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특별기고> 제84회 순국선열의 날의 역사적 의의와 국내외 기념행사 콘텐츠 글쓴이 신상구 날짜 2023.11.18 03:11

 

                           <특별기고> 제84회 순국선열의 날의 역사적 의의와 국내외 기념행사 콘텐츠

 

           충청문화역사연구소장(국학박사, 향토사학자, 시인, 문학평론가, 칼럼니스트) 대산 신상구

 

  순국선열(殉國先烈)이란 1905년 을사늑약 체결일부터 1945년 8월 14일까지 국내외에서 자발적으로 조국의 독립을 위해 가족과 자신의 안위를 버리고 일제에 항거하다가 전사ㆍ옥사ㆍ병사한 이들로 독립운동 참여자 연인원 300만 명 중 15만 명으로 추산되고 있다. 

  대한민국 국민들에게 널리 알려진 대표적인 순국선열로는 안중근(安重根, 1879-1910), 매헌(梅軒) 윤봉길(尹奉吉, 1908-1932), 단재(丹齋) 신채호(申采浩, 1880-1936), 김좌진(金佐鎭, 1889- 1930), 윤동주(尹東柱, 1917-1945), 만해(萬海) 한용운(韓龍雲, 1879-1944), (一松) 김동삼(金東三, 아명 金肯植, 1878-1937), 송암(松菴) 오동진(吳東振, 1889-1944), 유관순(柳寬順, 1902- 1920), 이봉창(李奉昌, 1900-1932), 구파(鷗波) 백정기(白貞基, 1896-1934), 나석주(羅錫疇, 1892-1926), 이준(李儁, 1859-1907), 한지(韓志) 김상옥(金相玉, 이명 金永鎭, 1890-1923), 백포(白圃) 서일(徐一, 본명 徐夔學, 1881-1921), 만해(萬海) 한용운(韓龍雲, 1879-1944) 등을 들 수 있다.

  순국선열의 날이란 국권회복을 위해 헌신한 순국선열의 독립정신과 희생정신을 후세에 길이 전하고, 선열의 얼과 위훈을 기리기 위해 제정한 법정기념일이다.

  1939년 11월 21일, 한국 독립운동의 구심체였던 대한민국임시정부 임시의정원 제31회 임시총회에서 백산(白山) 지청천(池靑天, 본명 池大亨, 1888-1957) · 동암(東岩) 차이석(車利錫, 일명 徐立煥, 1881-1945) 등 6인의 제안에 따라 망국일인 11월 17일을 순국선열공동기념일로 제정하였다.

8·15광복 전까지는 임시정부 주관으로 행사를 거행하였고, 1946년부터는 민간단체에서, 1962년부터 1969년까지는 국가보훈처에서, 1970년부터 1996년까지는 다시 민간단체 주관으로 현충일 추념식에 포함 거행하였다. 그러다가 독립유공자 유족들의 오랜 여망과 숙원에 따라 1997년 5월 9일, '각종 기념일 등에 관한 규정'을 개정하면서 정부기념일로 복원되어 그해 11월 17일부터 정부 주관 행사로 거행해 오고 있다.

                                        

                                               제84회 순국선열의 날 국가 기념행사


  국가보훈부는 일제강점기 국권 회복을 위해 희생·헌신한 순국선열의 독립·희생정신을 계승하기 위한 ‘제84회 순국선열의 날 기념식’을 17일(목) 오전 11시, 독립의 역사적 상징성이 큰 서울 서대문독립공원 내 순국선열추념탑에서 거행했다.

  ‘저버리지 못할 약속이여’라는 주제로 개최되는 이번 기념식은 독립유공자 유족, 정부 주요 인사, 미래세대 등 약 300명이 참석한 가운데, 여는 공연, 국민의례, 순국선열추념문 낭독, 독립유공자 포상, 기념사, 헌정 공연, 기념곡 제창 등의 순서로 개최되었다. 그리고 국가 기념식에 앞서 순국선열추념탑 참배를 통해 선열들을 추모하고 그 얼을 되새겼다.

  먼저 여는 공연은 순국을 눈앞에 두었던 선열들이 느꼈을 외로움과 두려움, 그리고 죽음조차 막지 못한 광복을 향한 강인한 의지를 표현한 ‘장부가’를 임강성 음악극(뮤지컬) 배우와 고수 이영태 명창이 함께 선보였다.

  이어 1945년 순국선열 추념대회에서 위당(爲堂) 정인보(鄭寅普, 1893-1950)  선생이 낭독하고

백범(白凡) 김구(金九, 1876-1949) 선생이 예를 표했던(배례) 추념문을 영상으로 낭독했다. 특히, 추념문은 인공지능(AI) 기반 디지털 인물(휴먼)로 제작한 백범 김구 선생, 그리고 생존 애국지사 세 명(오성규 지사, 강태선 지사, 이석규 지사)이 영상 속에서 직접 육성으로 낭독했다.

  순국선열추념문에는 국권 상실의 참담함과 이를 딛고 국권 회복을 위해 헌신한 독립유공자의 발자취를 되짚어보고, 끝내 되돌아오지 못한 순국선열들을 생각하며 그 의기(義氣)를 본받겠다는 다짐이 생생하게 담겨있다.

  다음으로 ‘제84회 순국선열의 날’을 맞아 대한민국의 자주독립을 위해 헌신한 독립유공자에 대한 정부포상이 이뤄졌다.

  포상은 67명의 독립유공자 포상자를 대표하여, 1943년 3월 일본 동부신학교 재학 중 동지들과 조선독립 실현 방법을 협의하다 체포된 고 강재은 지사(건국훈장 애족장)를 비롯해 1940년 5월 신사참배 강요 등을 거부하다 체포된 고 최인규 지사(건국훈장 애족장), 1939년 일본에서 여우회에 가입하여 일제 통치를 비판하다 체포된 고 민병구 지사(건국포장), 1919년 4월 충남 예산군에서 독립 만세운동에 참여한 고 전혁규 지사(대통령표창), 1924년 4월 전주고등보통학교 재학 중 일본어 교사 배척 등 동맹휴학에 참여한 고 정사섭 지사(대통령표창) 등 5명의 유족에게 전수되었다.

  정부포상 후에는 순국선열들이 남긴 글을 통해 ‘광복’이라는 ‘저버릴 수 없는 약속’을 이루어내기 위해 헌신했던 순국선열들의 독립 정신을 기억하자는 의미를 영상을 통해 전달했다.

  헌정 공연은 성악가 길병민이 곡 ‘지금 이 순간’을 노래한다. ‘지금 이 순간’은 노랫말을 통해 어떠한 고난과 어려움에도 순국선열들께서는 조국 독립을 향한 굳센 의지와 노력을 멈추지 않았고 마침내 광복을 이루어냈다는 의미(메시지)를 국민에게 전했다. 끝으로, ‘순국선열의 노래’를 참석자 전원이 제창하며 기념식이 마무리되었다.

  순국선열의 날 기념행사는 대전, 대구, 부산, 경기도 성남, 충북 청주, 충남 홍성과 부여, 경북 구미, 전북 익산, 전남 광주, 제주, 미국 워싱턴과 LA, 카자흐스탄 알마티 등 여러 곳에서도 개최되었다.

  국가보훈부는 제84회 순국선열의 날(11월17일)을 앞두고 정두옥(1889-1972) 애국지사와 배우자 이봉아 님의 유해를 하와이에서 국내로 봉환해 오는 15일 국립대전현충원에 안장한다고 12일 밝혔다. 이번 정두옥 애국지사 유해봉환을 포함하면 지금까지 총 148위의 유해가 국내로 봉환되었다. 정두옥 지사는 1903년 미국 하와이로 이민해서 1914년 대한인국민회 하와이 지방총회 대의원, 1919년 3월 대조선독립단 총단장, 1940년 5월 중국에서 결성된 한국독립당을 후원하기 위한 한국독립당 하와이지부 집행위원장 등을 역임하며 독립운동 자금을 지원했다. 1941년 8월, 미주지역 내 모든 단체를 통합한 재미한족연합위원회가 조직되자 하와이 호놀룰루 지부 의사부의 선전부 위원장으로 선임돼 대한민국임시정부 후원과 외교, 선전사업을 주도적으로 추진했다. 정부는 선생의 공적을 인정해 1995년 건국훈장 애국장을 추서했다.

  박민식(朴敏植, 1965) 국가보훈부 장관은 “지난날 온갖 어려움 속에서도 오로지 조국 독립을 위해 일신을 바치셨던 순국선열들의 강인한 독립 정신은 오늘날 우리가 누리는 자유와 번영의 근간이자, 미래 대한민국을 견인하는 나침반” 이라며 “이번 기념식이 순국선열들의 숭고한 삶과 정신을 되새기고, 우리의 미래세대들에게도 영원히 잊히지 않는 자랑스러운 역사로 기억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그런데 최근 집권 여당과 정부의 정치 이념과 성향, 이해관계에 따라 국민 여론과 학자들의 연구 성과를 무시하고 순국선열과 독립운동가들에 대한 예우를 달리해서 공분을 사고 있다.

  그 대표적인 사례가 청산리전투와 봉오동전투의 영웅 홍범도 장군 동상 육사 교정 철거 문제이다. 역사학계, 광복회, 국민 63.7%(KBS 국민여론 조사 결과)가 홍범도 장군 동상 육사 교정 철거를 반대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당국이 철거를 강행하고 있어 정국이 매우 혼란스럽다.

  이에 항일독립운동가 이명균 선생의 손자로 홍범도 장군 평전인『민족의 장군 홍범도』를 저술한 이동순 시인(영남대 명예교수)은 ‘홍범도 장군의 절규’라는 제목의 시를 창작해 상재함으로써 언론의 주목을 받고 있다.

  “그토록 오매불망 /나 돌아가리라 했건만/ 막상 와본 한국은/내가 그리던 조국이 아니었네/그래도 마음 붙이고/내 고향 땅이라 여겼건만/날마다 나를 비웃고 욕하는 곳/이곳은 아닐세 전혀 아닐세/왜 나를 친일매국노 백선엽 장군의 묘소(필자 추가) 밑에 묻었는가/그놈은 내 무덤 위에서/종일 나를 비웃고 손가락질 하네/어찌 국립묘지에 그런 놈들이 있는가그래도 그냥 마음 붙이고/하루 하루 견디며 지내려 했건만/오늘은 뜬금없이 내 동상을/둘러파서 옮긴다고 저토록 요란일세/야 이놈들아/내가 언제 내 동상 세워달라 했었나/왜 너희들 마음대로 세워놓고/또 그걸 철거한다고 이 난리인가/내가 오지 말았어야 할 곳을 왔네/나, 지금 당장 보내주게/원래 묻혔던 곳으로 돌려보내주게/나, 어서 되돌아가고 싶네/그곳도 연해주에 머물다가/함부로 강제이주 되어 끌려와 살던/남의 나라 낯선 땅이지만/나, 거기로 돌아가려네/이런 수모와 멸시 당하면서/나, 더 이상 여기 있고싶지 않네/그토록 그리던 내 조국강토가/언제부터 이토록 왜놈의 땅이 되었나/해방조국은 허울 뿐/어딜 가나 왜놈들로 넘쳐나네/언제나 일본의 비위를 맞추는 나라/나, 더 이상 견딜 수 없네/내 동상을 창고에 가두지 말고/내 뼈를 다시 중앙아시아/카자흐스탄 크즐오르다로 보내주게/나 기다리는 고려인들께 가려네”

  앞으로는 정권을 초월해 순국선열과 독립운동가들에 대한 역사학계의 연구 성과와 국민 여론을 반영해 순국선열과 독립운동가들에 대한 예우를 공정하게 해서 애국 시민들을 또 다시 실망시키지 않도록 법적․제도적 대책을 시급히 마련해 국가 정책에 적극적으로 반영해야 한다.

                                        <국학박사 신상구 약력>

   . 1950년 충북 괴산군 청천면 삼락리 63번지 출생

   . 백봉초, 청천중, 청주고, 청주대 경제학사, 충남대 교육대학원 사회교육학 석사,

     국제뇌교육종합대학원대학교 국학과 국학박사 2호

   . 향토사학자, 시인, 문학평론가, 민속학자, 칼럼니스트

   . 통일문학상, 전국 향토문화 논문공모 대상(국무총리상) 수상

   . 학술논문「태안지역 무속인들의 종이 오리기 공예에 대한 일고찰」등 127편.

   . 대표 저서 :『한국 노벨문학상 수상조건 심층탐구』(도서출판 근화,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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