충청도 청주고가 같은 설계도를 써서 당시 매우 특이한 원탑형 교사를 지었다고 합니다.

     그 원탑 건물은 모양만 그럴싸해서 해가 들지 않는 북쪽 교실은 사철 햇볕을 받지 못해 북쪽 교실을 배당받는 자연계 학생들의 불만이 매우 높았습니다. 그래도 그때 졸업생들의 기억 속에 ‘원탑’이라는 이름은 남았습니다. 청주고는 15년이 지난 1974년엔 신설 여학교인 중앙여고에 교사를 넘겨주고 나머지 학교부지에는 아파트가 들어섰으며 그 해 더 서쪽인 충북대학교 앞 복대동으로 옮겨가게 됩니다. 

                                                                         차없던 시절, 청주 변두리 교육대 

    수곡동 청주 남중의 남쪽, 토끼머리를 지나면 이마트가 있습니다. 그곳은 예전엔 워낙 시골인지라 신탄진이나 부강을 가는 시외버스가 한번쯤 섰다 가는 변두리로 시내에선 꽤나 먼 거리였습니다.

    청주교대를 다니던 친구들 덕분으로 대학시절 교대 강의실에서 노래를 배웠던 기억도 있습니다. 일제시대인 1941년 청주사범학교가 청주농고의 잠실(누에치는 집)에서 셋집으로 개교한 후 1943년 무심천을 넘어 수곡동 현재 주소로 새 건물을 지어 이사합니다.

    4년제 청주교육대학교라는 이름을 달기까지 관립사범학교- 공립사범학교- 2년제 교육대학교-4년제 교육대학교라는 과정을 거치게 되는데 청주사범은 1962년에는 청주고와 합쳐지고 마침내 이름이 사라졌습니다.

    그 청주교육대엔 교대 부속초등학교가 한 울타리 안에 있는데 해방직전인 1941년 개교하여 교육열이 높은 학부모들의 제1지망 학교였습니다. 당시 ‘부속’출신들은 선민처럼 느껴지기도 했으니까요. 다른 초등학교는 학생 수가 많아 그야말로 ‘콩나물 교실’이었습니다.

    오랫동안 청주 남중은 청주시의 맨 아래 남쪽에 있다가 논 가운데 대규모 아파트 단지인 분평동이 생기면서 여러 학교들이 잇달아 서며 최남단 중학교라는 지리적 위치를 넘깁니다. 원래 청주 남중은 지금의 그 자리에 세워진 게 아니고 1946년 청주공고(옛 청주 제2고보)의 교사를 빌어 청원 초급중학교(야간)로 개교했다가 1970년 청주남중으로 학교이름을 변경하게 됩니다.

                                                                 운호학원-대성학원, 청주 양대 사학

     운호학원이 생긴 세월은 해방과 6.25의 격변기와 시대를 함께 합니다. 1954년 신라학원을 설립한 강기용 선생은 청주제일교회 망선루(일제가 무덕전을 짓기 위해 헐려서 옮긴 )옆 옛 경찰학교 교사를 임대하여 충북여중의 전신인 신라여자고등공민학교를 세웠습니다.

    그 후 1960년 무심천을 건너 西進. 모충동에 신축교사를 지어 이사하는데 충북여중 청주여상과 운호중학교와 운호고등학교를 개교하고 1968년엔 2년제인 청주여자초급대(서원대학교 전신)를 세우면서 대성학원과 함께 청주의 양대 사학으로 덩치를 키워갑니다.

    청주여자초급대 이름으로 2년이 지난 1970년엔 청주여자대학, 1973년 청주여자사범대학, 1979년엔 ‘여자’를 떼고 남녀구분을 없앤 청주사범대학으로 이름을 바꾼 뒤 1988년엔 지금의 서원대학으로 , 1992년엔 종합대학교로 커나갑니다. 무려 다섯차례 이름을 바꾸며 脫皮하는 동안 학원안의 복잡한 성장통을 겪었다는 것입니다.

    청주가 교육도시라는 이름을 얻은 것은 이곳사람들의 특별했던 교육열 때문입니다. 지나 온 세월동안 학제가 바뀌고 학교이름이 바뀌듯이 다가 올 세월도 변화무쌍 하겠지요. 그 무서운 속도의 변화 속에서도 무언가 열심히 배우는 학교안의 아이들이 늘 행복했으면 좋겠습니다. /
                                                                                           <참고문헌>

    1. 윤석위, "교육도시 청주, 학교 그 먼 그리움이 그립다", 충북인뉴스, 2013.5.29일자.  

         

        

시청자 게시판

2,123개(29/107페이지)
시청자 게시판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날짜
공지 <시청자 게시판> 운영원칙을 알려드립니다. 박한 46597 2018.04.12
1562 시인 김영랑의 생애와 문학세계 신상구 822 2021.03.30
1561 모바일 강원도 중도유적지에 대해 이슈화 시켜 주십시요 Bluesky344 832 2021.03.28
1560 일본계 종교 야금야금 커진다. 사진 신상구 871 2021.03.27
1559 여수 14연대 좌익의 반란 고교 80% ‘무장봉기’로 가르쳐 사진 신상구 575 2021.03.27
1558 안중근 의사 순국 111주년을 기념하며 신상구 730 2021.03.27
1557 멕시코 애니깽의 독립운동 사진 신상구 754 2021.03.26
1556 위선적 도덕주의자들이 망가뜨린 17세기 조선 왕국 이야기 사진 신상구 595 2021.03.25
1555 신라 예술혼이 담긴 그릇, 금관의 비밀 사진 신상구 1349 2021.03.23
1554 오리 이원익의 생애와 업적과 사상 신상구 1411 2021.03.22
1553 3.1 독립선언을 세계에 처음 알린 AP통시원 앨버트 W. 테일러 사진 신상구 990 2021.03.21
1552 오송 백제무덤에서 나온 부여의 칼, 새롭게 밝혀지는 북방기원론 사진 신상구 829 2021.03.20
1551 100년을 살아보니 미래보다 하루하루가 중요하다 사진 신상구 1025 2021.03.20
1550 아산 정주영 타계 20주기를 맞아 정주영 정신 계승하자 신상구 743 2021.03.20
1549 오산과 오판 부른 희망적 사고가 초래한 재앙, 한국전쟁 신상구 802 2021.03.19
1548 조선시대 최고의 인재 양성소인 성균관 사진 신상구 1424 2021.03.19
1547 대전시 3·8 민주의거 기념관 건립사업 계획 사진 신상구 651 2021.03.17
1546 민씨 척족 정권기의 부정부패 실상 신상구 1156 2021.03.17
1545 咸錫憲의 생애와 사상 신상구 1434 2021.03.17
1544 무능·부패 명분 내세워도 '선한 쿠데타'는 없다 사진 신상구 487 2021.03.16
1543 문재인 정부, 개헌 논의는 신중을 기해야 신상구 1042 2021.03.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