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만6000년전 제작 판명…최고 권위 국제학술지 게재
"대전 용호동 출토 유물보다 8000년 앞서, 한반도 기원 가능성 높아"
국내 대표 선사 유적지인 충북 단양 수양개 6지구에서 발굴된 구석기 유물 '슴베찌르개'.(한국선사문화연구원 제공).2022.1.25/© 뉴스1 |
국내 대표 선사 유적인 충북 단양 수양개 6지구에서 나온 수렵 도구 '슴베찌르개'가 현존 세계 최고(最古) 후기 구석기 유물이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슴베찌르개는 자루가 있는 돌칼로 한반도 후기 구석기 시대상을 엿볼 수 있는 상징적인 유물이다. 탄소 측정 결과, 단양 수양개에서 출토한 슴베찌르개는 4만6000년 전에 만들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25일 한국선사문화연구원에 따르면 '한국 단양지역 수양개 구석기 유적지의 방사성탄소 연대 측정값' 논문이 관련 분야 최고 권위 국제학술지인 라디오카본(Radiocarbon·63권 5호)에 실렸다.
해당 논문은 한국지질자원연구원 김경자 책임연구원과 한국선사문화연구원 우종윤 원장, 이융조 이사장, 김주용 이사, 티머시 줄 미국 애리조나대 교수가 공동 저술했다. 이들은 유적 발굴부터 연대 측정, 고고학·지질학적 의미 해석에 이르기까지 전 분야에서 협력했다.
논문에는 단양 수양개 6지구 문화층(18개 지점 31개 시료)을 대상으로 한 탄소연대 측정 결과가 수록됐다. 문화층은 특정 시대 문화 양상을 보여주는 지층을 말한다.
세부적으로 보면 단양 수양개 6지구 2문화층은 1만7550~2만470년 전, 3문화층은 3만360~4만4100년 전, 4문화층은 3만4870~4만6360년 전에 형성된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4문화층 다량 발굴(62점) 유물인 슴베찌르개는 탄소 연대 측정값으로 미뤄볼 때 현재를 기준으로 4만6000년 전에 만들어진 것으로 조사됐다.
10여년 전 대전 용호동 구석기 유적에서 1점 발굴된 슴베찌르개(3만8000년 전)보다 8000년이나 앞선다.
연구진은 후기 구석기 수렵 도구인 슴베찌르개가 한반도에서 기원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우종윤 원장은 뉴스1과 통화에서 "단양 수양개 6지주 4문화층에서 발굴된 슴베찌르개는 탄소 연대 측정결과 4만6000년 전 유물로 세계에서 가장 오래됐다. 과거 대전 용호동에서 나온 슴베찌르개보다 더 이전에 만들어진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독특한 형태로 제작·사용한 슴베찌르개는 한반도에서 기원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덧붙였다.
단양 수양개는 1980년 충주댐 수몰지역 문화재 지표조사에서 발견된 선사 유적지다. 슴베찌르개, 돌 그릇, 밀개(가죽 등을 자르는 돌), 눈금이 그려진 돌 자 등 구석기 유물 1만5000여점이 나온 곳이다.
학계에서는 구석기 시대상을 한눈에 볼 수 있는 유적지로 평가하고 있다.
국내 대표 선사 유적지인 충북 단양 수양개 6지구에서 발굴된 구석기 유물 '돌 자'.(한국선사문화연구원 제공).2022.1.25/© 뉴스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