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 우리는 스스로 ‘5천년 문화민족’이라고 하고, 자랑스러운 ‘단군(檀君)의 자손’이라고도 한다.
우리를 이렇게 당당하게 하는 ‘국조 단군’은 누구인가?
단군은 자연인의 이름이 아니라 지금의 교황과 같은 종교적, 정치적 최고 지도자의 직함이다. 지금으로부터 4349년 전인 1세 단군 ‘왕검(王儉)’으로부터 47세 단군 ‘고열가(高列加)’까지 2096년간을 이어온 옛 조선의 통치자들을 일컫는 말이다.
단군이라면 대표적으로 옛 조선의 개국 단군이신 1세 단군 ‘왕검’을 말하기에 제대로 교육을 받지 못한 국민들은 단군을 한 사람으로 혼동하게 된 것이다. 나라 이름인 ‘조선(朝鮮)’도 서기 1392년 태조 이성계가 세운 조선과 서기전 2333년 단군 왕검이 세운 조선이 있어 혼동하기 쉽다. 고조선이라는 나라는 없기에 ‘옛 조선’과 ‘근세조선’으로 구분하여 부르는 것이 정확하다.
단군(Tangun)은 몽골어의 ‘탱그리(Tengri)’, 터어키어의 ‘탱그리(Tangri)’에서 파생된 말로 우리말로 ‘당골’이기도 하다. ‘탱그리’는 중앙아시아의 우랄 알타이어족의 광대한 지역에서는 ‘하늘’, ‘중심’이라는 의미가 된다. 몽골의 ‘칭기즈칸’도 중요한 전투에 나설 때마다 ‘하늘 신(天神)’인 ‘탱그리 신’에게 제사를 올리고 계시를 받아 오곤 하였다.
▲ 카자흐스탄 아스타나 항공사 기내지의 표지. 제목 ‘탱그리’가 선명하다.
중앙아시아의 천산(天山)은 지도에는 ‘한 탱그리 마운틴(Mt. Han-Tengri)’으로 표기된다. 우리는 아이의 볼이나 사과를 만지면서 ‘탱글탱글’하다고 감탄하기도 하는데 이는 곧 하늘처럼 둥글고 참되다는 뜻이다.
카자흐스탄에는 지금도 ‘탱그리’라는 말이 많이 쓰이고 있다. ‘카자흐스탄’의 수도 ‘아스타나’는 곧 단군의 도읍지인 ‘아사달’이고, 아스타나 항공사가 발간하는 기내잡지가 ‘탱그리’이다. 그 옛날부터 카자흐스탄이라는 땅도 곧 ‘단군의 땅’이란 상징이다.
앗시리아 설형문자 점토판에 ‘둥기왕‘이 나온다. 김정민 박사(카자흐스탄 알마티대학)는 ‘둥기리’로 추정하고 ‘댕그리’와 유사하다고 한다. 그는 또 ‘티그리스 강(Tigris River)’을 현지인들은 ‘탱그리 강’이라고 발음한다고 한다.
최근에는 좀 더 넓게 범위를 잡아 유라시아대륙 전체와 더 나아가 아메리카대륙에서도 ‘단군(Tangun)’의 영향을 찾을 수 있다고 주장하는 학자들도 있다. 얼어붙은 베링 해를 통해 왕래가 가능했을 때, 일단의 우리 선조들이 건너갔을 것이라는 학설은 이미 정설이다.
지식인과 지도자들이 사대주의 유학에 찌든 근세조선도 초기에는 국조 단군을 존경하였다. 고려 말과 근세조선 초 유명한 학자인 권근(權近 1352~1409)은 단군을 숭모하는 시를 남긴다.
“전설을 듣자니 아득한 옛날 단군님이 나무 밑 언저리에 내리시고
임금 되어 동쪽 나라 땅을 다스렸는데 저 중국의 요임금과 같은 때라오.
천년의 세월이 아사달(阿斯達)에 들어오고 만대를 걸쳐야 동방의 해 뜨는 곳이
판가름나거늘 좋은 고풍이 오래 이어지도록
서산엔 이름다운 석양이 붉게 물들었다.”
(聞說鴻荒日 檀君降樹邊 位臨東國土 時在帝堯天
千年入斯達 萬代判鴻濛 好古踟躕久 西山落照紅)
-양촌집 권1-
놀라운 것은 이 시를 권근이 태조 이성계의 명을 받아 지었다는 점이다.
지금의 혼란한 국내외 정치상황은 바로 우리의 정체성을 모르기 때문에 일어나는 인간에 의한 재난들이다. 이는 우리가 당당한 국조 단군의 자손인 홍익인간으로 모두를 이롭게 하는 존재들임을 바로 알 때야만 해결될 수 있다.
개천절이 다가오는 한민족역사문화공원의 중심에는 세계최대의 국조 단군상이 세워져 있다. 국조 단군 할아버지께서는 눈이 오나 비가 오나 이 세상이 홍익인간 이화세계가 되기를 언제나, 끝없이 축복하고 계신다.
원암 장영주
사단법인 국학원 상임고문
한민족역사문화공원 공원장
전국 민족단체 협의회 대표회장
한민족원로회의 원로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