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화랑세기』 필사본으로 유명한 박창화 선생의 고백 글쓴이 localhi 날짜 2014.05.27 21:14
 

          『화랑세기』 필사본으로 유명한 박창화 선생의 고백

       충청문화역사연구소장(국학박사, 향토사학자, 시인) 신상구(辛相龜)            

  일본 수도인 도쿄 천황궁 내에 있는 왕실도서관인 서릉부(書陵府)는 4층 짜리 신식 콘크리트 건물 3개동으로 황거 북쪽편에 자리잡고 있다.

  한일 근현대사를 연구한 인물인 박창화(朴昌和, 1889-1962)는 1889년 충북 청원군 강외면 연제리 박씨 집성촌에서 출생했다. 그는 1900년초 한성사범학교를 졸업하고, 그 학교에서 교관으로 지냈으며, 1910년대에 영동보통학교, 배재고보 등에서 조선어와 체육을 가르치는 교사로 근무했다. 그는 나라가 어려워지자 학교에서 아이들만 가르칠 수 없다는 생각에 만주로 떠나 독립운동을 하다가 중국 안동에서 일본 관헌에게 잡혔다. 그는 일본으로 건너갔는데, 일본 관헌이 한학에 매우 뛰어남을 알고 상부기관에 고하여 1933년부터 1944년까지 궁내청 서릉부 황실도서관에서 조선전고 조사사무 촉탁(특수 계약직) 사서로 근무했다. 광복 후 귀국해 청주사범학교와 괴산 국립 여중고 교사 근무하다가 1962년에 타계했다.

  박창화가 청주사범학교에서 가르친 제자 중에는 서울대 생물학과 교수를 역임한 김준호와 전 중앙대 교수인 임양재 등을 들 수 있다.  

  박창화는 어려서부터 한학을 익혀 유달리 똑독했다. 그의 제자들의 증언에 의하면 그는 역사에 관심이 많았는데, 특히 강역고와 영토연구에 애정을 쏟았다. 그는 고려 때까지 만주는 우리나라 영토였으나 조선이 세워지면서 만주를 상실하였다는 주장을 했다.   

  한편 박창화는 신라 김대문이 저술한『화랑세기』필사본을 남긴 인물로 유명하다. 1989년 2월16일자 국제신문 1면을 보면, '화랑세기 필사본 발견'이란 특종기사가 한 눈에 들어온다. 그런데 원본이 전하지 않는 신라 김대문의 '화랑세기'를 박창화가 베꼈느냐, 창작했느냐가 지금까지 논쟁의 관건이 되고 있다.

  박창화는 일본 총리의 의뢰를 받고 일본 천황의 소화(昭和)라는 연호를 지어주었다고 한다.

  해방 후 청주사범학교 교장이었던 최기철(작고) 전 서울대 교수가 당시 역사교사였던 박창화의 행적을 증언한 것이 계간『한배달』 40호(1998년 겨울호, 70~74쪽)에 상세하게 실려 있다.

  최기철 전 서울대 교수의 증언에 따르면, 박창화는 일본 왕실도서관에 보관중인 수많은 사서들이 조선총독부가 수탈해간 것임을 확인했고, 분류하는 과정에서 중요한 사료들을 읽을 수밖에 없었다. 단군 사료가 많다는 것도 그때 알았다는 것이다. 당시 왕실도서관에 함께 근무했던 한 일본인은 "조선의 고서를 다 가져왔기 때문에 여기 있는 것들은 조선에 없는 것들"이라는 말까지 늘어놓았다고 한다.

  10여년 전 최기철 교수로부터 증언을 듣고 녹취했다는 (사)한배달 한애삼(65) 전 부회장은 "박창화 선생이 서릉부에서 수많은 우리 고문서를 직접 보고 분류작업을 했다는 것은 최기철 교수뿐만 아니라 서울대 법대 학장을 지낸 고 최태영 박사의 증언을 통해서도 알 수 있다"면서 "그런데도 일본 정부는 '모르는 일'로 돌리고 있다"고 꼬집었다.

  박창화의 서릉부 근무 사실은 일본 국립국회도서관의 인적관리 자료에서도 확인된다. 1935년 그곳의 직원 명부에는 박창화가 왕실도서관 촉탁(특별계약직)으로 월 수입이 85엔이었다고 돼 있다. 박창화란 이름은 국사편찬위 한국사 데이터베이스(DB) 속의 '조선총독부 직원록'에도 나온다.

  부산국학운동시민연합의 이성명(53) 대표와 부산국학진흥회 이재관(50) 회장이 최근 박창화 선생의 증언이 맞는지 확인하기 위해 서릉부에 간 적이 있다. 1층에 위치한 사무실 겸 열람실에서 서릉부 입장표와 열람증을 끊고 안으로 들어가 우선 한국 사료 등을 정리해 둔 '화한도서분류목록(和漢圖書分類目錄) 하권(1951년 간)을 주목했다. 42쪽에 '조선사(朝鮮史)' 항목이 있었다. '국조보감(國朝寶鑑)' '징비록(懲毖錄)' '동국기략(東國紀略)' 등 72책이 목록화되어 있다. 제목만 봐선 내용을 확인할 수 없어 내용을 함께 훑어야 하는데 그럴 시간적 여유가 없었다. 그 때 동행한 역사학자 H씨가 “한국 학자들이 마음먹고 접근하면 연구 테마가 적지 않을 거예요." 라고 나직이 얘기했다.

                                        <참고문헌>  

   1. 한배달, 계간『한배달』 40호(1998년 겨울호), pp.70~74.

   2. 박창화 찬술 김성경 번역 통선생 편집, “고 남당 박창화님의 고백 - 일제의 만행, 고사서 분서 및 반출”, blog.naver.com. 2013.11.20.

                                       <필자 약력>

   .1950년 충북 괴산군 청천면 삼락리 63번지 담안 출생

   .백봉초, 청천중, 청주고, 청주대학 상학부 경제학과를 거쳐 충남대학교 교육대학원 사회교육과에서 “한국 인플레이션 연구(1980)”로 사회교육학 석사학위를 취득하고, 국제뇌교육종합대학원대학교(UBE) 국학과에서 “태안지역 무속문화 연구(2011)"로 국학박사학위 취득

   .한국상업은행에 잠시 근무하다가 교직으로 전직하여 충남의 중등교육계에서 35년 4개월 동안 수많은 제자 양성

   .주요 저서 : 『대천시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 『아우내 단오축제』 등 4권

   .주요 논문 : “천안시 토지이용계획 고찰”, “천안 연극의 역사적 고찰”, “천안시 문화예술의 현황과 활성화 방안”, “항일독립투사 조인원과 이백하 선생의 생애와 업적”, “한국 여성교육의 기수 임숙재 여사의 생애와 업적”, “민속학자 남강 김태곤 선생의 생애와 업적”, “태안지역 무속문화의 현장조사 연구”, “태안승언리상여 소고”, “조선 영정조시대의 실학자 홍양호 선생의 생애와 업적”, “대전시 상여제조업의 현황과 과제” 등 57편

   .수상 실적 : 천안교육장상, 충남교육감상 2회, 충남도지사상, 국사편찬위원장상, 한국학중앙연구원장상, 자연보호협의회장상 2회, 교육부장관상, 문화체육관광부장관상, <문학 21> 신인작품상, 국무총리상, 홍조근정훈장 등 다수

   .한국지역개발학회 회원, 천안향토문화연구회 회원, 천안교육사 집필위원, 태안군지 집필위원, 천안개국기념관 유치위원회 홍보위원, 대전문화역사진흥회 이사 겸 충청문화역사연구소장, 보문산세계평화탑유지보수추진위원회 홍보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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