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한국에서 친일파 연구를 꺼려하는 3가지 이유 글쓴이 신상구 날짜 2021.09.21 00:45


                                          한국에서 친일파 연구를 꺼려하는 3가지 이유

  

  임종국(林鍾國, 1929.10.26-1989.11.12) 선생이 생전에 펴낸 친일파 관련 수많은 저서 중에서 최고봉은『일제침략과 친일파』(청사, 1982)이다.

 

                                                  

 

   그는 일제침략을 고종 13년인 1876년 병자수호조약(丙子修好條約)부터 처서 ‘36년간’이 ‘70년’으로 보고 침략의 골자로 사상 침략, 자원 침략, 대륙 침략, 종교 침략, 문화 침략, 경제 침략, 교육 침략 기타 등의 8개 분야로 구분했다.

   그런데 이 책은 일제 침략의 8개 분야 중에서 앞의 3개 분야의 일제 침략만 다루고 있다. 실제로 제1편에서는 사상 침략과 친일파, 제2편에서는 자원 침략과 친일파, 제3편에서는 대륙 침략과 친일파를 다뤘다.

   말년에 그는 이 8개 분야를『친일파총서』로 엮어낼 계획이었지만 아쉽게도 1989년 그의 타계로 세상의 빛을 보지 못했다.

   그는『일제침략과 친일파』의 책 머리에서 그간 친일파 연구가 우리 사회에서 공백으로 남아온 데 대한 그의 견해를 다음 세 가지로 요약해 설명했다.


   첫째로 오욕의 역사여서 건드리고 싶지 않다는 ‘은폐론’

   둘째로 당사자나 유족의 체면을 위해 덮어 두었으면 하는 ‘인정론’

   셋째로 친일을 막연하게 스캔들 정도로 생각하면서 비방거리로 삼으려는 대중적 경향 등을 꼽았다.

   어찌 보면 일반론적인 얘기 같기도 하지만 사실은 정곡을 찌른 분석으로 판단된다. 과거, 적어도 1990년대 중반 이전까지만 해도 우리 사회 대부분이 이런 입장이었던 게 사실이다. 역사 연구가 기본인 역사학계는 물론 관련을 맺고 있는 정치학·사회학계도 마찬가지였다. 심지어 언론계조차도 입을 다물었던 상황이었다. 모두 하나같이 죽으라고 독립운동사만 파고들었을 뿐이다.

   당초 그는 음악과 문학을 좋아했으나 음악과 문학으로는 세상을 바꿀 수 없다고 생각해서 역사연구, 즉 친일배족사 연구에 일생을 바쳤다.

   그가 친일 문제에 빠져들고 친일 문학 관련 자료를 수집하는 과정에서 다른 분야 자료가 자꾸 나오자 친일 문제 전반 8개 분야, 나아가서 정신대, 생활사 분야까지도 연구 대상을 확대해 나가 전체 10개 분야로 넓혀나갔다. 그리하여 임종국 선생은 친일파 연구의 개척자, 선구자로 평가받고 있다.

                                                                <참고문헌>

   1. 정운현,『임종국평전』, 시대의 창, 2006.11.24. pp.400-405.   

시청자 게시판

2,426개(3/122페이지)
시청자 게시판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날짜
공지 <시청자 게시판> 운영원칙을 알려드립니다. 박한 120029 2018.04.12
2385 옛 선비 윤기의 ‘빈부설’ 신상구 239 2024.11.10
2384 윌리엄 전킨과 유니온신학교 사진 신상구 262 2024.11.09
2383 인문학의 위기, 무엇이 문제인가 신상구 248 2024.11.08
2382 K-문학 세계화와 ‘번역 예산’ 역주행 신상구 250 2024.11.07
2381 늑천 송명흠의 삶과 문학 신상구 285 2024.11.07
2380 톨스토이문학상 수상 재미소설가 김주혜 이야기 신상구 384 2024.11.06
2379 광복회 시국선언 신상구 255 2024.11.06
2378 6·10만세운동 이끈 사회주의자 권오설 ‘역사적 복권’을 사진 신상구 268 2024.11.06
2377 청주대 출신 대표 인물 소개 신상구 522 2024.11.05
2376 도산 안창호를 민족운동 지도자로 키운 프레더릭 밀러 선교사 사진 신상구 276 2024.11.05
2375 노년에 생각하는 삶의 계산서 신상구 248 2024.11.05
2374 노벨문학상이라는 폭풍, 그 너머 신상구 256 2024.11.03
2373 석오 이동녕 선생 사진 신상구 249 2024.10.31
2372 노벨경제학상이 놓친 동아시아 기적의 비밀 신상구 283 2024.10.29
2371 가야산 병풍 삼은 서산무형유산의 향연 신상구 284 2024.10.29
2370 한글문화수도 세종서 즐기는 '한글 놀이'로 즐겨요 신상구 275 2024.10.29
2369 잊잊힌 독립투사 김경천의 삶 소설 ‘연해주’로 쓴 송호근 교수 사진 신상구 285 2024.10.29
2368 왜 노벨과학상은 미국·유럽이 휩쓸까 신상구 270 2024.10.28
2367 노벨문학상의 교훈 사진 신상구 271 2024.10.28
2366 ‘한강’의 기적과 문화 브랜딩 사진 신상구 273 2024.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