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대 한상수 교수, 은사 한성기 시인 편지 모아 책 발간 화재
아동문학가인 대전대 한상수(70) 명예교수가 대전사범학교 재학시절 은사였던 故 한성기(韓性祺·1923~1984년) 시인으로부터 받은 편지를 묶어 서간집을 발간했다. 편집은 한 교수의 제자 김현정(40·대전대 출강)씨가 도맡아 했다. 3대에 걸친 '사제(師弟)간의 아름다운 사랑이 어우러진 책인 셈이다.
493쪽 분량의 '한성기 시인 서간집'에는 1958년부터 1982년까지 한성기 시인이 제자인 한 교수에게 보낸 편지 200여통 가운데 182통을 원문 그대로 수록했다.
편지에는 한 시인이 한 교수에게 문학부터 사회활동, 가정생활에 이르기까지 다방면에 걸쳐 자상하게 조언하는 등 제자에 대한 사랑과 문학관, 철학 등이 고스란히 담겨있다. 이와함께 책에는 때묻은 원고지와 편지지에 정성껏 쓴 편지가 그대로 담겨 있어 더 정감이 간다.
한 시인은 대전지역 문단을 개척한 선구자로 문학잡지 '현대문학', '현대시학', '시문학' 등의 추천심사위원으로 활동하며 많은 시인을 육성했다. 제자 한상수 교수는 동화작가로 문단에 데뷔, 동화 '풍선먹은 사냥개(1065년)' 등을 발간하며 아동문학을 발전시켰고 전래동화를 발굴 연구하는 데 몰두해왔다.
지난 2003년 정년 퇴임한 한 교수는 은사로부터 첫 편지를 받은 지 50년째를 맞아 스승의 날 책으로 엮어 스승의 영전에 바치고자 결심했다. 이 소식을 접한 한 교수의 제자 김현정씨는 지난해 12월부터 5개월간 발벗고 나서서 편지를 정리하고 있다.
한상수(왼쪽) 교수와 그의 제자 김현정씨가 서간집 발간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한 교수는 "24년간 빠짐없이 답장해주실 정도로 제자사랑이 남달랐고, 많은 제자들에게 문학의 꿈을 키워주신 등불 같은 분이었다"고 회상했다.
한 교수는 책을 50부 한정판으로 제작해 은사의 유족들에게 전달하고, 도서관 등에 기증해 한성기 시인의 인생관과 문학관을 엿보는 연구자료로 활용하도록 했다.
강의 중 짬짬이 시간을 내 책을 편집한 김현정 강사는 "각박해져 가는 세태 속에 끈끈한 사제지간 정이 계속 이어지길 바라는 마음을 담았다"고 말했다.
<참고문헌>
1. 우정식, "3대의 사제(師弟) 사랑 담겨있어요", 조선일보, 2008.5.20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