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충청에 스민 동악 이안눌의 문향 글쓴이 신상구 날짜 2024.08.07 03:55

                                                             

                                                           충청에 스민 동악 이안눌의 문향


  충청에 스민 동악 이안눌의 文香 폭염이 기승을 부리는 8월을 맞이하여 조선 후기 3대 시성으로 불렸던 동 악 이안눌의 문향과 풍류가 있는 충청 지역의 피서지를 추천한다. 가족과 함 께 피서를 즐기면서 잠시 문학의 향을 느껴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천재시인 동악 이안눌의 청백리 삶 

  이안눌(李安訥, 1571∼1637)의 자 는 자민, 호는 동악 또는 동곡, 시호는 문 혜, 본 관은 덕수이다. 

  이안눌은 어려서부터 경서에 통달 하고 문학에 조예가 깊어 사람들은 그 를 신동이라고 불렀다. 그가 성균관에 입학하자 당시 수재를 자처하던 다른 관생들도 이안눌을 보고는 “저 총각 에게는 당할 수 없다”라고 피할 정도 였다.

  이안눌은 18세에 진사시에 수석 합격 한다. 그러나 함께 공부하던 학동 들의 시기와 방해를 받아 관직에 나가 는 것을 포기하고 오직 문학 공부에 열중했다. 

  이안눌은 “두보의 시를 만 번이나 읽 었고, 시를 지을 때는 하나의 글자도 가볍게 쓰지 않았다”라고 한다.

  그의 시작(詩作)은 중국의 시성 이태백과 비유됐고 서예 또한 뛰어났다. 이때 동 년배인 권필, 윤근수, 이호민 등과 교 우를 맺고 시작을 즐겼는데 이 모임이 조선 시사에 빛나는 ‘동악시단’이다. 

  2 9 세 되던 해 생가와 양가의 아버 지가 잇따라 작고하자 어머니를 위해 1599년(선조 32)에 과거에 나가 문과 에 2 등으로 급제했다. 

  처음 승문원 부 정자로 벼슬길에 오른 후 형·호·예조의 좌랑을 거쳐 평생을 각 지방의 수령 방 백으로 전전하며 벼슬살이와 시작(詩 作) 활 동 을 하였다. 

  이안눌이 은 탄광으로 유명한 함경 도 단천군수로 부임했을 때는 자신이 집무하는 방에 마음을 바꾸지 않는다 는 ‘불역심(不易心)’이라는 편액을 걸 고 오로지 정무에만 힘을 기울였고, 틈이 있으면 유생들을 훈육하거나 양 로 연을 베풀어서 늙은이를 공경했다.

  또한 병자호란 중에 집이 불타버린 백 형을 위해 집을 마련해주고 백형이 작 고한 다음에는 질녀들의 혼사를 자기 딸처럼 돌보아 주는 등 동기간의 우애 도 각별했다. 

  이안눌은 이렇게 40년 가까이 벼슬 살이하고 땅이 많은 부자였음에도 그 는 항시 가난한 선비처럼 검소한 생활 을 하였고, 그 이유를 묻는 사람들에 게 “ 나라의 정무를 돌보고 집에 와서 는 책을 읽고 글을 써야 하는데 언제 가산을 돌볼 시간이 있느냐?”고 반문 했다. 이러한 청렴결백으로 이안눌은 본 인의 거부에도 불구하고 인조 14년 ( 1 6 3 6 )에 왕으 로부터 정려문을 받고 청백리에 녹선 되었다. 

  이안눌은 전국의 각지에 지방 목민 관으로 부임하면서 부임지의 지역적 특성과 자신의 체험을 토대로 시작 활 동을 하고 자신이 경유한 지방에 따라 책을 편년체로 편집해 ‘동악집’ 26권을 발간했다. 

  1 8 세 에 진사시 수석합격 천재시인 당 나 라 시인 이태백에 비유되기도 선 조 때 문과 급제하며 벼슬살이 지 역 돌 아다니며 4천여편 詩 남겨 금 산 군 수 재임시절 금계록 쓰고 적 벽 강 1 2 여울 풍경 詩로 노래 ‘ 선비들 쉼터’ 충청수영성 영보정 금 강 내려다보이는 영동 강선대 자 연 풍경 벗삼아 수많은 詩 지어 당 진 에 선생 묘 소・신도비 마련 남겼다. 

   함경북도 재직 때는 북새록, 연 경에서는 조천록, 월상와 함께 연경에 갔을 때는 동사록, 평안도에서는 관서 록, 단천군수 재임 시에는 단서록, 홍 주목사 때는 홍양록, 동래부사 때는 협 산록, 충청도 청풍에서는 호서록, 금산 군수 시에는 금계록, 충청도감사 때는 호영록 등을 남겼다. 이 속에 4379수의 방대한 시를 남겨 조선 후기 위대한 시 인이었음을 입증한다. 

                                                                 ◆ 당진과의 인연

   1632년(인조 10) 이안눌이 두 번째로 명나라 진청부사로 가서 인조의 아버 지 정원군의 추존을 허락받고 돌아왔 다. 이 공로로 16 3 3년(인조 11) 충남 당 진 일대를 사패지로 받았으며 이것이 당진에 그의 묘역이 마련된 계기이다. 이안눌은 병자호란이 일어나자 병 든 몸을 이끌고 추운 겨울에 남한산성 으로 가서 왕을 호종하다가 성안에서 병을 얻어 한양으로 돌아온 지 한 달 만에 작고했다. 이안눌이 사망한 후 다 음 달인 1637 년(인조 15) 윤 4월에 충북  영동군 양산면 봉곡리 756-1에 있는 강 선대는 양산팔경 중에서 가장 아름다 운 곳으로 손꼽히는 2경으로 빼어난 절경을 자랑한다. 조각배를 타고 내려가면서 금강의 적 벽강 12여울에 관한 시를 남겼는데 주 변의 향토 지리적 경관을 잘 묘사하고 있다. 이안눌의 시향을 느끼면서 적벽 강에서 피서를 즐겨보는 것은 어떨까 한다. 

                                                           ◆ 보령 충청수영성과의 인연

    청도 해미현 모산리(현 당진시 정미면 사관리 산 24-3)에 묘소를 마련하였다. 화강암으로 된 2m 30㎝가 넘는 그 의 신도비는 비석 말 맨 위 논둑에서 위용을 드러내고 있다. 조선 중기의 문 신 청음 김상헌이 짓고 동춘당 송준길 이 글씨를 썼으며 문곡 김수항이 전서 를 썼다. 그리고 이집이 간략한 추기를 썼다. 신도비와 약 100여m 떨어진 산 언덕 덕수 이씨 선영에는 위쪽으로부 터 이안눌을 비롯하여 그의 아들 이 유와 후손들의 묘소가 차례로 자리하 고 있다. 또 당진시 송산면 명산리 ‘선 머리’ 마을에 이안눌의 학덕을 기리 기 위한 동악서원과 향현사를 건립하 고 제향했으나 1868년 서원철폐령으 로 훼철되어 지금은 밭으로 개간돼 그 당시의 주춧돌만이 몇 개 남아 인생의 덧없음을 느끼게 한다. 

                                                          ◆ 금산 적벽강과의 인연 이안눌이

    1611년 9월 12일에 금산군 수에 부임해 27개월 동안 재임하면서 3 5 8 수의 시를 ‘금계록’으로 남겼는데, 여기에는 동악 개인의 주관적 서정보 다는 당시 동시대를 살았던 금산 사람 의 생활 이야기이며 금산의 자연과 역 사의 기록들이 총망라되었다. 금산 부리면 수통리에 이르러 30여 m 높이의 깎아진 기암절벽 아래로 도 도히 흐르는 금강은 적벽강으로 이름 을 바꾼다. 그리고 적벽과 그 앞의 넓 은 자갈밭이 조화를 이루어 여름에는 이곳을 찾는 풍류객이 많았으며 지금 도 피서객들의 발길이 줄을 잇는다. 5 리마다 연못이요 3리마다 여울인 데/ 한 줄기 시내가 만겹의 산을 도네/ 배를 종일 몰아도 댈 곳이 없고/ 이상 한 새가 때로 구름과 나무 사이에서 우 네 -이안 눌, 금계록 중에서 

    이안눌은 금산군수 재직 시 전북 무 주군 소이 나루에서 금산 귀래정까지 보령 충청수영성은 충청남도 보령 시 오천면 소성리 661-1에 있는 성곽으 로 조선 초기에 설치된 충청도 해안 방 어의 최고 사령부로서 내려다보는 잔 잔한 바다의 풍경이 일품이며, 인기 드 라마 ‘동백꽃 필 무렵’ 촬영지로 유명 하다. 특히 충청수영성 성내에 있는 정 자 영보정은 1504년 수사 이량이 처음 짓고 계속 손질하여 고쳐 온 우리나라 최고 절정의 정자로 경관이 수려해 다 산 정약용, 백사 이항복, 우암 송시열 등 조선시대 시인과 묵객들의 발걸음 이 잦 았던 핫플레이스였다. 

    현재 영보정에는 ‘높은 망루에 오르 니 그림 같은 강산이 펼쳐진다’는 의미 의 ‘ 천상누대화중강산’이라는 편액과 함께 걸려 있는 다산 정약용의 ‘영보정 연유기’, 박은의 ‘영후정자’, 동악 이안 눌의 ‘제영보정’, 규남 하백원의 ‘영보 정’ 등의 시가 영보정의 멋과 아름다 운 풍 광을 대변하고 있다. 

    해문 굽이진 산을 서쪽으로 바라보 니/ 중앙엔 만경의 맑은 호수를 머금 었네/ 반공에 솟은 누각은 성참에 우 뚝하고/ 양쪽 언덕에 꽂힌 깃발은 축 로와 이어졌다네/ (하략) -이안눌, 제 영보정 번역시

    올여름엔 충청수영성에 올라 시인 묵객들의 예술혼과 역사의 흔적들을 더듬으면서 시원한 바닷바람까지 맞 이한다면 한여름 무더위에 더할 나위 없는 금상첨화가 아닐까? 

                                                                ◆ 영동 강선대와의 인연

   금강이 내려다보이는 충청북도 영 강선대는 유유히 흐르는 금강가에 우뚝 솟은 바위 위에 오롯이 서 있는 육각 정자로 멀리서 보면 주변 노송들 과 어울려 우아하고 고상한 멋이 있다. 이곳에 올라서면 주변 금강 둘레길 전 체를 개관할 수 있으며, 금강의 윤슬 이 주변 경관과 어우러져 아름답기 그 지없다. 강선은 말 그대로 신선이 내려 온 곳으로 천상의 선녀 모녀가 지상을 내려보다가 강물에 비친 낙락장송과 석대가 조화를 이룬 풍경이 너무도 아 름다워 하강해서 목욕했다는 전설이 전해 온다. 또 주차장에서 강선대를 가 기 위해서는 강선교를 건너야 하는데 강선교 오른쪽에 있는 신선이 하늘로 올라갔다는 등선대도 멋진 풍광과 풍 류를 자랑한다. 

   강선대 안에는 동악 이안눌이 이곳 의 절경을 보고 노래한 ‘유강선대’란 시와 백호 임제의 시가 걸려 있다.   

   하늘 신선이 이대에 내렸음을 들었 나니/ 옥피리가 자줏빛 구름을 몰아오 더라/ (중략) / 백척간두에 높은 대 하 나 있고/ 비 갠 모래 눈과 같고 물은 이 끼 같구나/ 물가에 꽃은 지고 밤바람 도 저무는데/ 멀리 신선을 찾아 달밤 에 노래를 듣노라. -이안눌, 유강선대 번역시 

    이곳을 찾아 선인들의 시향과 풍류 를 접하면서 한여름의 망중한을 즐긴 다면 이곳이 바로 무릉도원이 아닐까 한다. 

                                                                     <참고문헌>

    1. 방경태, "조선 이태백의 숨결 따라...충청 풍류를 즐기다", 금강일보, 2024.8.6일자. 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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