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리포트=남금주 기자] 역사 강사 설민석이 논문 표절에 대한 심경을 밝혔다.
19일 방송된 MBC '심장을 울려라 강연자들'(이하 '강연자들') 2회에서는 설민석이 강연자로 등장했다.
이날 설민석은 "전 이 자리에 서기까지 너무 떨리고 공포스러웠다"라고 말문을 열었다. 설민석은 "어느 자리에서도 밝히지 않았던 흑역사"를 공개하겠다고 밝혔다. 설민석은 어렸을 때 공부를 못했고, 심지어 역사를 제일 싫어했다고. 설민석은 "윌리엄 셰익스피어를 만나고 신세계였다. 저희 학교 연극부가 전국을 제압했다. 대학 걱정 안 했는데 떨어지고, 군대도 떨어졌다"라고 밝혔다.
8수 끝에 단국대 연극영화과에 붙은 설민석은 성공만 남은 줄 알았던 대학에서도 한계에 부딪혔다. 설민석은 "대학에 잘난 친구가 너무 많았다. 유지태, 하지원과 수업을 들었는데, 주변에서 '유지태처럼 잘생겼냐, 하지원처럼 연기를 잘하냐'고 하더라. 이건 제가 노력으로 될 수 있는 문제가 아니지 않냐"라며 무너진 자존감에 대해 말했다.
그러다 중학교 보습학원에서 사회 선생님 파트타임을 하게 됐다고. 설민석은 "한 학생이 저처럼 훌륭한 역사 선생님이 되겠다고 하더라. 스승님 수업을 외워서 모노드라마처럼 하는 거라 난 배역을 위해 체험을 하는 중이라고 생각했는데, 미치겠더라"라며 이후 진심을 다해 수업을 준비했다고 밝혔다.
대학 졸업 후 나이는 30세. 하지만 연기전공 역사 선생님을 받아주는 학원은 없었다. 설민석은 "개고생을 했다. 6년 동안 힘들었는데, 유명한 입시학원을 지나가다가 갑자기 어떻게 된 것처럼 원장을 만나러 돌진했다"라고 밝혔다. 원장은 그의 패기를 높게 사서 설민석을 채용했고, 그 후 설민석은 학원에서 가장 큰 교실을 채웠다고. 하지만 SKY의 벽이 기다리고 있었다. 설민석은 스토리텔링을 곁들이고 역사 현장으로 직접 출동까지 하면서 자신만의 강연을 만들어갔다고.
그러던 설민석은 42세 때 '무한도전' 제작진의 연락을 받고 지상파 데뷔를 했다. 당시 같이 촬영을 한 박명수는 "다른 분들과 달랐다. 자기가 그 안에 들어가 있는 사람처럼 잘 설명했다"라고 전했다.
그렇게 설민석은 50대에 전성기를 맞이했지만, 2020년 그는 논문 표절 논란에 휩싸였다. 설민석은 "사장님이 노크도 없이 들어와서 논문 표절 기사를 보여줬다. 엄청나게 큰일을 겪으니까 눈앞이 하얘지고 사람이 다운이 되더라"라며 당시 심경을 전했다. 설민석은 "주변 분들에게 사과드렸고, 죽지 않으니까 걱정말라고 안심시켰드렸다"라고 밝혔다.
설민석은 "그런데 다음날 일어났는데 '꿈인가? 꿈이었으면' 싶었다. 회사는 어려워지고, 가족들과 밥 먹으러 나가면 수군거렸다. 정말 손가락질하는지, 내가 그렇게 느끼는지 모르니까 미치겠더라. 공황장애, 대인기피 그런 건 견딜 수 있었다. 그런데 절 응원해 줬던 어린이 팬들이 주마등처럼 스쳐 가더라"라며 애써 눈물을 참았다.
설민석은 "기회만 주어진다면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겠다고 생각했다. 주변에서 만류했지만, 저한테 달리는 '역사기꾼'이란 악플처럼 진짜 사기꾼이 될 수 없었다"라고 밝혔다. 2010년도 연세대학교 교육대학원 역사학과 석사 논문이 논란이 됐던 설민석은 "논문을 다시 써야겠다고 생각하고, 제가 졸업한 학교에 다시 들어갔다. 지금 다시 학생으로 공부 중"이라고 밝혔다.
남금주 기자 ngj@tvreport.co.kr / 사진=MBC '강연자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