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문화자본
문화자본은 예술 활동이나 문화상품의 특성을 자본으로서 인식하는 개념으로, 이런 문화를 상품으로서 생산하기 위해 최근 지역의 지속가능한 문화도시를 만들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지역의 개성있는 문화자본을 토대로 지역의 특징을 살리면서 경제를 활성화하는 '살기 좋은 문화도시'를 가꾸는 프로젝트는 대전 뿐만 아니라 전국의 도시의 목표일 것이다.
대전의 대표적인 문화자본이 무엇인지 묻는다면 우리는 무엇이라 대답할 수 있을까? 대전의 오월드, 성심당, 뿌리공원, 엑스포과학공원, 한밭수목원, 계족산황톳길 등 상징적인 명소를 대답할 수 있지만 콘텐츠로서의 문화자본은 마땅히 떠오르지 않는다. 아마도 요즘의 MZ세대들에게 '대전의 갈만한 재미있는 곳 또는 추천할 곳이 있나요?'라고 질문한다면 한동안 머뭇거리며 대답을 못하거나 '대전은 노잼이다.'라고 답할 거다. MZ세대들이 생각하는 문화자본은 현재 사회를 이끌어 가는 기성세대와는 개념이 다르다. 따라서 트렌드에 예민한 MZ세대들이 인정하고 타도시에서 찾아오고 더 나아가 세계인들이 찾는 대전만의 독창적인 경쟁력 있는 무형의 문화상품으로서 문화자본이 필요하다.
현재 무형의 문화상품으로 공공 거버넌스에서 개발에 힘쓰고 있다. 이장우 대전시장은 지난달 4일 대전시의 자매 도시인 삿포로시에 방문해 '대전 0시 축제'를 세계 4대 축제의 반열에 올려놓고, '0'이 가진 무한대의 가능성을 바탕으로 세계인이 즐기고, 사람과 돈이 모이는 축제를 만들어 대전이 노잼도시라는 이미지를 꿀잼도시로 바꾸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이 시장은 제73회 삿포로눈축제를 참관한 뒤 "삿포로 눈축제는 지역의 작은 초등학교 학생들이 눈 조각상을 전시한 일에서 시작됐고 이후 공공기관과 군부대까지 합심해 눈 조각상 규모를 키우면서 오늘날 세계 3대 축제에 이르게 됐다"며 "차별화된 프로그램과 축제 운영, 주민·기업의 참여, 관광 기념품 등 눈축제의 성공 요인을 벤치마킹해 대전 0시 축제가 세계인이 여름휴가를 대전으로 올 수 있는 여름축제, 시민과 문화예술인이 하나돼 만들어가는 문화축제를 만들 것"라고 역설했다.
대전에는 대전 0시 축제 이외에도 유성온천문화축제, 대청호 벚꽃축제, 대전빵축제, 대전칼국수축제, 대전효문화뿌리축제, 계족산 맨발축제, 빛깔있는 여름축제, 대전국제와인페스티벌 등 많은 축제들이 매해 쏟아지고 있다. 하지만 공공 거버넌스가 주축이 된 노력과 지원만으로는 '지속가능한 개발'로써 문화적 지속가능성을 이룰 수 없다. MZ세대들이 즐겁게 참여할 수 있고, 더 나아가 전 세대가 아우르고, 세계인이 찾아올 수 있는 특수성을 가진 대전만의 문화자본을 찾고 가꿔 나아가야 한다. 삿포로 눈축제의 시작은 작은 초등학교 학생들이 눈 조각상을 전시한 일에서 시작해 세계적인 축제로 성장했다. 문화자본은 우리 생활 속 작은 예술에서 시작한다고 볼 수 있다. 최근 들어 특히 문화예술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다. 지역이 가지는 문화예술적 요소를 활용한 문화자본의 파급효과는 지역경제 발전에 큰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대규모 화려한 무대와 국내 최정상급 가수들이 출연하는 것만으로는 문화자본이 형성될 수 없다. 보령에서는 지역의 해양머드를 활용한 축제가 개최되고, 금산에는 인삼축제가, 전주에는 비빔밥축제, 부산에는 자갈치축제가 개최되는 것처럼 대전의 특색있는 문화예술적 요소를 활용한 문화자본에 대한 개발과 연구가 필요한 시점이다.
<참고문헌>
1. 이상철, "대전 문화자본은 무엇인가", 대전일보, 2023.3.7일자. 18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