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한국의 국외 소재 문화재 환수 방법과 현황 글쓴이 localhi 날짜 2014.09.21 00:27
                      한국의 국외 소재 문화재 환수 방법과 현황 

    충청문화역사연구소장(국학박사, 향토사학자, 시인) 신상구(辛相龜)

                             1. 문화재의 개념과 종류

  국어사전에 의하면, 문화재(文化財, cultural assets)는 문화 활동에 의하여 창조된 가치가 뛰어난 사물을 말한다. 그리고 문화재법에 의하면, 문화재란 문화재 보호법이 보호의 대상으로 정한 유형 문화재 ? 무형 문화재 ? 민속 문화재 ? 천연기념물 ? 사적 ? 명승지 따위를 이르는 말이다..

  한국 문화재는 한민족의 창의성, 지혜, 슬기, 사상, 철학, 종교가 다 들어가 있는 총체적 화신이다. 과거 우리 선조들은 소중한 것을 갖고도 소중한 줄 몰랐다. 먹고 살기 바빠 문화재가 왜 소중한지, 어떤 문화재가 소중한지 알지 못했다. 정부가 해야 할 3대 과제라면 국토방위, 국민 보호와 함께 문화유산을 안전하게 지켜 후손에게 전해주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정부와 공무원들은 이를 절실하게 깨닫고, 정책을 세우고, 국민들은 문화재를 아껴야 한다.

          2. 국외 소재 우리 문화재 현황도 파악하지 못하는 문화재청

  국외 소재 우리 문화재는 15만6,000여 점으로 파악되고 있지만 그 실태가 정확하게 조사되지 않은 상태이다. 몇 점이냐의 문제가 아니라 문화재가 어느 시기의 것이냐, 종류는 무엇인가, 반출 경위는 약탈이냐 우호적인 관계로 나간 것이냐 등에 대한 구체적인 조사가 이뤄져야 한다. 이렇게 조사를 하다 보면 해외문화재 규모도 30만 점이 될지, 50만 점이 될지 모른다.

                      3. 국외 소재 문화재 환수 방법과 현황

  국외 소재 문화재 환수 방법에는 국가와 국가 간 외교적 교섭을 통한 방법, 우리 돈을 들여서 사오는 방법, 빌려오거나 기탁받는 방법 등이 있는데, 외교적 교섭을 통해 이뤄지는 것이 가장 중요하고 바람직하다. 외교적 교섭을 통해 국외 소재 문화재를 환수하기 위해서는 외교 공무원들이 문화재나 문화를 잘 알아야 한다. 외국 외교관들은 그런 훈련이 어느 정도 돼 있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아직 우리나라는 그렇지 않다.

  국립문화재연구소가 2012년 10월 발간한 ‘환수문화재 조사보고서’에 의하면, 대한민국정부 수립 후 해외에 산재된 우리 문화재에 대한 환수 노력이 지속적으로 진행돼 9,749점이 환수됐다. 그중 협상에 의한 환수가 3253점(정부 협상 3232점, 민간 협상 21점)으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했고 기증에 의한 환수가 5852점(정부 기증 5450점, 민간 기증 402점)이었으며 구입에 의한 환수가 643점(정부 구입 401점, 민간 구입 242점)으로 세 번째였다. 그리고 대여에 의한 환수는 1993년 프랑스에서 대여 받은 휘경원원소도감의궤(외규장도서) 1책, 2005년 독일에서 대여 받은 겸재정선화첩 1점, 2007년 미국에서 대여 받은 어재연 장군 수자기 1점, 2011년 프랑스에서 대여 받은 외규장각도서 296책 등 네 차례에 불과해 가장 낮은 비중을 차지했다.

             4. 한국 국민들의 국외 문화재에 대해 3가지 잘못된 생각

  우리 국민들은 국외 문화재에 대해 3가지 잘못된 생각을 갖고 있다. 첫째 외국 문화재는 모두 약탈문화재다, 둘째 무조건 환수해야 한다, 셋째 환수하되 우리 돈을 한 푼도 써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하지만 국외 문화재가 모두 약탈 문화재는 아니다. 외교 통상관계나 개인 간 선물같이 우호적인 경로로 나간 문화재도 상당수이다. 중국으로 간 문화재는 거의 외교적 관계의 결과이다. 그 중 환수해 와야 할 문화재는 지극히 제한돼 있다. 환수 대상은 약탈 문화재가 분명한 것, 우리에게 없는 문화재로, 우리 역사 복원에 꼭 필요한 문화재, 그리고 국보나 보물급에 해당하는 수준 높은 문화재이다. 나머지는 우리 역사와 문화를 널리 알리기 위해 현지에서 활용되는 것이 더 의미 있다.

                            5. 국외 소재 문화재 반환 원칙

  국외 소재 문화재 반환의 원칙은 조용히 해야 한다. 호랑이나 사자가 양이나 사슴을 잡을 때 소란을 피우는가. 바스락 소리만 나도 도망가서 못 잡는다. 조용히 오랫동안 기다리고 기다리다 찬스가 왔을 때 잡는다. 문화재 환수도 비슷하다. 오랫동안 공을 들이고 기다려야 한다. 한, 두 건 돌아왔다고 야단법석을 떠는 것은 앞으로 다른 문화재는 돌려받을 생각이 없다는 것과 같다. 문화재를 환수하는데 서두르고, 소란 피우면 그 해당 문화재는 성공적으로 돌아올 수 있을지 모르지만 다른 문화재들은 다 숨는다. 한국문화재를 갖고 있는 사람들을 알자마자, 그 사람에게 약탈문화재니 돌려 달라고 하면 그 사람이 내놓겠는가. 이를 지켜보는 다른 기관과 개인들은 숨어버린다. 이를 절대 경계해야 한다.

  해외 소재 문화재를 환수하기 위해서는 정부와 민간이 똘똘 뭉쳐서 해야 한다. 중구난방으로 해서는 안 된다. 통일된 방침하에서 상부상조해야지 틈이 벌어지면 안 된다. 민간 측은 실태파악이 이뤄질 때까지 참고 기다려야 한다. 실태를 파악한 뒤에는 개인이나 민간 단체에 요청하는 일이 많아질 것이다. 예를 들어 국외소재문화재재단은 실태를 파악한 뒤 당연히 그 문화재를 찾으려면 소장가가 한국의 누구와 친한가, 누구를 통하면 감정을 상하지 않고 돌려받을 수 있는지, 또 어떤 방법이 우호적이고 건설적인지 등을 검토한다. 만약 개인이나 민간이 나서는 것이 더 좋으면 도움을 청할 것이다. 절대 몇 개 문화재만 갖고 소란스럽게 하지 말자. 국외 문화재는 최소 15만 6,000여 점이다. 그 문화재 전체를 생각해야 한다. 넓고 장기적인 계획을 갖고 움직여야 한다.

      6. 국외 소재 해외 문화재 환수 못지않게 중요한 문화재 활용 방안 

  환수와 현지 활용은 똑같이 중요하다. 국외로 나가 있는 문화재 중 상당수는 프랑스 국립도서관의 외규장각 도서처럼 사장(死藏)돼 있는 것이 대부분이다. 많은 문화재가 지하 수장고에서 통곡하고 있다. 이들이 전시돼, 그곳 국민들에게 한국문화를 알릴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문제는 이들 문화재를 소장, 관리하는 곳은 다른 나라, 다른 기관들로, 우리가 직접 할 수 없다는 것이다. 그래서 외국 박물관 큐레이터를 초청해, 혹시 우리 문화재가 있는지 점검해달라고, 만약 있다면 활용해달라고 요청하고, 그중에서 보존상태가 좋지 않은 것이 있으면 우리 예산, 우리 인력으로 온전하게 복원해주겠다고 밝히고 있다.

  외국에서 환수받고 잊어버리는 경우가 너무 많다. 어떤 방법으로 돌아왔건 돌아온 문화재는 모두 우리의 아들 딸이다. 이를 소중히 여기지 않으면 무책임한 부모와 다를 바 없다. 국민들에게 돌아온 문화재를 알려야 하고, 돌려준 측에는 충분히 고마움을 표해야 한다. 그래야 돌려줄 위치에 있는 나라들이 돌려줄 맛이 난다. 국외소재문화재재단이 지난해 11월 ‘돌아온 문화재 총서’1로 ‘왜관수도원으로 돌아온 겸재 정선 화첩’을 펴내고 국립고궁박물관에서 겸재 정선 화첩 전시를 연 것도 이 같은 맥락이다.” 겸재 정선 화첩은 독일 상트 오틸리엔 수도원의 노르베르트 베버 대수도원장이 1925년 한국 방문 중에 수집해 독일로 가져간 것으로, 왜관수도원 선지훈 신부의 노력으로 2005년 10월 상트 오틸리엔 수도원으로부터 영구 대여 형식으로 한국의 왜관 수도원에 반환됐다.

             7. 인력, 예산, 시설 부족에 허덕이는 국외소재문화재재단

   국외소재문화재재단은 3부족 현상이 너무 심하다. 인력 부족, 예산 부족, 시설 부족이다. 예산은 인건비를 포함해 30억 원, 전 세계 흩어진 문화재를 실태 조사할 정규직원은 3명에 불과했다. 국외소재문화재재단 안휘준 이사장은 이 같은 조건이라면 국외 문화재 실태 파악의 경우, 빨리 잡아도 최소 10년이 넘게 걸릴 것이라며 “정부 기관 중 가장 돈을 아껴쓰고 효율적으로 쓰는 기관이다. 시설의 경우 문화재에 관한 일체의 도서를 소장하고, 국민들에게 서비스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이를 구비할 공간이 없다. 하지만 문화재를 환수하라고 만들었는데 환수는 안 하고 요구만 한다고 생각할까 해서 이야기를 꺼내지 못한다. 다행히도 주변에 도와주려는 기구들이 늘어나고 있다.

   국외소재문화재재단이 3부족 현상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우선 부족한 인력은 외부 전문가를 최대한 활용하고, 부족한 예산은 현명하게 쓰고, 시설이 없는 것은 참으며 ‘3고(苦)’의 길을 가야 한다.

             8. 일본이 약탈하거나 강탈해 간 우리 문화재 환수 방안

   2015년이 한·일 국교정상화 50주년이다. 일본군 위안부 문제 등과 함께 문화재 반환도 양국 간 주요 이슈이다. 한·일 국교정상화 당시 문화재도 한 부분을 차지했다. 당시 한국이 3000∼4000점 정도의 반환을 요청했는데, 1432점만 돌아왔다. 우리들이 원한 것만 뽑아서 돌려준 것도 아니다. 알맹이만 돌아온 것이 아니라 수준이 조금 떨어지는 물건도 끼어있었다. 당시 우리에게는 한계가 있었다. 실태 파악을 제대로 못했고, 무엇보다 경제 협력이 다급한 상황이어서 문화재를 갖고 비토 놓을 수 없었다. 약자의 숙명이었다. 다시는 그렇게 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라도 문화재를 올바로 이해하고 사랑해야 한다.

   일본이 국외 소재 문화재의 60∼70%를 차지하고 있다. 일본에 7만 점 가까운 문화재가 있을 것으로 추정하지만 개인 소장품까지 합하면 실제 수는 몇 곱절 될 것으로 생각한다. 하지만 일본 아베 극우정권이 역사를 왜곡하고, 한국 영토인 독도를 일본 영토라고 억지 주장하는가 하면, 평화헌법 9조 개정을 추진하고, 야스쿠니 신사 참배를 강행하며, 위안부 강제 동원을 부인하는 등으로 양국관계가 경색되면서 정부 대 정부 간 환수는 기대 난망이다. 이럴 때일수록 문화와 문화재 쪽의 틈새를 활용해야 한다. 과거사와 별도로 현재 일본 문화인들 중에는 양심적이고 반듯한 사람들도 많다. 일본이 왜 우리 문화재를 갖고 갔겠나. 물론 돈이 될 듯해서 갖고 가기도 했지만 우리 문화의 높은 수준을 알고 아꼈기 때문에 갖고 간 측면도 있을 것이다. 괴롭지만 인정해야 한다. 그렇기 때문에 ‘네 할아버지가 도둑놈이니 너도 도둑놈’이라고 몰아붙여서는 문화재를 돌려받을 수 없다. ‘당신들이 우리 문화를 아껴주는 것은 참 고맙지만 갖고 간 것은 불법 행위니 신사적으로 올바른 방향으로 처리해 달라’고 요청하는 것이 좋다.

                                     <참고문헌>

   1. 신상구, “돌아오지 못한 우리 문화재, 14만9,126점”, 동아일보, 2013.2.20일자.

   2. 김인원, “朴대통령 3.1절 기념사, 한일관계 개선 위한 진취적 기상”, 아시아경제신문, 2014.3.1일자.

   3. 안휘준, “문화재 환수는 사자가 사냥하듯...요란 떨면 소탐대실”, 문화일보, 2014.9.19일자. 29-30면.

   4. “문화재”. 네이버 국어사전, 2014.9.21. 

                                     <필자 약력>

   .1950년 충북 괴산군 청천면 삼락리 63번지 담안 출생

   .백봉초, 청천중, 청주고, 청주대학 상학부 경제학과를 거쳐 충남대학교 교육대학원 사회교육과에서 “한국 인플레이션 연구(1980)”로 사회교육학 석사학위를 취득하고, 국제뇌교육종합대학원대학교(UBE) 국학과에서 “태안지역 무속문화 연구(2011)"로 국학박사학위 취득

   .한국상업은행에 잠시 근무하다가 교직으로 전직하여 충남의 중등교육계에서 35년 4개월 동안 수많은 제자 양성

   .주요 저서 : 『대천시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 『아우내 단오축제』 등 4권

   .주요 논문 : “천안시 토지이용계획 고찰”, “천안 연극의 역사적 고찰”, “천안시 문화예술의 현황과 활성화 방안”, “항일독립투사 조인원과 이백하 선생의 생애와 업적”, “한국 여성교육의 기수 임숙재 여사의 생애와 업적”, “민속학자 남강 김태곤 선생의 생애와 업적”, “태안지역 무속문화의 현장조사 연구”, “태안승언리상여 소고”, “조선 영정조시대의 실학자 홍양호 선생의 생애와 업적”, “대전시 상여제조업의 현황과 과제” 등 57편

   .수상 실적 : 천안교육장상, 충남교육감상 2회, 충남도지사상, 국사편찬위원장상, 한국학중앙연구원장상, 자연보호협의회장상 2회, 교육부장관상, 문화체육관광부장관상, <문학 21> 신인작품상, 국무총리상, 홍조근정훈장 등 다수

   .한국지역개발학회 회원, 천안향토문화연구회 회원, 천안교육사 집필위원, 태안군지 집필위원, 천안개국기념관 유치위원회 홍보위원, 대전문화역사진흥회 이사 겸 충청문화역사연구소장, 보문산세계평화탑유지보수추진위원회 홍보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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