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은 아름다운 사회를 만드는 백신이다
문학 작품은 살아있는 생명체처럼 끊임없이 움직이고 변화하며 발전한다. 이 작품을 영속(永續)으로 살아 움직이게 하려면 무엇보다 독자(대중)의 사랑을 받아야 한다. 문학 작품이 문인의 손에서 떠나면 그 순간부터 독자가 그 주인이 된다.
인문학이 홀대받고 문학을 비롯한 예술의 가치를 소중하게 여기지 않는 현상이 우리 사회에 만연된 게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지나친 비유지만, 만약 가족 중에 ‘식사’를 하지 않는 사람이 있다고 하면 어떻게 해야 할까. 그냥 보고만 있을 수 없다. 식사가 우리의 신체를 건강하게 유지하는 수단이라면, 문학 작품은 우리의 삶을 향기롭고 웅숭깊게 해준다. 식사를 하지 않으면 삶을 영위할 수 없듯 문학 작품을 읽지 않으면 개인의 삶도, 우리 사회도 사막처럼 삭막해진다.
21세기 한국 문학은 새로운 발전 동력을 모색해야 한다. 그 첫 번째 실천 덕목은 독자를 문학에 초대하는 일이다. 이제 문학은 책 밖으로 나와 독자 속으로 들어가 함께 즐기는 문화로 바뀌어야 한다. 문학을 문인의 전유물로 여기며 독자가 찾아와 주길 기다리는 게 아니라, 문학 작품의 주인이 독자라는 의식 변화가 있어야 한다. 문학 작품은 ‘지식’으로 쌓아 놓는 게 아니라 예술 미학으로 환치해 생활 속 ‘행동’으로 옮아가야 한다. 노벨 문학상 같은 영광과 권위가 창작 목표가 아니라, 문인은 국민 모두 문학을 생활 속에서 향수(享受)하도록 훌륭한 작품을 집필해 독자에게 전하는 일을 우선 덕목으로 삼아야 한다. 이것이 동력이 되면 한국 문학은 저절로 세계 속에 크게 자리매김할 것이며 노벨상 수상자도 나올 것이다. 내적 성장 없이 외부에서 영광을 기대하는 건 모순이다.
한국문인협회는 회원들의 창작 활동을 위해 발행하는 『월간문학』과 계간 『한국문학인』을 웹진으로 병행 발행하기 위한 작업을 거의 마무리했다. 새로 가동하는 웹진은 1만6000여 회원뿐만 아니라 일반인(독자)이 함께 참여해 문학을 향수할 수 있도록 ‘광장’을 마련했다. 유료 독자 외에도 일반인이 무시로 드나들며 문인들과 함께 어울려 문학을 생활 속으로 가져갈 수 있는 장치다.
이와 더불어 ‘한국문협방송’ 시스템도 구축했다. 이를 통해 국내외 200여 개의 협회 지회·지부 활동에만 머물지 않고 방송 네트워크를 활용해 전국으로 ‘문학 권역’을 확대할 것이다. 이는 전국 방방곡곡에서 창작 활동을 하는 문인들의 작품과 활동 모습을 전 국민이 공유하도록 하는 일이기도 하다. 이를 통해 문학 작품이 사람을 향기롭게 하고, 우리 사회를 밝고 아름답게 바꾸는 백신 역할을 하게 되길 기대한다.
<참고문헌>
1. 김호은, "문학은 아름다운 사회를 만드는 백신이다", 중앙일보, 2024.7.22일자. B4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