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어령 초대 문화부 장관 타계를 애도하며
문화부 초대 장관을 지낸 능소(凌宵) 이어령(李御寧, 1933-2022) 이화여자대학교 명예석좌교수가 암 투병 끝에 26일 별세했다. 향년 89세.
1933년 충남 아산의 우봉이씨 가문에서 출생(호적상 1934년생)한 고인은 문학평론가, 언론인, 교수 등으로 활동하며 한국 대표 석학이자 우리 시대 최고 지성으로 불렸다.
집안 형편은 부잣집도 가난한 집도 아닌 중간 정도였다고 하는데, 그래도 그 시절에 아버지가 사업을 하실 정도였다고 하니, 나름 비교적 잘 사는 축에 드는 집이었던 듯하다.
노태우 정부 때 신설된 문화부 초대 장관(1990~1991)이었으며 대한민국예술원 회원이다.
고인은 공주중, 부여고를 나와 서울대 국어국문학과와 동(同) 대학원 철학과를 졸업하고, 1987년 단국대 대학원에서 문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1960년 서울신문을 시작으로 1972년까지 한국일보, 경향신문, 중앙일보, 조선일보 등의 논설위원을 역임하면서 당대 최고의 논객으로 활약했다. 1972∼1973년에는 경향신문 파리특파원으로 활동했다.
경기고등학교 교사와 단국대학교 국어국문학과 전임강사를 거쳐 1966년부터 이화여대 강단에 선 이후 1989년까지 문리대학 교수를, 1995∼2001년 국어국문학과 석좌교수를 지냈으며 2011년 이화여대 명예교수가 됐다.
고인은 6공화국 때 문화공보부를 공보처와 문화부로 분리함에 따라 1990년 출범한 문화부의 초대 장관에 임명됐다. 지난 10월 노 전 대통령이 사망하자 조시(弔詩) '영전에 바치는 질경이 꽃 하나의 의미'로 추모하고 국가장의 유족 측 장례위원에도 이름을 올렸다.
한국을 대표하는 지성으로서 '흙 속에 저 바람 속에'(1960)를 비롯해 '축소지향의 일본인'(1984), '이것이 한국이다'(1986), '세계 지성과의 대화'(1987), '생각을 바꾸면 미래가 달라진다'(1997), '디지로그'(2006), '지성에서 영성으로'(2010), '생명이 자본이다'(2013) 등 수많은 저서를 펴냈다. 특히 독실한 기독교 신자로 2010년에 단행본 '지성에서 영성으로'를 발간해 언론의 주목을 받았다.
이 전 장관은 2017년 암이 발견돼 두 차례 큰 수술을 받았지만, 항암치료를 받는 대신 마지막 저작 시리즈 '한국인 이야기' 등 저서 집필에 몰두해왔다.
지난해 10월 한국 문학 발전에 기여한 공로로 금관 문화훈장을 받았다.
유족으로는 부인 강인숙 영인문학관 관장, 장남 이승무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 차남 이강무 백석대학교 교수가 있다.
고인의 장녀 이민아 목사는 미국 캘리포니아주 LA 지역 검사를 지냈다가 2012년 위암 투병 끝에 별세했다.
빈소는 서울대학교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되며 유족 측은 5일간 가족장으로 치를 계획이다.
<참고문헌>
1. 이은정, “문학평론가·언론인·작가·교수 등으로 활약, 투병 중에도 집필, 이어령 초대 문화부 장관 별세, 향년 88세”, 연합뉴스, 2022.2.26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