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戰後 일본의 양심’ 오에 겐자부 타계 글쓴이 신상구 날짜 2023.03.14 16:31

           ‘戰後 일본의 양심’ 오에 겐자부 타계

3일 노환으로 별세 뒤늦게 알려져… 日 역대 두번째 노벨문학상 수상
일왕제 비판하며 문화훈장 거부… 韓 위안부 문제에 日 사과 요구도
3일 별세한 일본 작가 오에 겐자부로는 전후 세대를 대표하는 일본 지성의 양심으로 통했다. 동아일보DB3일 별세한 일본 작가 오에 겐자부로는 전후 세대를 대표하는 일본 지성의 양심으로 통했다. 동아일보DB
  제2차 세계대전 패전 이후 일본 청년들의 정신 상황을 표현하며 일본 문학을 대표한 작가 오에 겐자부로(大江健三郞)가 3일 노환으로 별세했다고 일본 언론이 13일 보도했다. 향년 88세.

  ‘설국’ 작가 가와바타 야스나리(1968년) 이후 일본인으로는 두 번째로 1994년 노벨문학상을 받은 고인은 1935년 에히메현에서 태어나 도쿄대 불문과에 다니던 1958년 단편 ‘사육’으로 등단했다. 그해 23세이던 그는 사육으로 최고 권위 신인문학상인 아쿠타가와(芥川)상을 최연소로 수상했다. 이 작품은 패전 이후 일본 사회의 불안감을 섬세하게 그려냈다.

  그에게 노벨문학상을 안긴 대표작 ‘만엔 원년의 풋볼’(1967년)은 패전 후 미일안보조약 체결 반대 투쟁, 재일조선인과 일본인 간의 갈등을 배경으로 일본인이 겪은 정신적 공황을 통해 인간 실존 문제를 적나라하게 묘사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1963년 장애인 아들 히카리를 낳아 기른 경험을 토대로 이듬해 장애인의 출생을 주제로 인권을 유린당한 전후 세대 문제를 파헤친 작품 ‘개인적인 체험’을 펴냈다. 고인은 스페인 언론인 사비 아옌과의 인터뷰에서 “작가로서 나는 아들의 삶을 통해 보는 세상을 묘사했다. 나한테는 히카리가 현실을 여과하는 렌즈였던 셈”이라고 말했다. ‘공생(共生)’이라는 작품 세계의 주요 주제를 던져준 것도 아들이었다. 히카리는 현재 유명 작곡가로 활동 중이다.


  스스로를 전전(戰前·제2차 세계대전 이전) 일왕제 중심의 초국가주의와 군국주의적 사회 지배구조를 벗어난 ‘전후 민주주의자’라고 칭한 고인은 사회주의 계열 잡지 세카이(世界)에 히로시마를 취재한 경험과 소회를 담은 ‘히로시마 노트’를 연재하며 반핵(反核)과 반전을 주장했다.

  ‘전후 일본의 양심’ ‘살아 있는 지성’으로 불린 그는 일본 정부가 노벨상 수상자에게 관례적으로 수여하던 문화훈장을 “국가와 관련된 훈장”이라며 거부했다. 국가주의와 일왕제에 비판적이었고 평화헌법 수호 단체 ‘헌법 9조를 지키는 모임’의 중심 구성원이었다.

  • 그는 노벨문학상 시상식에서 “일본이 아시아인들에게 잘못을 저질렀다는 것은 명백한 사실”이라며 일본의 반성을 촉구했다. 또 1995년 동아일보가 후원한 ‘해방 50년과 패전 50년’ 심포지엄을 위해 한국을 찾은 고인은 김지하 시인과의 대담에서 “일본은 패전 후 신생(新生·새로운 삶)을 위해 한국인에게 사죄하고 과거 죄과를 청산해야 하는데 그렇게 하지 못했다”고 일갈하기도 했다.

                                                      <참고문헌>
    1. 이상훈, " ‘戰後 일본의 양심’ 오에 겐자부로 떠나다", 동아일보, 2023.3.14일자. A26면. 




시청자 게시판

2,359개(10/118페이지)
시청자 게시판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날짜
공지 <시청자 게시판> 운영원칙을 알려드립니다. 박한 66724 2018.04.12
2178 이중섭 미공개 편지화 3장 서울미술관 특별전서 공개 사진 신상구 153 2024.06.14
2177 한글 우수성 외국에 알린 호머 헐버트 선교사 사진 신상구 425 2024.06.14
2176 조계종 총무원장 진우 스님, 禪명상 보급 진두지휘 사진 신상구 266 2024.06.13
2175 도산 안창호선생의 사상과 그 현대적 의의 사진 신상구 309 2024.06.13
2174 한 최초 칸 취화선 속 달항아리, 세계에 우리의 것 위상 높였다. 신상구 383 2024.06.12
2173 베네치아 비엔날레와 한국 작가들 사진 신상구 301 2024.06.11
2172 보문산 동굴 일제 군사용 목적과 민간신앙 활용 독특한 사례 사진 신상구 189 2024.06.11
2171 6.10 정신으로 민주주의 되살려야 신상구 242 2024.06.11
2170 세계 양자 물리학계 스타였던 한국계 과학자 남세우 박사 별세 신상구 210 2024.06.11
2169 삶의 추억 원로시인 김광림 별세 신상구 251 2024.06.10
2168 단오절의 유래와 풍습 신상구 132 2024.06.10
2167 호암미술관 고미술 기획전'진흙에 물들지 않는 연꽃처럼' 6월16일 폐막 사진 신상구 193 2024.06.09
2166 불교 조계종 대종사 옹산 스님, 불교의 '참된 진리' 사람들에 전하며 올 사진 신상구 140 2024.06.09
2165 덕혜옹주의 기구한 삶 사진 신상구 144 2024.06.08
2164 <특별기고> 제69회 현충일을 맞이하여 사진 신상구 143 2024.06.06
2163 &lt;특집기고&gt; 2024년에 개교 100주년을 맞이 사진 신상구 348 2024.06.05
2162 익산 왕궁리유적 사진 신상구 272 2024.06.01
2161 독일엔 괴테, 한국엔 정약용 사진 신상구 329 2024.06.01
2160 이성자 화백의 佛 아틀리에, 프랑스 문화유산 됐다 신상구 318 2024.05.31
2159 30년 뒤 생산인구 1295만 명...전국서 세종시만 늘어 사진 신상구 262 2024.05.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