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관광객으로 붐비는 일본 신궁과 찾는 사람이 거의 없어 한산한 단군전 글쓴이 localhi 날짜 2014.12.17 02:25
     관광객으로 붐비는 일본 신궁과 찾는 사람이 거의 없어 한산한 단군전 
   
   충청문화역사연구소장(국학박사, 향토사학자, 시인, 칼럼니스트) 신상구  

  일본 하면 홍윤기 박사가 떠오를 정도로 홍윤기 박사는 자타가 인정하는 한국 최고의 일본 전문가이다.
  홍윤기(洪潤基, 81세) 박사는 한국외국어대학교 영문과를 졸업하고 일본센슈대학 대학원 국문과에서 문학박사학위를 받았다. 그는〈현대문학〉에 《석류사초(石榴詞抄)》(58), 《비둘기》(59), 《신령지(新領地)의 노래》(59)로 추천을 받고 문단에 올랐다. 그 후 주로 〈현대문학〉에 《송(頌)》(59), 《거북》(59), 《정혈(頂穴)의 설화(說話)》(60), 《소곡 3제(小曲三題)》(61), 《벽(壁)의 노래》(63), 《이 불신(不信)은》(65) 등의 시를 발표했다. 그밖에 《해바라기》 《과실소묘(果實素描)》(新思潮, 63), 《무제(無題)》(新思潮, 63), 《동자(童子)들》(自由文學, 63), 《비》 《꽃샘》(韓國現代詩選, 73) 등이 있다. 그리고 그는 무려 38년 동안 일본 속에 숨쉬고 있는 백제의 문화와 유물을 조사 연구하여『일본속의 백제』·『일본 천황은 한국인이다』·『일본문화사신론』 등 많은 저서를 발간하고, KBS중앙방송국과 상상방송에 출현해 일본의 역사와 문화를 소개하여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필자는 국제뇌교육종합대학원대학교 국학과 재학 시에 홍윤기 박사의 일본문화사 강의를 듣고 일본의 역사와 문화에에 대해 많이 알게 되었다.
  한일천손문화연구소장인 홍윤기 박사는 단연코『일본서기』(720)에 일본 건국 신화의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진무(神武) 천황은 조작된 허구의 인물이라고 주장한다. 그리고 현대 일본 역사학계도 진무 천황을 허구로 보고 있다.      
  그런데 일본 내국인뿐 아니라 한국인들에게도 인기 관광지인 미야자키(宮崎) 신궁은 일본 초대 천황, 즉 '고지키(古事記, 712)와 니혼쇼키(日本書紀, 720)에 등장하는 건국 신화 주인공 진무(神武)를 모신 곳으로 일본 관광의 필수 코스다. '일본 신화와 천황제 이데올로기'(책세상)에 따르면, 이 건국 신화는 에도(江戶) 막부 말엽부터 근대 메이지(明治) 시대 초엽에 본격적으로 역사의 전면에 부상한다. 역대 모든 천황의 능이 '시각화'되면서 나라(奈良)현 가시하라(강原)에는 진무 천황릉이, 천손(天孫) 강림지로 알려진 미야자키에는 신궁이 건립된다. 이 신궁은 대동아공영사상을 형상화한 팔굉일우(八紘一宇) 탑과 호국(護國) 신사를 지척에 두고, 지금도 끊임없이 신화를 바탕으로 한 '천황 숭배' 문화를 재생산하고 있다.
  미야자키 신궁 옆 호국 신사에는 태평양전쟁 당시 ‘천황 폐하’를 위해 목숨을 버린 ‘신민’들의 유품이 보관돼 있다. 군복뿐 아니라 유서와 혈서, 집단 자결의 비극을 불러온 슬로건 ‘일억일심(1억 명의 일본인은 하나다)’ 이 쓰여 있는 천 등이 일본 신화·천황 관련 서적과 함께 전시돼 있다.
  한편 미야자키 신궁은 이세(伊勢)나 메이지 신궁처럼 위압적인 규모는 아니지만, 일본인들에게 중요한 장소다. 초대 천황을 모신 사당의 역할을 하기 때문에, '신궁 중의 신궁'으로 여겨진다. 신화에 따르면 진무는 이곳에서부터 동쪽으로 일본 열도를 점령해 들어간다. 신궁 인근 평화 공원에 자리한 팔굉일우(천지 사방을 하나의 지붕으로 덮는다)' 탑은 이 건국신화의 2600년을 기념하는 1940년에 제작됐다. 태평양전쟁을 염두에 둔 탑일 수밖에 없다. 공원 정 가운데에서 박수를 치면 탑에 부딪힌 소리가 '똑' 하고 물 떨어지는 소리로 변해 메아리친다. 36.5m에 이르는 탑은 패전 후 잠시 '평화의 탑'으로 이름을 바꿨으나 1965년 '팔굉일우'로 돌아왔다. '하나의 지붕'은 일본이자 천황, 천지 사방은 일본 국민과 침략당한 동아시아 국가들이다. 탑 입구 청동 문에는 진무 천황의 출정 모습이 새겨져 있고, 기단에는 조선을 비롯해 당시 동아시아의 지명이 상당수 새겨져 있다.
  신궁 옆 호국 신사에는 태평양전쟁에 참전한 미야자키 지역인들의 유품을 보관하고 있다. 신사 입구 유품관에는 당시의 군복을 비롯해 "내가 하지 않으면 안 된다" "어머님께" "천황폐하를 위해" 등 가미카제(神風) 특공대원들이 남긴 유서와 혈서, 다짐 등을 적어 놓은 일기장들이 전시돼 있다. 한쪽 벽면에 마련된 서가에는 천황과 일본 신화 관련 서적이 빼곡하다. 미야자키에선 신화와 천황, 그리고 침략전쟁이 한 줄로 꿰인다.
  한국에서도 논란이 된 우익성향의 '새로운 역사교과서를 만드는 모임'(새역모)이 만드는 '새로운 역사교과서'는 기본적으로 천황 중심·침략주의·독선적 문화 우월 사관을 바탕으로 한다. 특히 가장 중점을 둔 것은 천황이라는 인격체. 일본에서 우익세력의 지향점은 천황제의 존속이고, 이는 우익세력 존립의 가치 및 기반이기도 하다. '고대 일본의 대한 인식과 교류'(역사공간)에 따르면 이들은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가계'라는 점에서 천황의 이용가치를 높게 평가하고 세계에 자랑할 만한 일본 문화의 상징으로 인식하고 있다. 저자인 연민수 동북아역사재단 연구실장은 새역모에 대해 "지난 20세기의 식민지 지배, 침략 전쟁이 가능했던 것은 '일본=일본인=천황'이라는 삼위일체가 놀랄 만큼 잘 기능했기 때문이라고 믿으며, 일본국의 나아가야 할 방향성도 천황과 결부시킬 정도로 천황 중심주의를 지향하고 있다"고 설명한다.
  새역모의 교과서는 '진무 천황과 동정전승(東征傳乘)' '일본의 신화' 등 2개의 항목을 3면에 걸쳐 특집 형태로 기술하고 있다. 이는 어디까지가 현실인지 알 수 없을 정도로 신화와 역사가 혼연일체되었던 전전의 주입식 역사 교육과 다를 바가 없다. 메이지 천황은 1882년에 "우리나라의 군대는 대대로 천황이 통솔해 온 바가 있느니라"로 시작되는 '군인칙유(軍人勅諭)'를 군인에게 하사한다. 그러면서 '초대' 천황 진무를 선례로 드는데, 김후련 신화학자는 "일본 근대 천황제 신민(臣民) 국가의 근원이 초대 천황 진무의 창업(건국) 정신에서 발원한다고 명시하기 위해서다"며 이 '신화적' 언설을 비판하기도 했다. 정한론(征韓論)과 혐한론(嫌韓論)의 기원이 '천황 신화'라는 한국 학계의 주장은 이 같은 사실을 배경으로 한다.
  2014년 11월 5일 나라현립(縣立)미술관에서는 한·일고대사에 쟁점이 되고 있는 '칠지도'가 전시되고 있었다. 이 '다이고지키(大古事記)' 전의 분위기는 약간 묘했다. 칠지도를 제외하고 대부분 상상에 의존한 그림이나 조각품을 전시했다. 가장 오래된 일본 역사서이지만 신화와 전설을 바탕으로 한 책에 관련 유물이 남아 있을 리 없기 때문이다. 누가 봐도 '조악한' 이 전시회를 관람하는 일본인들의 표정은 매우 진지했다. 특히 관람객들이 집중한 건 '고지키의 현재(古事記の今)'. 오늘날에도 끊임없이 재해석·재구성돼 편찬되는 만화책들을 선보였는데, 천손 니니기의 강림신화와 그의 4대 후손인 진무 천황의 건국신화를 테마로 한 내용이 많았다.
  2014년 11월 7일 방문했던 미야자키 신궁 내에 자리한 미야자키현종합박물관에서도 현재진행형의 '기억 조작'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날 박물관 탐방을 온 한 초등학교 학생들은 '미야자키와 전쟁'이라는 코너 앞에서 이 지역 사람들이 전쟁 기간 얼마나 나라를 위해 희생했는지, 어떻게 물자를 아껴 썼는지, 어떤 방식으로 승리를 염원했는지 등에 대해 배우고 있었다. 침략전쟁은 이미 사라지고 없었다.
  이처럼 일본인들은 일본의 초대 천황인 진무(神武)를 모신 신궁과 신화를 중시하고 관광자원화하여 외화를 벌어들이고 있다.  
  그런데 한국은 국조인 단군을 모신 단군전과 단군상을 중시하지 않고 방치하여 찾는 사람이 거의 없다. 그리고 한문화운동연합이 전국의 초등학교에 세워놓은 단군상을 한기총을 중심으로 한 개신교 신자들이 몰래 파손하여 지금 남아 있는 곳이 거의 없다.
   대전의 경우, 자양초등학교에 국조 단군상이 지금도 남아 있는데, 눈에 잘 띠지 않는 구석진 곳에 위치하여 일부러 찾아보지 않는 한 그냥 지나쳐버리기 쉽다. 그리고 정림동 단군전, 대종교 대전지부, 유천동 단군봉안회, 대한경신연합회 대전지부, 증산도 본부와 도장, 부사동 천신원, 보문산 청심등대평화탑 등에 단군상이 모셔져 있는데, 자발적으로 찾는 사람이 거의 없어 일본 신궁과 대조를 이루고 있다.    
                                             <참고 문헌>
  1. “홍윤기(洪潤基)”,『국어국문학자료사전』, 한국사전연구사, 1998.
  2. 홍윤기,『일본문화사신론』, 한누리미디어, 2011.7.7.
  3. 박동미, “<한·일 협정 50년..'天皇?' 일본과의 미래>공원에 침략 상징 '팔굉일우 탑' 버젓이.. 日관광객들 '박수'”,  문화일보, 2014.12.16일자.   
                                            <필자 약력>
   .1950년 충북 괴산군 청천면 삼락리 63번지 담안 출생
   .백봉초, 청천중, 청주고, 청주대학 상학부 경제학과를 거쳐 충남대학교 교육대학원 사회교육과에서 “한국 인플레이션 연구(1980)”로 사회교육학 석사학위를 취득하고, 국제뇌교육종합대학원대학교(UBE) 국학과에서 “태안지역 무속문화 연구(2011)"로 국학박사학위 취득
   .한국상업은행에 잠시 근무하다가 교직으로 전직하여 충남의 중등교육계에서 35년 4개월 동안 수많은 제자 양성
   .주요 저서 : 『대천시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아우내 단오축제』,『흔들리는 영상』(공저시집, 1993),『저 달 속에 슬픔이 있을 줄야』(공저시집, 997) 등 4권.  등 4권
   .주요 논문 : “천안시 토지이용계획 고찰”, “천안 연극의 역사적 고찰”, “천안시 문화예술의 현황과 활성화 방안”, “항일독립투사 조인원과 이백하 선생의 생애와 업적”, “한국 여성교육의 기수 임숙재 여사의 생애와 업적”, “민속학자 남강 김태곤 선생의 생애와 업적”, “태안지역 무속문화의 현장조사 연구”, “태안승언리상여 소고”, “조선 영정조시대의 실학자 홍양호 선생의 생애와 업적”, “대전시 상여제조업의 현황과 과제”, “천안지역 상여제조업체의 현황과 과제” 등 58편
   .수상 실적 : 천안교육장상, 충남교육감상 2회, 통일문학상(충남도지사상), 국사편찬위원장상, 한국학중앙연구원장상, 자연보호협의회장상 2회, 교육부장관상, 문화체육관광부장관상, <문학 21> 신인작품상, 국무총리상, 홍조근정훈장 등 다수
   .한국지역개발학회 회원, 천안향토문화연구회 회원, 대전 <시도(詩圖)> 동인, 천안교육사 집필위원, 태안군지 집필위원, 천안개국기념관 유치위원회 홍보위원, 대전문화역사진흥회 이사 겸 충청문화역사연구소장, 보문산세계평화탑유지보수추진위원회 홍보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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