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김진현 “단군이래 최고 성공 한국, 썩은 리더십에 혼돈” 글쓴이 신상구 날짜 2024.08.03 03:06

                 김진현 “단군이래 최고 성공 한국, 썩은 리더십에 혼돈”


지난달 31일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출판기념회에 참석한 김진현 이사장 부부(왼쪽)와 정철원 협성문화재단 이사장. [사진 협성문화재단]

“대한민국은 단군 이래 최고의 성공·성취 속에서도 초고속 양적 성장의 부작용을 겪고 있다. 각자 지름길을 가려하는 ‘공동체 해체’를 넘어서야 미래가 있다.”

1948년부터 현재를 돌아보고 건국 100주년까지 대한민국의 갈 길을 내다보는 역저 『대한민국 100년 통사(1948~2048)』를 펴낸 김진현(88) 세계평화포럼 이사장의 말이다. 언론인 출신으로 과학기술처 장관, 서울시립대 총장 등을 역임하고 세계평화포럼 등 여러 연구기관과 민간단체를 창립해 대표로 활동한 그가 구순(九旬)을 앞두고 이제까지 집필 활동을 집대성한 책을 냈다. 1일 통화에서 김 이사장은 한국사회가 겪는 문제들이 한국만의 것이 아니라 “근대 500년의 문명이 해체되는 과정에서 나오는 것”이라며 “다행히도 한국은 이를 극복할 저력이 있다”고 말했다.

무료로 보급되는 대한민국 100년 통사(1948~2048). [사진 협성문화재단]

책은 중국 등 대륙세력과 미국 등 해양세력이 만나는 한반도의 지정학에 주목하면서 1945년 이후 대한민국 건국·발전의 가장 큰 토대를 ‘해양화’로 짚었다. 4대 강국(미·중·러·일)에 둘러싸인 한국이 패권 교체의 기회를 잘 잡아 극적 성취를 이룰 수 있었음을 현대사의 주요 분기점과 맞물리며 설파했다. 김 이사장은 “우리는 19세기까진 중국 중심의 고도화된 대륙 문명에, 20세기 이후론 세계 최강 미국의 해양 문명에 동화됐다”면서 “비록 분단의 아픔은 겪었지만 한국이 근대화를 성공시킬 수 있었던 것은 문명사적 행운이었다”고 돌아봤다.

하지만 유례없는 성공에 따른 도착(倒錯)과 왜곡이 우려 수준이라는 진단이다. 예컨대 저출생을 두고 그는 “1980년대까지 가족계획을 가장 성공적으로 해내 월드뱅크의 극찬을 받았던 한국이 한 세대 만에 인구 소멸 위기에 있다”면서 이 바탕에서 ‘근대성의 위기’를 직시했다. “공정과 관용 대신 이기주의가 앞서면서 휴머니즘이 훼손됐다. 이를 비롯한 사회 문제와 모순이 어느 나라보다 심각하지만, 바로 그 때문에 우리가 해결하면 지구촌 전반에 선구자·개척자가 될 수 있다.”이를 위해선 정치권 등의 ‘썩은 리더십’이 바뀌어야 한다고 했다. “공공의식이 사라진 ‘썩은 리더십’이 공동체의 퇴락과 사회 혼돈을 가져왔다. 보편적인 휴머니즘에 충실한 리더십, 적실(適實) 리더십이 이끄는 공동체를 만드는 데 우리 운명이 달렸다”고 간곡하게 말했다.

전날인 7월31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선 그의 출판기념회를 겸해 협성문화재단(이사장 정철원)이 수여하는 협성사회봉사상 시상식이 열렸다. 김 이사장은 대한민국의 민주화·국제화·선진화와 국민 행복에 헌신한 공로로 상을 수상하면서 상금 5000만원을 사회 나눔에 실천하겠다고 밝혔다.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과 정대철 대한민국 헌정회 회장이 축사를 했고 김성수 전 대한성공회 대주교, 이현재·정운찬·김황식 전 국무총리, 송상현 전 국제형사재판소(ICC) 소장, 박보균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등 사회 원로가 다수 참석했다.

책은 김 이사장이 건립을 주도한 대한민국역사박물관에서 비매품으로 간행됐다. “미래 세대를 위해” 널리 읽히게끔 하려는 저자의 뜻에 따라 조만간 박물관 홈페이지에서 PDF를 무료로 내려받을 수 있다.

                                                                    <참고문헌>

  1. 강혜란,  "김진현 “단군이래 최고 성공 한국, 썩은 리더십에 혼돈”, 중앙일보, 2024.8.2일자. 16면. 



시청자 게시판

2,335개(4/117페이지)
시청자 게시판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날짜
공지 <시청자 게시판> 운영원칙을 알려드립니다. 박한 62520 2018.04.12
2274 윤석열 정권은 왜 뉴라이트를 편애하는가 신상구 64 2024.08.14
2273 경계가 사라진 시대 사진 신상구 71 2024.08.14
2272 ‘위대한 외교관 ‘장위공 서희선생’의 정신을 기리다’ 사진 신상구 60 2024.08.13
2271 순국 100년 맞은 유관순 스승 김란사 사진 신상구 96 2024.08.13
2270 <특별기고> 광복 79주년의 역사적 의미와 당면 과제 사진 신상구 79 2024.08.12
2269 2024 만해문예대상 안선재 수사 인터뷰 사진 신상구 70 2024.08.11
2268 청군 700명 수장된 해변에 무심한 야생화 단지 사진 신상구 57 2024.08.11
2267 90세부터는 '아름다운 인생' 살고 싶었다, 외모보다 중요한 것 신상구 60 2024.08.10
2266 역사 앞에서 국민 배신한 대통령 신상구 61 2024.08.10
2265 대전 영시축제, 성공적 개최를 기대하며 사진 신상구 63 2024.08.08
2264 21세기 교육의 방향: 들뢰즈(Deleuze)의 생성적 교육 사진 신상구 52 2024.08.08
2263 역사 속 활과 화살 사진 신상구 119 2024.08.08
2262 광복, 소중한 유산 신상구 55 2024.08.08
2261 고 박정희 대통령 영부인 육영수 여사 별세 50주년 회고 중앙일보 대담 신상구 59 2024.08.08
2260 충청에 스민 동악 이안눌의 문향 신상구 68 2024.08.07
2259 국문학자 조동일의 보물 3가지 신상구 71 2024.08.07
2258 <특별기고> 한암당 이유립 기념관을 건립해 대전 구도심을 활성 사진 신상구 57 2024.08.06
2257 이유립 선생 제자 양종현 선생 별세 신상구 59 2024.08.05
2256 대전광역시 중구 목척 5길 244 한암당(寒闇堂)을 아시나요 신상구 129 2024.08.05
2255 항일독립운동가이자 교육자인 길영희 선생의 생애와 업적 신상구 104 2024.08.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