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우리 아이들에게 삶을 즐길 권리를 되찾아 줍시다 글쓴이 신상구 날짜 2022.05.28 10:43

                       우리 아이들에게 삶을 즐길 권리를 되찾아 줍시다


       자연과학계의 석학이자 베스트셀러 작가, 한 해 수천 회 강연 요청을 받는 명사인 최재천 이화여대 석좌교수. 최 교수는 새 책 ‘최재천의 공부’에서 자신이 타고난 수재가 아니었다고 밝힌다. 간신히 미국 유학을 갔고, 박사학위를 받는 데도 11년이나 걸렸다고 한다. 그는 “좋아하는 일을 찾아 열심히 하다 보니” 여기까지 왔다고 말했다. 김영사 제공

   자연과학계의 석학이자 베스트셀러 작가, 한 해 수천 회 강연 요청을 받는 명사인 최재천 이화여대 석좌교수. 최 교수는 새 책 ‘최재천의 공부’에서 자신이 타고난 수재가 아니었다고 밝힌다. 간신히 미국…

  ‘통섭의 과학자’ 최재천(68) 이화여대 석좌교수와 재미 저널리스트 안희경 씨의 대담집이다. 최 교수는 “10여 년 전부터 꼭 쓰고 싶었던 책”이라며 공부와 교육에 대한 생각을 작심한 듯 풀어놓는다.


  그는 “이 땅에서 자식을 기르는 부모들을 모두 불러 모아 함께 촛불을 들고 싶다”는 얘기부터 시작한다.


  그가 촛불집회를 열고 선창하겠다는 구호는 ‘우리 모두 이 순간부터 우리 아이들에게 삶을 즐길 권리를 되찾아줍시다’이다. “우리 모두 이 순간부터 우리 아이들을 입시학원에 보내지 맙시다” “우리 모두 이 순간부터 정상적인 가족생활을 누립시다” 같은 구호도 외치고 싶다고 했다.


  최 교수는 아이들을 공부로만 몰아가는 한국 사회의 현실을 인권 침해라는 측면에서 비판한다. “인생의 첫 5분의 1을 다가올 인생을 위해 희생하며 사는 게 인권 차원에서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생각하십니까”라고 묻는다. 그러면서 “저는 어른들이 그들의 삶을 유린하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학생으로 사는 기간도 인간답게 살 수 있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렇다고 그가 공부와 교육의 가치를 경시하는 건 아니다. 오히려 지금의 한국을 만든 건 교육의 힘이라고 믿는다. 다만 공부에 대한 새로운 관점이 필요하다고 본다. 대학과 취업에 맞춰진 조급하고 억압적인 공부 말고 좋아하는 일을 찾아 계속 성장하는 삶을 위한 공부를 얘기한다.


  최 교수는 서울대를 졸업하고 미국 하버드대 교수를 지냈으며, 귀국 후 서울대 교수를 거쳐 이화여대에서 석좌교수를 맡고 있다. 누구나 인정하는 자연과학계의 석학이자 베스트셀러 작가, 한 해 수천 회 강연 요청을 받는 명사다. 하지만 그는 이 책에서 겉으로 드러나지 않는 자신의 이력을 소개한다. 서울대에서는 당시 자연대 꼴찌 학과였던 동물학과에 다녔고, 미국 유학도 간신히 주립대로 갔다. 남들이 5년 걸리는 박사학위를 받는 데 11년이 걸렸다. 그는 ‘전국 1등’ 수재가 아니었다. 성실하거나 집중력이 좋은 편도 못 됐다고 한다.



© Copyright@국민일보


  최 교수는 “좋아하는 일을 찾아 열심히 하다 보니” 여기까지 왔다고 말했다. 여기에 그의 공부론이 압축돼 있다. 그는 “우리는 무엇을 하고 싶은지 악착같이 찾아야 합니다”라고 말한다. 좀 늦는 건 상관없다. “‘이거다’ 싶으면 그때 전력으로 내달리면 됩니다.” 부모들을 향해서도 “기성세대는 감지하지 못하는 신호를 아이들은 감지하고 있습니다”라며 “아이가 하고 싶은 것이 있다면 이유를 묻지 말고 무조건 도와주”라고 조언한다.


  경험을 주저하고 실패를 두려워하며 안전한 스펙 쌓기에 매달리는 젊은 세대를 향해서 그는 딴짓을 하고 실패를 하고 도전하는 게 진짜 공부라고 역설한다. “젊은 친구들, 너무 두려워하지 말자. 어차피 조금은 엉성한 구조로 가는 게 낫다. 이런 것에 덤벼들고 저런 것에 덤벼들면, 이쪽은 엉성해도 저쪽에서 깊게 공부하다 보면, 나중에는 이쪽과 저쪽이 얼추 만나더라.”


  공부에서 독서와 글쓰기, 말하기를 강조하는 것도 인상적이다. 그는 “독서는 일이어야만 합니다. 독서는 빡세게 하는 겁니다”라고 말했고, “저는 글쓰기가 매우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입니다”고 강조했다. 또 “우리나라 교육의 가장 약한 지점은 토론”이라며 “우리나라 교육이 미국 교육에 비해 결정적으로 모자라는 부분이 바로, 학생들이 자기 의견을 정리하고 발표하는 훈련을 거의 못 받고 정규 교육 과정을 빠져나간다는 점”이라고 지적했다.


  최 교수는 오후 6시 이후와 주말에는 외부 활동을 하지 않는다고 한다. “혼자서 생각하고 조사하고 읽는 시간이 가장 중요합니다.” 최 교수는 나이를 많이 먹어도 성장하고 도전하는 삶이 가능함을 보여준다. 그 비결은 물론 공부에 있다.

                                                           <참고문헌>

  1. 최재천, " "우리 아이들에게 삶을 즐길 권리를 되찾아 줍시다", 국민일보, 2022.5.27일자. 19면. 


 



시청자 게시판

2,426개(25/122페이지)
시청자 게시판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날짜
공지 <시청자 게시판> 운영원칙을 알려드립니다. 박한 75722 2018.04.12
1945 당장 내년 내국인 5000만명 깨져… 3년뒤 학령인구 94만명 급감 사진 신상구 519 2022.07.30
1944 7.27 휴전협정(休戰協定) 을 맞이하여 신상구 959 2022.07.29
1943 백제 왕궁 조경 사진 신상구 1084 2022.07.29
1942 연극 <관객 모독> 공연 이야기 신상구 470 2022.07.26
1941 최초의 걸그룹 ‘저고리 시스터즈’, 나라 사진 신상구 739 2022.07.22
1940 과거를 이해해야 앞날을 현명하게 구상한다 신상구 478 2022.07.22
1939 인하대 복기대 교수 한국 최초의 시민역사박물관 우리겨레박물관 개관 사진 신상구 1044 2022.07.22
1938 인하대학교 융합고고학과 복기대 교수, 고향인 충남 홍성에 '우리겨레박물 사진 신상구 588 2022.07.22
1937 4∼6년 후 노벨상 화학상 수상 기대 사진 신상구 579 2022.07.21
1936 1904년 한일의정서 한 장에 사라진 용산 둔지미 마을 사진 신상구 763 2022.07.21
1935 <특별기고> 제74주년 제헌절의 역사적 의미와 과제와 경축행사 사진 신상구 639 2022.07.21
1934 신 기술패권, 자원안보 시대에 총력 대응해야 사진 신상구 437 2022.07.20
1933 블랙홀 100년 만에, 이론에서 실재가 되다 사진 신상구 742 2022.07.18
1932 인촌 김성수선생 통합 리더십, 대한민국 건국 계기 만들어 사진 신상구 930 2022.07.18
1931 김진표 국회의장, '제74주년 제헌절' 경축사 전문 신상구 506 2022.07.18
1930 103세 철학자 김형석 교수가 꼽은 늙지 않는 세가지 방법 신상구 786 2022.07.16
1929 세계화 시대 저물면 대한민국은 몹시 큰 피해자 중 하나가 될 것이다. 사진 신상구 470 2022.07.16
1928 신선이 노는 복되고 신성한 땅, 경주 낭산 사진 신상구 590 2022.07.15
1927 대전은 스토리의 보고 신상구 625 2022.07.14
1926 가짜 뉴스를 만들어서라도 가지고 싶었던 권력 사진 신상구 511 2022.07.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