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영환 한국추사연묵회 이사장
청대에는 금석학의 발전과 함께 금석문자의 서예적 가치를 다시 평가하면서 비학(碑學)이 발전하였다. 그래서 청의 서예는 비학에 입각한 서법을 창안하려는 시도들이 이루어졌다. 조선에서도 청대 금석학의 연구 성과를 수용하면서 금석학 연구가 활발했다. 그 중심에 추사가 있다.
북학파의 박제가에게 학문을 배우며 성장한 추사 김정희는 24살 때에는 아버지의 청국사행에 자제군관으로 동행하여 청의 문물을 접했다. 연경(燕京)에 머물며 옹방강(翁方綱)과 완원(阮元) 등과 사제의 연을 맺고 많은 역대 서가들의 정법의 서체외에 한나라 비석에 새겨진 예서체에 매료되어 章草(장초)와 歐楷(구해)등을 융복합 응용한 소위 추사체를 창출하였다. 추사체는 당시의 서체와 달리 개성이 강한 서체로 많은 사람들이 추종하였다. 선의 태세(太細), 강약(强弱), 완급 등으로 나타나는 선질과 예스럽고 졸박한 파격적 조형미를 보여주는 것이 특징이다.
학자로 혹은 예술가로 혹은 정치인으로, 다양한 분야에 커다란 족적을 남긴 불세출의 천재 추사 김정희의 삶을 따라가다 보면 예술사적 지평을 넘어 조선 후기의 문화와 격동의 역사까지 함께 들어온다. 추사는 고된 삶의 과정 속에서 자기만의 예술세계를 완성하고, 이로써 우리 문화사를 대표하는 위대한 예술가로 거듭나게 된 것이다. 최근 주목을 받고 있는 최영환 한국추사연묵회 이사장은 이러한 추사 김정희의 숭고한 업적을 기리고 한·중 문화교류를 선도하며 한국 추사체의 맥을 잇는 인물이다. 그의 부친인 연파 최정수 선생은 서법이 난해하여 서예가들이 감히 접근을 꺼려하던 추사체를 배우기 쉽고 실용성 있게 추사 필의로 정립하여 연파서징, 연파총서, 가언집, 연묵천자 등 10여종의 책을 집필하여 추사서체를 중흥발전 시키는데 기여하였다. 지난 1975년 한국추사연묵회를 설립하여 많은 문하생과 지도자를 배출하였다. 특히 한국추사연묵회 가산 최영환 이사장은 선친의 영향으로 1961년부터 지암 고병삼 선생께 사사하며 1967년 개인전을 시작으로 3번의 개인전과 1975년 온가족이 참가한 가족서예전을 갖어 MBC TV에 초대되는 등 화제가 되기로 하였다. 겸유덕근무난(謙有德勤無難)인 선친의 가훈을 가슴에 새기며 이를 실천한 결과 최영환 이사장의 작품들은 현재 중국의 여러 비림과 한국서예비림에 입비되어 있으며 특히 대전 보문산 삼문사, 계룡산 무상사, 울산 양덕사, 인천 황룡사 부산 “백양산 삼광사” 일주문 등 사찰의 주련 및 현판과 신도비, 묘비 등의 작품은 독특한 추사체로 서예계에 주목받고 있으며 중국, 일본, 대만, 미국, 싱가폴, 홍콩 등 해외 방문전시에도 극찬을 받기도 했다. 2002년 뉴욕 I.A.E 대학으로부터 명예 예술학 박사 학위를 받은 그는 대한민국사회교육문화상, 세계평화예술문화상, 한국서화예술문화상, 아세아미술공로대상, 추사예술문화상, 일본문화예술공로대상, 대한민국소비자브랜드대상, 글로벌신한국인대상을 수상하였으며, 지난 1995년에는 서울정도 600주년기념 타임캡슐에 추사체로 가훈을 필서해 남산민속마을에 수장되어 정도 천년에 꺼내어 전시하게 되었다.
가산 최영환 이사장은 한국서예계에 다양한 활동을 펼쳐왔다. 추사체의 맥을 잇는 문하생들의 정기회원전으로 지난 5월 제44회 한국추사연묵회원전이 3.1 독립선언 및 임시정부수립 100주년기념으로 개최되었으며 독립정신을 기리는 서예행사인 독립기념관 서예전 보훈청 주최 문화열차전시 등에도 여러 회원들이 참여하였다.
최 이사장은 추사체 유관단체인 (사)한국추사체연구회 상임고문, (사)추사서예협회 상임고문, 한국추사서예가협회(부산) 고문, 과천문화원, 예산문화원, 제주대정골추사문화제 등의 중심에서 활동하고 있는 추사체의 지도자이다. 그리고 대한민국 갑자서회 고문, 한국서화작가협회 고문, 대한민국서예문인화원로총연합회 운영위원, 한중일서예문화교류협회 부회장 등으로 활동하고 있으며 (사)한국서예비림협회 최영환 회장은 지난 5월 중국 소흥 왕희지 서법절 행사의 “난정 서예술 학술연토회”에 한국방문단장으로 13名의 작가들과 참가, 즉석휘호를 하는 등 추사체의 우수성을 알리기도 하였다. 또한 지난 10월, 중국서안 관중서원(關中書院)에서 “한중서화교류전”에 이수성 명예대회장외 한국작가 13名과 함께 참가 서안비림에서 역대 명필들의 금석문을 직접 접하고 시진핑고향 오찬장에서 즉석휘호로 관중들로부터 갈채를 받았다.
최 이사장은 지난 2005년에 추사서화예술원을 창립하여 정회원 10名이 매년 실기와 이론을 함께하는 학술발표회를 갖고 있으며 홍철군 중국문화원장과 2010년에 교류협정을 체결하고 2012년에 서울미술관에서 “한중서법양인전”을 개최하여 문화적 파장을 일으키기도 하였다. 2020년 교류협정 10주년을 맞이하여 하얼빈 중국문화원 초청으로 오는 2월 12일부터 5일간 한중교류전을 갖는다.
최 이사장은 “추사체에 대한 열정은 식을 줄 모르며 앞으로 우리나라 유일한 추사체 발전을 위해 남은 여생을 다하겠다. 한중일 한자문화권 3국이 상호교류를 통하여 추사서체의 우수성이 전파되고 또 세계에서 가장 우수한 한글의 다양한 서체가 연구되어 우리문화의 세계화가 빠른 시일 내 이루어지기를 기원한다”고 강조했다.<윤담 기자 hyd@newsmaker.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