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백두산 문명과 한민족의 형성 글쓴이 신상구 날짜 2021.01.29 02:31

                                                                               백두산 문명과 한민족의 형성

 

   국제뇌교육종합대학원대학교 국학과 정경희 교수는 유물ㆍ유적 자료가 풍부한 요서 지역 상고문화에 대한 연구를 진행하던 중 중국 측이 1999년 통화(通化) 만발발자(萬發撥子) 옛 제단의 발굴을 마지막으로 돌연 옛 제단 유적들을 은폐하고 관련 연구를 모두 폐기하는 방향으로 선회했음을 알게 되었다. 이에 정 교수는 중국 측의 태도 변화에 주목하고 관련 자료와 유물들을 두루 조사해 종합적으로 검토하기 시작했고, 2015년 8월과 2018년 8월 총 2차에 걸쳐 통화 지역 옛 제단 유적지에 대한 현장 조사를 진행했다. 연구는 2015년 본격적으로 시작되어 2020년 현재까지 약 6년간 진행하였고 총 9편의 논문으로 발표하였다. 연구결과는 놀라웠다. 백두산 서편 통화 일대 맥족문화권에서 발견된 옛 제단군은 중국 측이 진행해온 동북공정이 허구임을 확인해주었다. 그뿐 만이 아니었다. 향후 동아시아 상고사 연구의 새로운 방향까지 제시해 주고 있음을 알게 되었다. 그리하여 정경희 교수는 중국의 동북공정에 대비하기 위해 최근 발표한 논문 9편을 전체 흐름에 맞춰 총 8부와 부록으로 구성하여 롯데학술총서1『백두산문명과 한민족의 형성-백두산 서편 옛 제단으로 고찰한 우리 역사》(만권당, 2020.9.1)를 발간했다.

   1부에서는 중국 ‘요하문명론-장백산문화론’의 내용과 허구성에 대해 살펴보았다. 중국 측은 ‘홍산문화(선상황제족-선상고국-예제문화) → 하가점하층문화 → 은상문화’라는 동북공정 요하문명론의 은상족(殷商族) 중심 역사인식에 따라, 명백한 선도문화이자 배달국문화인 홍산문화를 예제문화이자 선상문화로 왜곡하는 데서 시작하여 그 본류를 은상으로 연결시킨 후 다시 단군조선을 은상계 기자조선으로 왜곡했다. 이를 확장한 장백산문화론에 이르러서는 ‘(홍산문화(선상황제족-선상고국-예제문화) → 하가점하층문화 → 은상) → (연・)기자조선 → 위만조선 → 한사군 → 고구려・부여 → 발해’에 이른다고 보았다. 연과 기자조선을 은상계 국가로 강조할 뿐 아니라 후속 국가인 고구려・부여까지도 은상계 국가로 바라본 것이다. 이 모든 왜곡의 출발점에는 ‘홍산문화(맥족-배달국-선도문화)’를 ‘홍산문화(선상황제족-선상고국-예제문화)’로 보는 잘못된 인식이 자리하고 있다.

    2부에서는 백두산 서편 옛 제단군, 특히 통화 만발발자 옛 제단의 1차 제천시설인 ‘3층원단(모자합장묘)・방대’에 대해 다루고 있다. 중국 측은 ‘요하문명론-장백산문화론’에 따라 은상족이 요동 장백산 지구로 이주해 홍산문화를 전달했음을 입증하기 위해 백두산 서편 옛 제단군 중 가장 전형적인 홍산문화계 옛 제단으로 지목된 통화 만발발자 유적에 대해 대대적인 발굴 작업을 했다. 만발발자 유적은 서기전 4000년~서기 600년 무렵, 곧 배달국~고구려시기 한민족의 주족인 맥족계의 선도제천문화가 성립・변천되는 과정을 집약적으로 함축하고 있는 더없이 귀중한 유적이다. 유적의 중심이 되는 제천시설 중 1차 제천시설인 ‘3층원단(모자합장묘)・방대’의 형태와 여기서 출토된 곰소조상은 요서 우하량 상층적석총 단계로 이어졌는데, 이것은 ‘3층원단・방대’ 형태가 요동 백두산 서편에서 요서 우하량 지역으로 전파한 것을 알게 했다.

    3부에서는 만발발자 옛 제단의 2차 제천시설인 ‘선돌 2주・적석 방단・제천사’에 대해 다루고 있다. 만발발자 2기 이후 3층원단 평대 위로 2차 제천시설인 선돌 2주가 들어섰고, 5기에는 다시 적석 방단・제천사가 들어서 선돌 2주와 함께 있었다. 이렇듯 만발발자의 1차 및 2차 제천시설은 서기전 4000년~서기 600년 무렵 요동・요서・한반도의 ‘환호를 두른 구릉성 제천시설(3층원단・적석단・나무솟대・제천사・선돌・고인돌류)’ 계통으로 중원 지역에서는 전혀 나타나지 않는 형태였다. 이러한 발굴 결과는 중국 측의 ‘요하문명론-장백산문화론’의 오류 차원을 넘어 동북아 상고문화의 기원과 계승 관계에 대한 새로운 사실을 확인하게 했다.

    4부에서는 백두산 서편 옛 제단군과 여명 옛 제단의 형태와 유형 및 요서・한반도에 나타난 ‘환호를 두른 구릉성 제천시설’에 대해 다루고 있다. 백두산 서편 옛 제단군은 산구릉 정상부에 자리하고, 3층원단이 많으며, 환호를 두른 경우가 많아 ‘환호를 두른 구릉성 제천시설(3층원단류)’로 정리되었으며, 500년의 시차를 보이는 요서 우하량 유적의 상층적석총 단계에서는 몇 가지 변화를 보였다. 그 예로 3층 계단식이 나타났고, 원형 외에 방형이 나타났으며, 단총 주변으로 환호가 둘러져 ‘3층-원・방-환호’ 형식을 보였다. 이것은 시간이 흘러 한반도 남부 지역의 ‘환호를 두른 구릉성 제천시설(3층원단・적석단・나무솟대・제천사・선돌・고인돌류)’ 형태로 이어졌다. 이들은 시대 변화에 따라 중심 제천시설의 차이를 보였지만 모두 동일 계통의 유적이다.

    5부에서는 홍산문화 중기 무렵 요서 지역 서랍목륜하 및 대릉하 일대에서 부활한 적석묘 제도에 대해 살펴보았다. 특히 대릉하 일대 우하량 적석총군은 홍산문화기 전체를 통틀어 최장 기간, 최대 규모, 최고 수준의 형식성과 부장품을 갖추었다. 대체로 3기로 나뉘는데, 1기는 하층유존 단계, 2기는 하층적석총 단계, 3기는 상층적석총 단계이며, 각 시기의 특징과 출토품을 살펴보았다. 또한 5지점과 호두구 적석총・동산취 적석단의 사례를 통해 흥릉와문화기 이래 구식 ‘석권’ 방식 위로 우하량 상층적석총 단계의 신식 ‘3층-원・방-환호’ 방식이 결합되고 있는 것도 확인했다. 이러한 적석 단총제 형태를 통해 배달국 시기 맥족의 요서 진출 경로는 요동 백두산 서편 혼강 일대(배달국 천평문화) → 요서 대릉하 일대(배달국 청구문화) → 요서 서랍목륜하 일대(배달국 서랍목륜하문화)임을 알 수 있다.

    6부에서는 배달국 이래 고구려에 이르기까지 요동~요서 적석 단총제의 변천 과정을 살펴보았고 이를 통해 예맥족의 이동 흐름 및 분포 범위에 대해서도 다루었다. 배달국에서 고구려에 이르는 긴 시간 동안 맥족은 백두산 서편 혼강・압록강 천평 지역 → 대릉하 청구 지역 → 서랍목륜하 지역 → 송화강 지역 → 백두산 서편 혼강・압록강 천평 지역 → 일본열도로의 움직임, 곧 ‘맥족의 요서 진출・정착 및 요동 회귀’라는 순환적 흐름을 보이며 동북아 사회의 중심 종족이 되었고, 그들이 주도한 선도제천문화 역시 요동・요서・한반도를 중심 근거지로 하여 동아시아 사회는 물론 유라시아 사회로 전파되었다.

    7부에서는 맥족의 적석 단총제에 반영된 주요 형태(象), 숫자(數) 상징인 ‘원・방・팔각형’ 상징 및 ‘3・5・7・9 계단수’ 상징의 선도적 의미를 살펴보고, 이러한 상징의 시기 및 지역적 변화상을 고찰하여 맥족의 선도제천문화가 동아시아 전역으로 확산되어 갔음을 확인했다. 백두산 서편・한반도 지역은 배달국 이래 적석 단총의 기본 형태소였던 원・방 상징을 기본으로 다변화된 모습을 보였고, 일본열도에서는 배달국의 구식에 백두산 서편・한반도의 신식, 일본식까지 더욱 다변화되었지만 모두 선도 삼원론 내에서의 변화였다. 또한 배달국 이래 3 계단수 상징이 고구려 적석 단총에 이르러 7・5・9 계단수 상징으로 변화된 면모가 열본열도로 고스란히 전달된 모습도 살펴보았다.

    8부에서는 한민족의 형성 과정에 대해 살펴보았다. 서기전 4000년경 환웅족은 백두산 천평 지역에 도읍을 조성한 후 요동 천평 지역과 요서 청구 지역을 배달국의 동・서 양대 중심으로 삼아 청구・천평・흑룡강 일대를 두루 경영했으며, 중심 도읍지인 신주 비서갑 일대에서 배달국의 주족(主族)인 맥족(환웅족+웅족)이 형성되었고, 백두산 일대 토착세력 중 예족(호족)은 배달국 주족의 범주에서 제외되었다가 점차 선도제천문화를 수용함으로써 배달국 부족(副族)의 지위에 올랐다. 이렇게 형성된 배달국의 예맥족 또는 맥족은 선도제천문화를 공통분모로 했기에 선도제천문화의 요체인 ‘한・환’을 따와 한민족으로도 부를 수 있게 된다.

부록은 2019년 9월 발간된 만발발자 정식 발굴보고서인 [통화만발발자유지고고발굴보고(通化萬發撥子遺址考古發掘報告)]를 바탕으로 집필한 내용으로, 앞서 내용들을 수정・보완하는 한편 중국 측의 동북공정 ‘요하문명론-장백산문화론’의 왜곡된 시각을 다시 한 번 확인할 수 있다.

    이 책의 저자인 국제뇌교육종합대학원대학교 국학과 정경희 교수는 1967년 경남 양산에서 태어났다. 서울대학교 국사학과에서 정옥자 교수의 지도 아래 조선시대 유교문화사를 전공, 학사·석사·박사 과정을 거쳤고, 「숙종대 탕평론과 ‘탕평’의 시도」(1994)로 석사 학위를, 「조선전기 예제·예학 연구」(2000)로 박사 학위를 받았다. 서울대학교 국사학과 강사 및 규장각 책임연구원으로 근무하면서 영·정조대 정치사, 사상사 관련 논문 20여 편을 썼다.

   2000년부터는 연구 방향을 달리해 2004년부터 2010년까지 유교문화 이전의 민족문화를 연구하기 시작했고, 민족문화를 중국도교와 차별화해 ‘한국선도(韓國仙道)’로 새롭게 개념화했다.

   한국의 ‘선도문화’는 밝음을 이상시하여 ‘밝문화’로도 불린다. 여기에서 ‘밝음’이란 단순히 눈에 보이는 하늘이나 해・달 등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며 모든 존재의 본질인 ‘생명(氣)・일기(一氣)・삼기(三氣), 일(一)・삼(三)’을 의미한다. 이처럼 선도문화는 모든 존재의 실체를 공히 기(氣)로 바라보기에 기를 매개로 사람의 내면 또는 내기(內氣)를 밝혀 깨우는 ‘천인합일, 신인합일, 인내천’의 선도수행에 기반하게 된다. 이러한 선도문화의 이상적인 인간형이 ‘신선’이며, 대표적인 선도수행은 ‘제천(祭天)’이다. 종래 샤머니즘적 시각에서 제천은 태양신앙 등의 단순 종교의례로 해석되어 왔지만 선도적 시각에 따르면 ‘천인합일론에 기반한 내성적(內省的) 심신 단련’으로 바라보게 된다.

    얼핏 보기에 장백산문화론에서는 고구려사가 집중적으로 강조되어 특히 한국인들에게는 장백산문화론의 중심이 고구려사 왜곡인 듯 비추어지기도 한다. 그러나 이는 단순한 고구려사 왜곡이 아니라 백두산 일대의 가장 대표적인 국가인 고구려에 요하문명론의 ‘홍산문화(선상황제족-선상고국-예제문화)’ 계통론을 연결한 것이다. 장백산문화론의 수면 위로 드러난 사안인 고구려사 왜곡, 또 같은 맥락에서의 부여사 및 발해사 왜곡의 이면으로 단군조선의 기자조선으로의 왜곡 문제가 자리하고 있으며 더 나아가서는 모든 왜곡의 출발점에 ‘홍산문화(맥족-배달국-선도문화)’에 대한 ‘홍산문화(선상황제족-선상고국-예제문화)’로의 왜곡이 자리하고 있다. 요하문명론-장백산문화론에 따른 모든 부면의 주제들이 실상 ‘홍산문화(선상황제족-선상고국-예제문화)론’의 확대·부연이기에 그 오류 교정에 있어 ‘홍산문화(맥족-배달국-선도문화)’의 기준점은 한결같이 중요해진다.

   무엇보다 만발발자 유적 발굴 결과는 ‘요하문명론-장백산문화론’의 허구가 밝혀지는 차원을 넘어 중국문명의 기원 문제, 또 동북아 상고문화의 현재적 계승 문제를 새롭게 바라보게 했다. 중국은 ‘요하문명론-장백산문화론’에서 홍산문화의 본류가 은상족을 통해 중원으로 들어갔으니 동북아 상고문화의 직접 계승자는 현재의 중국이며, 홍산문화의 한 지류가 은상족을 통해 장백산지구·한반도 일대로 흘러갔기에 한국사는 실상 중국사의 일부라고 보았다. 그러나 발굴 결과는 이러한 문화 전파의 경로 및 현재적 계승에 대한 인식을 완전히 뒤집어놓았다. 결과를 수용할 수 없었던 중국 측은 결국 만발발자 유적 중 제천시설 이하 1990년대에 발굴조사되었던 백두산 서편 옛 제단군 전부를 은폐하게 된다.

    요컨대, 1980년대 이후 동북아 고고학의 발달로 한국사의 진정한 출발점이 되는 배달국사가 복원되면서 한국인의 종족적 문화적 정체성을 분명히 할 수 있게 되었다. 그 방향은 대체로 아래와 같이 정리된다. 첫째, 한민족(예맥족)의 성립기는 배달국이며 배달국문화의 요체인 선도제천문화로 인해 토템족에서 천손족으로 정체성 전환이 있었다. 전기 신석기 웅족・호족은 토템족 단계에 머물렀지만, 후기 신석기・금석병용기 배달국 개창을 계기로 환웅족과 웅족・호족의 결합으로 한민족(예맥족・새밝족・맥족)이 형성되었고 새로운 형태의 ‘선도제천문화’가 민족문화의 요체가 되면서 한민족은 토템족에서 천손족으로 변모되었다. 둘째, 배달국시기 정립된 한민족의 선도제천문화는 주변 지역으로 널리 전파되어 주변민족까지 천손족으로 변화시켰다. 배달국 이후 단군조선 시기에 이르기까지 한민족의 선도제천문화와 천손사상은 중원 지역으로 전파되었고, 중국문명을 계도했을 뿐 아니라 북방족을 매개로 동・서・남아시아를 넘어 유라시아 일대로 전파되었다.

   롯데학술총서의 첫 번째 책『백두산문명과 한민족의 형성』은 우리 고유의 사유체계인 선도(仙道)사상의 내용과 연원을 밝히고 이 사상이 어떻게 건국이념 홍익인간(弘益人間) 재세이화(在世理化)로 귀결되는지 풀어냈다. 특히, 백두산 서쪽 신석기문화가 동아시아 상고문화 원형으로 중원문화나 시베리아문화의 영향을 받은 것이 아니고 오히려 이들 문화의 발전을 이끌었음을 밝혔다. 이는 동아시아 문화의 시원이 우리 선도문화였음을 의미하는 획기적인 연구 성과이다.

   이 책은 '우리 역사 바로 세우기 운동'을 하는 애국자들이 반드시 읽어야 할 필독서로 추천하고 싶다.   

                                                                                         <참고문헌>

   1. 정경희,『백두산문명과 한민족의 형성』, 민권당, 2020.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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