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역사 앞에서 국민 배신한 대통령 글쓴이 신상구 날짜 2024.08.10 06:05


                                                              역사 앞에서 국민 배신한 대통령

윤석열 대통령이 국민을 상대로 역사 전쟁이라도 할 모양이다. 역사 우향우 작업을 암암리에 전개하며 뉴라이트의 활동 공간을 마련하더니 우리나라 역사연구기관장을 모두 이들에게 송두리째 내주면서다.

억장이 터진다. 대한민국 대통령이 다른 곳도 아니고 극일(克日)의 상징이자 민족 자존심인 독립기념관 관장에 대한민국임시정부 법통과 항일 독립운동 역사를 부정하고 반쪽 정부 수립, 이승만 독재를 미화하며 1948년 건국론을 적극 주장해 온 뉴라이트 계열로 분류된 인사를 아닌 밤중에 덜컥 앉혔으니 말이다.

79주년 광복절이 일주일도 남지 않은 시점에 국민 뒤통수를 거하게 때렸다. 아무리 반대해도 막무가내일 게 분명하다. 혹시나 새 관장이 독립기념관 경영 합리화나 전시를 비롯해 내부 조직을 개혁할 능력이 있는 인물일까 싶었다. 걸어온 이력을 보니 그건 아니다. 올 초부터 국사편찬위원장·한국학중앙연구원장·동북아역사재단 이사장에 뉴라이트 인사를 거침없이 기용하더니 끝내 독립기념관장 자리까지 그리 할 정도면 결론은 하나다. 윤 대통령 역사관의 뿌리는 식민지 근대화론을 수용하는 뉴라이트인 것말고 설명할 도리가 없다. 하기야 사도광산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등재 문제로 일본과 협상하면서 조선인 노동자 강제 동원을 명시해달라는 요구를 대차게 묵살당하고도 이를 감춘 채 처음부터 등재에 덜컥 찬성해 준 윤 대통령과 정부였으니 또 그렇게 보면 이해가 되긴 한다.

국가보훈부가 밀어붙이고 윤 대통령이 임명한 김형석 관장이 뉴라이트 역사관을 가졌든, 아니든 그건 그의 자유다. 그러나 독립기념관의 상징적인 측면에서 김 관장의 역사관이 국익과 국민 정서에 정면 배치된다는 것도 사실임을 부인할 수 없다. 오죽하면 광복회장이 이번 독립기념관장 인사를 ‘헌법정신을 부인하는 반헌법적 행태’라고 했을까. 김 관장이 대체 그 자리에 어떤 능력으로 백범 김구 선생의 장손, 한국광복군 출신 독립운동가의 후손을 제끼고 올라갔는지 모르겠으나 그에 관한 국민의 검증은 이미 끝났다. 자진 사퇴가 국민에 대한 도리다.

‘국익·실용·공정·상식.’ 윤석열정부가 내세운 국정운영 원칙이다. 하지만 이 정부는 이제 그런 말 할 자격을 잃었다. 헌법을 무시하면서 국가 정체성 확립을 말할 수 없고 자유와 민주주의를 파괴한 독재자를 칭송하면서 자유민주주의 확립 운운하는 건 말도 안 되는 얘기이기 때문이다.

광복이 두려웠던 이들이 있었다. 일제의 충성스런 주구 노릇을 하던 친일 반민족 행위자들이다. 그들은 정부 수립 후 독재 정권의 비호 속 민족·민주·자주 정신을 철저히 유린해 왔다. 그들이 한사코 광복을 건국으로 바꾸려는 배경은 거기에 있다. 윤 대통령과 정부는 임시정부의 법통 계승을 포기하고 건국을 강조하는 인물에게 독립기념관장을 맡기며 스스로 그들과 동류임을 인정했다. 이런 나라인 게 착잡하다.

                                                                      <참고문헌>

  1. 이준섭, "역사 앞에서 국민 배신한 대통령", 금강일보, 2024.6.9일자. 2면. 



시청자 게시판

2,426개(7/122페이지)
시청자 게시판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날짜
공지 <시청자 게시판> 운영원칙을 알려드립니다. 박한 75727 2018.04.12
2305 영원한 생명은 영원할 수 없다 사진 신상구 128 2024.09.03
2304 2025년부터 사용될 검정 중학교 역사 교과서 7종 주요 내용 신상구 138 2024.09.03
2303 대구 대연학당 청고 이응문 선생 별세 신상구 146 2024.09.03
2302 <특별기고> 유관순 열사 영웅 만들기 프로젝트 실체 사진 신상구 177 2024.09.02
2301 한글문화 세계화를 주도하는 세종특별자치시 신상구 140 2024.08.31
2300 불교계 항일 거점은 어떻게 예술로 기록됐나 사진 신상구 195 2024.08.31
2299 교육수준 3위와 사회적 자본 107위 사진 신상구 162 2024.08.30
2298 동학의 본질은 계급투쟁 아닌 내면의 혁명 사진 신상구 135 2024.08.30
2297 경술국치일 114주년을 맞이하여 신상구 169 2024.08.30
2296 해방 다음날 우리집서 만든 신문 '건국시보' 광복의 기쁨 함께 나눴다 사진 신상구 185 2024.08.30
2295 AI·바이오·양자 등 12대 기술에 30조원 투자 신상구 134 2024.08.30
2294 헌법정신 부정하는 신 친일파인 뉴라이트 역사 쿠데타 성공 못해 사진 신상구 132 2024.08.30
2293 독립운동가의 후손 고려인 돕기 운동 사진 신상구 189 2024.08.29
2292 무국적 고려인 시인 이스타니슬라브의 절규와 현실 사진 신상구 209 2024.08.29
2291 모바일 이 분을 섭외해주세요 [1] 라이라 167 2024.08.28
2290 재일교포 지위 강화는 일본 내 식민지 갖는 효과 사진 신상구 179 2024.08.28
2289 조선말 고종 시대 충청도 가야금 명창을 창시한 '박팔괘'를 아시나요. 사진 신상구 116 2024.08.28
2288 국학박사 신상구가 최근 발간한 단행본 2권 홍보자료 대한출판문화협회 등록 신상구 109 2024.08.27
2287 화장장 1곳당 연 5600명, 죽을 때도 경쟁이다 신상구 216 2024.08.27
2286 파월 '피벗 선언' 했는데, 대한민국 빚 3000조 돌파 신상구 120 2024.08.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