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과학자 노벨상 수상 앞당기는 길 글쓴이 신상구 날짜 2021.11.27 02:32

                                                                                                                                                과학자 노벨상 수상 앞당기는 길

공유하기뉴스듣기프린트 
한민구 한국과학기술한림원 원장
   대통령 선거 열기가 더해지고 있지만 안타깝게도 대한민국 미래를 좌우할 과학기술과 교육 관련 이슈보다는 포퓰리즘에 가까운 복지와 세제 운영에 대한 자극적 구호만 있다. 과학기술에 대한 정치계의 무관심을 확인하는 시기가 되면 과학부문 노벨상 수상에 대한 염원이 더욱 커진다. 노벨상보다 건강한 연구개발 생태계를 만드는 것이 더욱 중요한 일이라는 것을 알고 있으나, 혹시 가시적인 성과가 있었다면 보다 인정을 받을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운 생각도 들기 때문이다.

   산업, 예술, 대중문화 등 많은 분야에서 우리나라가 최정상급으로 도약한 것에 비해 과학기술계는 국민들에게 확실히 인정받을 수 있는 눈에 보이는 결과물을 내지 못했다. 지난해 영화 ‘기생충’과 방탄소년단의 활약에 이어 올해는 드라마 ‘오징어게임’ 등이 전 세계적인 신드롬을 일으키고 있다. 기생충이 아카데미 작품상을 수상했을 때 무척 기쁘면서도 과학기술계는 언제 노벨상을 받을 수 있을까 안타깝다는 생각을 했다. 최근 노벨 과학상에 대한 시각은 많이 달라지고 있다. 특히 일본과 비교하는 자극적인 기사보다는 객관적인 연구 환경을 분석하거나 노벨상 연구업적의 내용과 의미를 해설하는 기사가 늘어나고 있다.

   연구현장에서는 과학기술에서 우리와 일본의 비교는 적절하지 않다는 의견이 많았다. 일본은 19세기 후반부터 과학기술을 연구했고, 노벨상 수상이 시작된 1901년에 이미 후보자로 거론된 과학자가 있었다. 또 일본은 국제 과학계와의 소통과 협력에 있어서도 우리보다 앞서 있다. 반면 한국은 6·25전쟁의 폐허를 딛고 1966년 종합연구소로서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을 설립하고, 처음으로 ‘연구개발’을 시작했다. 기초연구를 할 수 있는 기반은 1980년대 연구중심대학원이 설립되며 만들어졌고, 실제 기초연구에 대한 투자는 1990년대 중반부터 했다. 선진 과학지식을 배우는 것을 넘어, 동등한 연구자로서의 국제 과학계와의 교류는 그보다도 늦다. 한국과학기술한림원의 설립은 1994년으로 다른 국가의 과학한림원에 비해 상당히 늦은 편인데 당시 중요한 설립목적이 과학기술 선진국과의 활발한 학술 교류였다.

   과학연구에서 이러한 누적된 역사의 차이는 크다. 많은 과학자들이 강조하듯, 켜켜이 쌓인 시간의 차이를 조급하게 뛰어넘으려 하기보다는 연구자들이 창의적이고 도전적인 연구를 장기적으로 추진할 수 있는 체계를 만들고 우리의 우수한 연구자들과 외국 석학의 교류를 지원하는 것이 필요하다.


       다만 과학기술이 시간을 정직하게 반영하는 분야라는 것은 우리에게도 희망이 있다는 의미다. 불과 반세기 전만 해도 우리나라 산업기술은 변방이었으나 지금은 뛰어난 기술력을 바탕으로 반도체, 휴대전화, 디스플레이, 배터리, 자동차, 조선 등에서 세계 최고 수준의 제품을 만들어내고 있다. 최근 과학기술과 산업은 더욱 밀접하게 영향을 미치고 있으므로 글로벌 수준의 산업경쟁력은 우리나라 과학기술의 질적 향상과 위상을 높이는 데 주효할 것으로 판단한다. 민간과 대학, 연구소가 경계 없는 협력과 교류를 한다면 그 효과는 커질 것이다.
                                                          <참고문헌>
       1. 한민구, "과학자 노벨상 수상 앞당기는 길", 동아일보, 2021.11.27일자


    시청자 게시판

    2,426개(7/122페이지)
    시청자 게시판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날짜
    공지 <시청자 게시판> 운영원칙을 알려드립니다. 박한 120877 2018.04.12
    2305 영원한 생명은 영원할 수 없다 사진 신상구 409 2024.09.03
    2304 2025년부터 사용될 검정 중학교 역사 교과서 7종 주요 내용 신상구 952 2024.09.03
    2303 대구 대연학당 청고 이응문 선생 별세 신상구 457 2024.09.03
    2302 <특별기고> 유관순 열사 영웅 만들기 프로젝트 실체 사진 신상구 480 2024.09.02
    2301 한글문화 세계화를 주도하는 세종특별자치시 신상구 404 2024.08.31
    2300 불교계 항일 거점은 어떻게 예술로 기록됐나 사진 신상구 529 2024.08.31
    2299 교육수준 3위와 사회적 자본 107위 사진 신상구 435 2024.08.30
    2298 동학의 본질은 계급투쟁 아닌 내면의 혁명 사진 신상구 399 2024.08.30
    2297 경술국치일 114주년을 맞이하여 신상구 465 2024.08.30
    2296 해방 다음날 우리집서 만든 신문 '건국시보' 광복의 기쁨 함께 나눴다 사진 신상구 449 2024.08.30
    2295 AI·바이오·양자 등 12대 기술에 30조원 투자 신상구 390 2024.08.30
    2294 헌법정신 부정하는 신 친일파인 뉴라이트 역사 쿠데타 성공 못해 사진 신상구 384 2024.08.30
    2293 독립운동가의 후손 고려인 돕기 운동 사진 신상구 557 2024.08.29
    2292 무국적 고려인 시인 이스타니슬라브의 절규와 현실 사진 [1] 신상구 630 2024.08.29
    2291 모바일 이 분을 섭외해주세요 [1] 라이라 422 2024.08.28
    2290 재일교포 지위 강화는 일본 내 식민지 갖는 효과 사진 신상구 448 2024.08.28
    2289 조선말 고종 시대 충청도 가야금 명창을 창시한 '박팔괘'를 아시나요. 사진 신상구 369 2024.08.28
    2288 국학박사 신상구가 최근 발간한 단행본 2권 홍보자료 대한출판문화협회 등록 신상구 369 2024.08.27
    2287 화장장 1곳당 연 5600명, 죽을 때도 경쟁이다 신상구 551 2024.08.27
    2286 파월 '피벗 선언' 했는데, 대한민국 빚 3000조 돌파 신상구 385 2024.08.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