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11일(현지시간) 노벨경제학상 수상 직후 줌으로 기자회견을 하고 있는 데이비드 카드 UC버클리 교수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빈센트 반 고흐도 생전에 작품을 팔아보지 못했습니다. 연구자들은 연구성과가 인정받지 못하더라도 낙담할 필요가 없습니다."
2021년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데이비드 카드 UC버클리 교수(64)의 말이다.
카드 교수는 11일(현지시간) 노벨경제학상 수상 직후 온라인으로 진행한 기자회견에서 "나 자신도 이런 연구 분야에서 노벨경제학상을 받을 것이라고 생각하지 못했다"며 이 같이 말했다.
카드 교수는 고 앨런 크루거 프린스턴대 교수와 함께 1990년대초 최저임금에 대한 연구로 주목을 받기 시작한 학자다. 카드 교수는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과 달리 (내가 주장하는 것은) 최저임금을 올리자는 것이 아니다"며 "임금이 어떻게 결정되는지에 대해서 주목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카드 교수는 "30여년이 흘러서 당시 연구 결과에 따라 인종간, 성별간 임금 격차에 대한 분석이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카드 교수는 "연구자들이 연구 결과가 주목받지 못한다고 해서 좌절할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카드 교수는 프린스턴대에서 강의를 하던 시절인 1992년 뉴저지와 펜실베이니아주 410개 패스트푸드점을 설문조사하며 최저임금이 고용에 미치는 연구에 대해 실험했다. 결론적으로 뉴저지주 패스트푸드점은 고용이 늘었다.
카드 교수는 "프린스턴대가 있는 뉴저지주는 최저임금을 인상했지만 바로 옆 펜실베이니아주는 최저임금을 유지해 자연스럽게 연구를 하게 됐다"고 말했다. 뉴저지주는 최저임금을 시간당 4.25달러에서 5.05달러로 올린 반면 펜실베이니아주는 4.25달러의 최저임금을 유지했다.
카드 교수는 임금이 오르면 실업률이 오른다는 기존 경제학 이론과 달리 최저임금 상승이 항상 고용 감소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라는 이론을 정립하게 됐다.
또 1980년대 쿠바 이민자들이 몰려온 플로리다 노동시장을 분석, 이민자들이 기존 노동자들의 임금 수준을 억누르는 것이 아니라는 이론을 실증적으로 분석했다. 토박이 노동자들의 소득이 이민으로부터 혜택을 받을 수 있다는 점을 제시했다.
코로나19 사태로 다시 최저임금 논란이 제기되며 카드 교수의 연구가 주목을 받게 됐다.
노벨위원회는 이번 노벨경제학상 선정 과정에서 경제학과 같은 사회과학 분야에서 자연과학에서처럼 실험을 통한 인과관계에 관한 연구를 도출할 수 있다는 점을 인정했다. 노벨위원회는 경제학 분야 경험적 연구 방법론을 완전히 새로 썼다고 평가했다.
페터 프레데릭슨 스웨덴 왕립과학원 경제학분과 위원장은 "이들의 연구는 인과관계에 관한 질문에 대한 해답 제시 능력을 중대하게 증진했으며, 이는 우리 사회에 매우 큰 이득을 가져다주고 있다"고 강조했다.
<참고문헌>
1. 박용범, "노벨경제학상 카드 교수 "최저임금 인상이 능사는 아냐", 매일경제신문, 2021.10.12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