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거북선을 서양에 처음 소개한 미국인 조지 클레이턴 포크 이야기 글쓴이 신상구 날짜 2021.03.04 19:40

                                                         거북선을 서양에 처음 소개한 미국인 조지 클레이턴 포크 이야기

/그래픽=김하경
 /그래픽=김하경

임진왜란 때 일본군을 공포에 떨게 한 전함이 이순신 장군의 거북선입니다. 이 '한국의 거북선'은 세계적으로도 잘 알려져 있어요. 미국해군연구소(USNI)는 2016년 세계 해군 역사상 '7대 명품 군함' 중 하나로 거북선을 꼽으며 "속도가 빠르고 기동성이 좋았다" "뱃머리에 장착된 용머리 모양의 연기 분출 장치는 (적군에 대한) 강력한 심리적 무기"라고 했습니다.

거북선을 서양에 처음 소개했어요

'한국 배 거북선'을 서양에 처음으로 소개한 사람은 누구일까요? 미국 정부가 1880년대 조선에 무관으로 파견한 조지 클레이턴 포크(Foulk·1856~1893)입니다. 포크는 드라마 '미스터 션샤인'에서 배우 이병헌이 맡았던 '유진 초이'라는 인물의 모델로 알려진 사람이지요. 포크는 조선에서 근무하는 동안 거북선에 대한 보고서를 썼는데요. 이 내용이 1894년과 1897년 시카고트리뷴, 선 등 미국 신문에 보도되면서 거북선의 존재가 서양 사람들에게 알려졌답니다. 당시 신문은 "귀갑(거북 등딱지)과 철제 갈고리로 무장해 일본 선박을 전복시키거나 구멍을 뚫어 침몰시켰다"며 거북선을 소개했다고 해요.

주(駐)조선 임시대리공사 맡았던 해군 무관

포크는 미국 펜실베이니아주에서 태어나 해군사관학교를 졸업하고 아시아 분함대에서 복무했습니다. 1883년 9월 조선 사절단이 우호, 친선 목적으로 미국을 최초로 방문했는데요. 답례로 외국을 방문했다는 뜻으로 보빙사라고 불러요. 포크는 이들의 통역 장교였습니다.

포크는 이후 보빙사 민영익의 요청으로 조선 주재 미 공사관 해군 무관으로 임명돼 트렌턴호를 타고 1884년 5월 조선에 도착했습니다. 조선에 파견된 초창기의 미국 무관으로, 한·미 외교사에서 중요한 역할을 했답니다. 1885년부터 2년 동안 미국 공사관의 임시대리공사를 맡아 조선 정계의 자문 역할을 수행하기도 했습니다. 그가 미 해군에 보낸 보고서엔 거북선 그림이 실려 있는데 이것이 미국 언론에 보도됐던 것이죠.

또 하나 중요한 것은 포크가 상세한 조선 여행기를 남겼다는 사실입니다. 1884년 11월 1일 한양을 출발한 포크는 조선 양반들처럼 가마를 타고 44일 동안 공주, 전주, 나주, 부산, 충주를 거치는 1448㎞의 여행을 했습니다. 노트 두 권 380쪽에 걸쳐 당시 조선의 실상이 생생하게 기록됐죠. 이 파란 눈의 이방인은 어디서나 폭발적인 관심의 대상이 돼 "화장실도 가기 힘들 정도"였다고 합니다.

"조선은 보기 드문 흥미로운 땅"

19세기 서양인이 보기에 조선은 무척 낙후돼 있었습니다. 마당에 싸리나무로 둥그렇게 둘러친 화장실은 말로 표현할 수 없을 만큼 더러웠고, 공공도로는 너무 좁고 험해 소가 끄는 수레도 지나가기 어려웠습니다. 그나마 바퀴 달린 교통수단은 드물었고 대부분 지게를 지고 걸어다니며 짐을 운반했습니다.

포크는 힘든 여행 중에도 조선의 독특한 문화에 대해서는 큰 관심을 보였어요. 그는 "이 땅은 지금은 찾아보기 힘든 인류가 오랜 세월 어떻게 살았는지를 보여주는 보기 드물게 흥미로운 땅"이라고 했어요. 그는 "거대한 크기의 불교 유적 등을 보면서 세상 누구보다 즐거움을 느꼈던 것 같다"고 말했다고 해요. 해인사를 방문했을 땐 팔만대장경의 위용에 감탄하기도 했죠.

대동여지도 들고 조선을 여행

그는 고산자 김정호의 '대동여지도'를 들고 조선을 여행했죠. 여행 일정을 짤 때 대동여지도를 보고 전체 거리와 여행 대상 지역을 정했다고 해요. 대동여지도가 아주 정확하다고 감탄하기도 했답니다.

포크는 임시대리공사 일이 끝난 뒤 1887년 일본으로 건너갔어요. 드라마 속 유진 초이가 조선 여성과 사랑에 빠진 것과는 달리 실제로 그는 일본 여성과 결혼했습니다. 하지만 37세가 되던 1893년 산책 중 심장 질환으로 사망했다고 해요. 포크가 남긴 자료는 그의 부친에 의해 미국지리학회에 매각됐고, 이후 밀워키대학에 기증돼 지금까지 남아 있습니다.

☞조미수호통상조약

1866년 미국 상선 제너럴셔먼호는 대동강을 거슬러 올라와 조선에 통상을 요구했어요. 조선 군인들은 퇴각을 요구했고 셔먼호가 이를 무시하자 불태워버렸습니다. 이 사건으로 1871년 미국 군함이 강화도를 공격한 신미양요가 발생했어요. 두 나라가 공식 외교를 맺은 것은 1876년 조선이 외국에 문호를 개방한 지 6년 뒤인 1882년입니다. 서양과 맺은 최초의 조약인데요. 미국을 이용해 일본을 견제하려고 했죠.

미국은 이 조약에서 '조선은 자주독립국'임을 강조했어요. 조약문엔 '조선이 제3국으로부터 부당한 침략을 받을 경우 미국은 즉각 이에 개입해 안보를 보장한다'고 명시돼 있었지만, 훗날 일본의 침략 상황에서 아쉽게도 이 조약은 지켜지지 않았어요.

                                                                  <참고문헌>

   1. 유석재, "세계 7대 명품 군함 거북선, 서양에 처음 소개한 사람은 조지 클레이턴 포크", 조선일보, 2021.3.4일자. A3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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