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만승(萬升) 김현길 국립교통대 명예교수의 향토문화 연구 편력 글쓴이 신상구 날짜 2024.04.30 10:21

                            

                                        만승(萬升) 김현길 국립교통대 명예교수의 향토문화 연구 편력

 

  만승(萬升) 김현길는 향토사학자로서 45년 동안 한 길만 걷고 있는 92세의 노익장이다. 김 교수는 중원문화 연구는 물론 충북과 전국의 향토사연구 발전에도 크게 기여했다. 지난해 말 소장하고 있는 거의 모든 자료를 관리‧활용하겠다고 한 충주문화원에 넘겼다. 이는 스스로 고령이란 점에서 몇 년 전부터 그동안의 저술 등 자료를 정리하고 회억(回憶)하는 실천적 움직임의 하나다. 앞서 2021년 말에는 만승 제4수상집 ‘회억의 장’을, 2022년 6월에는 향토사연구 등을 정리한 중원문화산고(中原文化散稿)를 출간하기도 했다. 다음달 4일에는 80세를 넘기면서 시작한 서예의 개인전 및 김생서집(金生書集) 출간기념회를 계획하고 있는 등 아직도 활동이 왕성하다. 지난 1월초 향토사연구와 관련해 충청리뷰에 연재하기로 수락했다. 다만 위 두 저서와 스스로의 구술을 기초로 본지가 정리해 싣는 방식이다.

  1978년 3월에 나는 충주공업전문대학에 자리를 잡게 되면서 지역문화에 대한 관심을 갖기로 했다. (충주공업전문대학은 그 후 4년제 대학으로 개편되어 충주산업대학교, 충주대학교, 국립한국교통대학교로 명칭이 바뀌어 왔다.)

  지역문화에 대한 자료를 수집하던 중 9월 하순경에 예성동호회(현 예성문화연구회) 회원들에 의해 ‘예성연화문 심방석’을 발견했다는 뉴스를 접하게 되었다. 이듬해인 1979년 2월에는 ‘중원고구려비’를 발견해 학계를 떠들썩하게 하는 등 그들의 활발한 활동상을 알게 되었다.

  처음에는 예성동호회 회원과 함께 활동하기를 희망했지만 되지 않았다. 이에 학생들의 서클로 ‘향토문화조사반’을 만들어 주변 유적지를 답사하기 시작했다. 학생들도 흥미를 느끼면서 점차 답사지역도 충주지역에서 이웃 시‧군 지역으로, 다시 도내 유적지와 인접 타도까지 확대해 안목을 넓혀나가게 되었다.

                                 

           김현길 교수가 개최 예정인 자신의 김생서법전(金生書法展) 전시회에 내 놓을 작품을 설명하고 있다.

 

  이러한 과정에서 유적과 유물에 대한 사진도 찍고, 금석문들은 탁본도 하면서 자료를 수집해 학교 축제인 ‘국원제(國原祭)’ 행사에 전시를 했다. 전시물은 학생을 넘어 지역민들에게도 관심을 불러일으켜 언론에 보도되기도 했다. ‘우륵문화제(于勒文化祭)’ 행사에도 초대돼 ‘문화유적의 탁본과 사진’의 교외 전시도 여러 차례 했다. 이렇게 향토문화조사반 활동이 알려지면서 새로운 자료와 정보가 학생과 일반인에게서 들어오게 되었다.

 

                                                        충북대 출강, 교류

                                                    중원문화권 기초조사 참여

 

  1980년부터는 충북대에 출강하면서 청주 지역 관련 연구자들과 교류의 폭을 넓혀가게 되었다. 특히 충북대 박물관에서 충주댐 조성으로 인한 수몰지역 문화유적에 대한 지표조사와 발굴조사를 하게 되면서 조사원으로 참여해 조사현장을 두루 살피게 되었다. 1981년에는 중원문화권(中原文化圈)을 설정하기 위한 기초조사에도 참여해 남한강 유역의 문화, 즉 중원문화에 대한 이해가 깊어졌다.

  1984년에는 대학의 박물관을 맡게 되었다. 박물관은 처음 설립되어 사무실을 겸한 강의실 하나의 빈 공간뿐이었다. 그러나 첫해에 충주시에서 ‘충주산성 지표조사’를 용역받아 실시했다. 이듬해에는 ‘직동고분군’의 지표조사를, 1986년에는 ‘충주산성 및 직동고분군’과 ‘문주리 와요지’에 대한 발굴 조사 용역도 실시했다. 이에 대한 조사결과보고서를 펴내는 등 초기의 어려움을 비교적 무난히 극복해 나갔다고 생각된다. 이러한 조사과정에서 충북대학교의 차용걸 교수의 도움이 컸다.

  이후 지표조사 및 발굴조사 등 학술용역은 지속적으로 1997년 정년을 하기까지 시행했다. 대학박물관을 운영하면서 지역문화에 대한 이해와 관심을 더욱 깊이 하게 되었다. 중원문화권이 설정되고 충주댐으로 인한 남한강 일대의 문화유적이 대대적으로 발굴 조사되면서 중원(충주)지역의 역사와 문화에 대한 관심이 아울러 고조되어가고 있었다. 이러한 분위기에 일부의 권유를 받아 1984년 가을에 어설픈 시도이기는 하나 《中原의 歷史와 文化遺蹟(중원의 역사와 문화유적)》이란 작은 책을 펴내게 되었다. 비교적 좋은 반응을 보여 각 학교나 관공서에서 충주 지역을 이해하는 가이드북으로 구실을 하게 된 것으로 안다.

 

                                                     예성문화연구회 인연

                                               회장 역임, 단재문화학술상 수상


                                  

                       김현길 교수의 서재 ‘완사재(翫史齋)’ 현액(縣額). 역사를 익히는 집이란 뜻이다.

 

  자연스럽게 1982년에는 예성동호회 회원이 되어 함께 활동하게 되었다. 1986년부터는 대우재단의 향토사 연구지원과 관련한 사업에 예성문화연구회를 대표하여 ‘한국 향토사 연구 전국협의회’의 설립에 참여해 이사에 선임됐다. 1987년에 예성문화연구회 회장직을 맡게 됐다. 지역의 역사와 문화를 이해시키기 위한 ‘시민문화강좌’를 2차에 걸쳐 시행했다. 1989년에는 ‘시민역사강좌’로 바꿔 1회 시행했지만 지속하지 못한 어려움이 있었다.

  이런 활동으로 1987년 12월 충북교육위원회의 ‘단재문화학술상’을 수상했다. 이때 받은 상금 100원으로 회원들의 견문을 넓히기 위해 매년 1박 2일 일정의 장기답사를 계획했다. 그 첫 행사로 1988년 1월에 경주지역을 답사했다. 이 답사는 경주지역의 ‘신라문화동인회’와의 교류도 이뤘다. 이 사업은 매년 지속해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고 근년에는 해외유적 답사여행도 있었다.

  1988년에 ‘한국 향토사 연구 전국협의회’의 제2회 학술대회를 충주로 유치해 예성문화연구회가 주관했다. 이 학술대회는 향토(지역)를 순례해 진행해야 의미가 있다고 주장해 이후 각 지역을 돌면서 개최하게 됐다.

  1989년에는 중원학(中原學)의 정립을 위한 시도로 주제를 정해 전문가에게 연구발표토록 하는 ‘중원문화학술회의’를 시작했다. 매년 시민들과 함께하면서 지역의 역사와 문화의 대중화를 위한 시도였다. 이 사업은 예성문화연구회 기본사업의 하나로 정착되었다. 근년에는 일본의 구마모도현의 학자들과 국제학술회의를 매년 시행하는 단계에까지 진전을 보았다.

  1990년에는 충주댐 수몰지역 관련 ‘중원 하곡 마을 연구’를 공동으로 이룩했다. 이런 조사 경험을 살려 2001년도에는 충주댐 수몰된 전 지역 마을을 조사연구하기로 하고 편집총책을 맡았다. 충주‧제천‧단양지역의 향토사연구회원들과 공동으로 조사해 《忠州댐 水沒 마을史》(전 3책)를 펴내기도 했다.

                                                                <참고문헌>

  1. 김현길, “나의 향토문화 연구 편력”, 충청리뷰, 2024.3.7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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