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일본계 종교 야금야금 커진다. 글쓴이 신상구 날짜 2021.03.27 03:41

                                                        한국SGI 신도 수 155만명…중국계 등 외래 종교 교세 확장

    우리나라는 종교 천국이다. 정부가 최근 발표한 ‘한국의 종교 현황’을 보면 7대 종단(불교·개신교·천주교·유교·천도교·원불교·대종교) 외에 60여 개의 군소 종교단체가 있다. 해당 종교를 국가별로 보면 일본계·중국계 등 외래 종교들이 무섭게 교세를 확장하고 있다. 7대 종단을 제외하면 일본계인 한국SGI(창가학회 또는 남묘호렌게쿄)가 신도 수 155만명으로 가장 많다. 인구수로 따져보면 한국인 30명 중 1명이 가입한 셈이다. 전국적으로 365개의 교당을 갖고 있다.

    한국SGI는 서울 구로구에 본부가 있다. 종교의 발원지는 일본이지만 불교와 맥이 닿아 있고, 이 세상의 모든 사람이 부처가 될 수 있다고 믿는다. 자매 기관지로는 1991년 7월 창간된 <화광신문>(60만부 발행)이 있다. 우리나라 사람들에게는 ‘남묘호렌게쿄’를  ‘남녀혼란교’ 등으로 잘못 알려졌으나 이를 한자로 표기하면 ‘나무묘법연화경’이다. ‘나무’는 귀의한다는 말이고, ‘묘법연화경’은 법화경의 본래 이름이다. 그러므로 ‘법화경을 따른다’는 말로 풀이된다.
                                                                            이슬람교 신도 13만5000명

     중국계로 알려진 ‘국제도덕협회 일관도’도 상당한 교세를 가지고 있다. 신도 수(130만명)로 보면 한국SGI 다음이다. 중국 톈진 출생의 김복당에 의해 1947년 서울에서 창립된 중국 일관도계에 뿌리를 두고 있다. 국내에서 포교 활동을 한 지 66년이나 된다. 신앙 대상은 명명상제(明明上帝)와 미륵불(彌勒佛)이다. 동양의 3대 종교인 유·불·선(도)의 근본 교리를 바탕으로 한다.
     국내 자생 종교로 알려진 대순진리회도 신도 수가 85만명에 이른다. 1874년 이승여가 창시한 금강대도도 신도 수가 75만명이다. 이승여는 고려 후기 주자학자인 목은 이색의 18대손이다. 금강대도는 1941년 일제의 민족종교 말살 정책에 의해 성전이 헐리고 10여 명의 제자가 순교하는 등 수난을 겪었다. 경기·충청·경상도 지방에 교인이 많다. 국내 자생 신종교로 기독교 계통으로 알려진 천부교가 40만여 명, 민족종교를 표방한 세계정교도 38만여 명의 신도를 두고 있다.
     통일교(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회)는 20세기 신흥 종교 가운데 가장 성공했다고 평가받고 있다. 종교 현황 자료에는 신도 수가 집계되지 않았으나 국내 신도는 20만명가량으로 추정된다. 전 세계 194개국에 300만명의 신도가 있다.
     외국인 노동자가 급증하면서 이슬람교의 신도 수도 덩달아 늘어나고 있다. 현재 신도 수는 13만5000명 정도로 전국에 53개의 교당을 갖고 있다. 신도 수가 10만명을 넘지 않는 소규모 종교단체로는 태극도(10만2000명)·증산법종교(7만8000명)·수운교(6만6000명)·청우일신회(6만1000명)·선불교(5만명) 등 민족종교협의회 소속 국내 신종교와 대한천리교단(8만명)·선린교(23명)·한국입정교성회(9000명) 등 일본계 신종교, 타이완에 총본부를 둔 천은미륵불원(3만5000명) 등이 있다.

     신도 수가 정확히 집계되지 않은 종교도 44개나 된다. 동학성도교, 무량천도, 변천종, 보화교, 삼천도, 순천교, 천지신명교, 천황궁한님교 등이 있다.

     종교 현황에는 빠져 있지만 중국 최대 사이비 종교의 하나인 전능신교도 국내에 진출해  세력을 확장하고 있다. 전능신교가 국내에 진출한 것은 2011년 이전으로 추정된다. 그동안 비공개적으로 신도들을 모집했다. 이들은 세계 종말론을 주장하고 있으며, 중국 정부는 ‘사교’로 규정하고 있다. 서울 구로구에 본부를 두고 있다. 이런 것을 보면 정부가 파악하지 못한 종교가 상당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한국은 ‘종교 백화점’ ‘종교 시장’이라 불린다. 한국에 종교단체 수가 많고, 종교단체들이 자본주의적 시장경제 원리에 따라 일종의 선택 가능한 상품으로 존재한다는 의미다. 이와 관련해 2008년 조사 결과 한국에는 자생 종교와 외래 종교 등을 합해 510여 개 이상의 교단·교파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005년 통계청 조사에 따르면 한국의 전체 인구 가운데 53% 이상이 스스로를 종교인으로 인식한다. 한국인 절반 이상이 종교적 욕망을 충족하기 위해 다양한 종교에 시간과 재화 등을 소비하며 살아가고 있는 셈이다.

        
                                                                          각국 신종교, 한국에 속속 진출


     고병철 한국학중앙연구원 선임연구원은 “종교 영역은 개별적 신앙생활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종교계가 교육·사회복지·국방·법무 등 적지 않은 영역에 관여하고 있고, 그에 따라 종교인도 각 분야에 참여하기 때문이다. 포교 활동이 점점 다양한 영역에서 이뤄지면서 특정 종교가 다른 종교인이나 비종교인과 만나 갈등을 빚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국내 신종교는 차치하고라도 반일 감정 때문에 포교 활동이 여의치 않았을 일본 종교 등 외래 종교가 신도 수를 늘려온 데는 특기할 사항이 있었다.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포교 활동과 많이 다른 부분이 있다는 것을 몇몇 종교를 직접 방문해보면 알 수 있다.

     한국SGI를 필두로 일본 종교가 급속히 한국에 전파된 것은 1965년 한일 간 국교 정상화 전후다. 그로부터 50년 세월이 흐른 시점에 일본 종교에 대한 인식에 조금 변화가 있지 않았을까. 서정민 일본 메이지 대학 교수는 한국과 일본을 오가며 종교와 문화사를 깊이 연구했다. 그의 연구 결과를 보면 일본 사회에서 열성적인 종교 성향을 소화하고 있는 종교는 ‘신종교(新宗敎)’들이다. 그가 ‘신흥 종교’라고 하지 않고 ‘신종교’라고 하는 데는 이유가 있다. 한국어의 ‘신흥 종교’는 그 말 뜻 자체는 원래 그렇지 않은데 ‘사이비 종교’ 혹은 ‘반(反)사회적 종교’와 같은 이미지를 풍기기 때문이다.

     서 교수는 “물론 일본에도 우리가 다 알 듯이 세간을 뒤흔들어놓은 ‘옴 진리교’ 같은 신흥 종교가 있다. 그러나 말 그대로 ‘신종교’라고 할 수 있는 ‘천리교’ ‘창가학회’ ‘세계구세교’ ‘입정교성회’ ‘행복의 과학’ 등은 일본 사회 전체로 볼 때는 사회적 물의나 윤리적 우려를 불러일으키지 않는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그는 “오히려 일부 ‘신종교’는 사회적 신뢰를 바탕으로 많은 민중 신도들을 수습하고 있고, 이른바 대중적 종교 수요에 부응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고 이들의 교리·윤리·사상 등을 긍정적으로 보자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서 교수가 비교적 사회 윤리적으로 건전하다고 언급한 ‘신종교’ 중 하나인 세계구세교 서울센터를 찾았다. 세계구세교 서울센터는 지하철 사당역 4번 출구를 나와 관음사 가는 언덕길을 100m 정도 지나 온세상교회 왼편 골목길 입구에 있다. 2층짜리 단독주택을 개조해 쓰고 있다. 세계구세교는 현재 경남 밀양에 본부를 두고 8개 지부, 2개의 센터를 운영하며 신도 수 5000명 정도로 파악된다.

    타이완에 총본부를 두고 전 세계 64개국에 전파된 천은미륵불원도 포교 활동에 열심이다. 한국천은미륵불원은 대구에 본부를 두고 전국 21개 불당에 3만5000여 명의 신자를 두고 있다. 한국천은미륵불원 대해청년단은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열린 제4회 세계청년대자연무용대회에 한국 대표로 참가해 최고상을 차지하기도 했는데, 이들이 공연한 <대자연의 노래>가 국내 무대에도 올려져 눈길을 끌었다. 

                                                                                               <참고문헌> 

     1. 조철, "일본계 종교 야금야금 커진다", 시사저널 1641호, 2021.3.27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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