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특별기고> 6.15남북공동선언 발표 23주년을 경축하며 글쓴이 신상구 날짜 2023.06.19 09:53

 

                                             <특별기고> 6.15남북공동선언 발표 23주년을 경축하며

 

                        충청문화역사연구소장(국학박사, 향토사학자, 시인, 문학평론가) 대산 신상구

 

  지난 2023년 6월 15일은 1972년 7·4남북공동성명 이후 분단 55년 만에 성사된 남북 정상의 첫 만남으로 6·15 남북공동선언을 발표한 지 23주년이 되는 아주 뜻 깊은 날이었다.

  대한민국 김대중 대통령과 조선민주주의 인민공화국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조국의 평화적 통일을 염원하는 온 겨레의 숭고한 뜻에 따라 2000년 6월 13~15일까지 평양에서 역사적인 상봉을 하고 정상 회담을 가진 다음, 남북한의 분단 이래 최초로 열린 정상 간 상봉과 회담이 남북 화해 및 평화 통일을 앞당기는 데 큰 의의를 갖는다고 하면서 다음과 같은 5개 항의 공동 선언문을 채택하였다.

  1. 남과 북은 나라의 통일 문제를 그 주인인 우리 민족끼리 서로 힘을 합쳐 자주적으로 해결해 나가기로 하였다.

  2. 남과 북은 나라의 통일을 위한 남측의 연합제안과 북측의 낮은 단계의 연방제안이 서로 공통성이 있다고 인정하고, 앞으로 이 방향에서 통일을 지향시켜 나가기로 하였다.

  3. 남과 북은 올해 8 · 15에 즈음하여 흩어진 가족, 친척 방문단을 교환하며 비전향 장기수 문제를 해결하는 등 인도적 문제를 조속히 풀어 나가기로 하였다.

  4. 남과 북은 경제 협력을 통하여 민족 경제를 균형적으로 발전시키고 사회 · 문화 · 체육 · 보건 · 환경 등 제반 분야의 협력과 교류를 활성화하여 서로의 신뢰를 다져 나가기로 하였다.

  5. 남과 북은 이상과 같은 합의 사항을 조속히 실천에 옮기기 위하여 이른 시일 안에 당국 사이의 대화를 개최하기로 하였다.

  그리고 합의사항 이행을 위한 신속한 대화와 김정일의 적절한 시기 서울 방문 약속도 담았다. 그러나 북한은 여건 미성숙 등을 이유로 김정일의 서울 답방을 차일피일 미뤘다. 김정일의 서울 답방이 2011년 사망 때까지 지켜지지 않았지만, 북한은 6월 15일을 전후해서는 관영매체를 통해 6.15선언의 중요성을 종종 언급했다.

  남북관계의 대전환을 이끌어낸 6·15공동선언은 남북 이산가족 상봉과 문화, 체육 교류 활성화에 큰 영향을 끼쳤으며 한반도 비핵화와 종전을 선언한 4·27 판문점 선언 그리고 남북미 정상회담의 초석이 되었다.

  최근 탈북단체들이 김정은을 비난하는 대북 삐라를 살포하자 북한 당국은 문재인 정부를 적으로 비난하면서 개성공단 폐쇄, 남북연락사무소 철폐, 남북 군사합의 파기, 무력시위 감행을 거론하고 남북 간 모든 통신선을 일방적으로 차단하여 남북한의 긴장 관계가 고조되었다. 그래서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을 계기로 못처럼만에 조성된 남한과 북한의 화해 분위기가 순식간에 사라지고 다시 남한과 북한 간의 대화와 교류가 단절된 냉전시대가 돌아왔다.

  북한의 대외선전매체인 '조선의 오늘'은 2022년 6월 15일 기사에서 "6·15공동선언이 민족의 한결같은 지향과 염원, 시대적 요구를 정확히 반영하고 있어 발표되자마자 내외의 폭풍 같은 환영을 불러일으켰다"고 평가했다.

  북한 민족화해협의회 선전매체 '려명'도 "위대한 장군님(김정일)의 숭고한 통일애국 의지와 대용단에 의하여 민족분열 사상 처음으로 두 차례의 북남수뇌상봉(남북정상회담)이 실현되고 우리 민족끼리 이념을 핵으로 하는 6·15 공동선언과 그 실천강령인 10·4 선언이 채택·발표"됐다면서 "자주통일의 역사적 이정표를 마련하고 조국통일의 전환적 국면을 열어놓은 특기할 사변"이라고 칭송했다.

  재일본조선인총연합회 기관지 '조선신보'는 6·15공동선언실천 해외측위원회가 주최한 릴레이 강연 '통일의 한길에서-조국통일과 해외동포'의 제1차 회의 내용을 보도하기도 했다.

  반면 2023년에는 6월 들어서도 6·15선언 관련 직접 보도가 나오지 않고 있다.

앞서 6·15공동선언실천 북측위원회 정기풍 위원은 지난 3월 20일 '려명'에 기고한 논평에서 한미 '자유의방패' 연합연습을 언급했다. 그러면서 "외세와 군사적으로 더더욱 공모결탁하며 우리 공화국을 겨냥한 화약내 짙은 대규모 침략 전쟁 연습을 광란적으로 벌려놓고 있다"고 주장했다.

  6·15선언 관련 북한의 침묵은 개성공단 남북공동연락사무소 폭파(2020년 6월 16일)에 대한 정부의 손해배상 청구소송 등 남북 관계가 갈수록 경색되는 상황 등을 고려한 대응으로 관측된다.

  박원곤 동아시아연구원(EAI) 북한연구센터 소장(이화여대 교수)은 "현재 상황에서는 북한이 과거 긍정적이었던 사건을 소환하거나 상기할 생각이 없는 것으로 보인다"며 "대남 공세도 4월 이후 두 달 가까이 조용해 큰 틀에서 경제 상황 등 내부에 집중하려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작년 대대적 미사일 발사에 따른 후유증이 큰 상황에서 최근 군사정찰위성 발사 실패가 충격을 줬을 것"이라며 "중국의 '코로나와 공존(위드 코로나)' 정책 전환에 따른 고민 등도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 같다"고 분석했다.

  그렇지만 북한은 이미 여러 차례 대륙간 탄도미사일을 발사하여 동북아와 세계평화를 위협했고, 7차 핵실험 준비를 마쳤다고 한다. 그리고 군사정찰위성 1호기를 6월에 발사하겠다고 밝히고, 정찰정보 수단의 확대, 방어·공격 무기 갱신 등 지속적인 대남 도발에 나설 것을 언급했다.

  그런데 북한이 외교적으로 고립되어 있고, 경제상황이 최악으로 치닫고 있어, 선택 가능한 전략의 폭이 넓지 않다는 점에서 여전히 대화의 가능성은 열려 있다고 볼 수 있다.

  따라서 한국 정부가 6.15공동선언의 이행이 화해와 평화, 통일로 가는 이정표이자 남북관계 진전의 척도임을 확인하고, 인내심을 가지고 군사행동이나 대북 전단살포 등 합의에 역행하는 상호 적대적 행동이나 언사를 중단해야 한다.

  그리고 개성공단 및 금강산관광 정상화, 철도 및 도로 연결, 이산가족 상봉, 친미 사대와 외세 의존 탈피, 군축으로의 지향 등 남북이 기왕에 합의한 사항들을 하루 빨리 실천에 옮겨 끊어진 남북통신선과 남북관계를 하루 빨리 복원해야 한다.

  또한 남북한의 경제와 문화와 학술 교류를 다각적으로 활성화 하여 민족의 동질성을 회복하고 남북한의 평화통일 분위기를 조성해야 한다.

  그런가 하면, 장기적으로는 남북한이 평화통일을 이룩하고 모든 한민족이 단결하고 협력하여 세계가 부러워하는 선진민주복지국가를 건설하여 세계 평화와 인류공영에 이바지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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