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조선 중기 최고의 시인이자 비평가였던 백곡 김득신의 생애와 업적 글쓴이 localhi 날짜 2015.08.28 21:45
        조선 중기 최고의 시인이자 비평가였던 백곡 김득신의 생애와 업적
    충청문화역사연구소장(국학박사, 향토사학자, 시인, 칼럼니스트) 신상구
  조선의 유명한 독서광이자 시인인 백곡(柏谷) 김득신(金得臣ㆍ1604~1684)은 증평군, 괴산군, 천안시의 대표적 인룰로 잘 알려져 있다.
  백곡 김득신이 태어난 곳은 정확히 알려져 있지 않으나, 증평으로 추정하고 있다. 10대 때는 아버지를 따라 목천과 괴산?증평 및 서울 등지로 옮겨 살았으나, 아버지가 돌아가신 1624년 그의 나이 21살부터 과거에 급제하는 59살 이전에는 주로 목천 집을 근거지로 하여 활동하였다.
  그가 살았던 목천 백전(栢田)은 현재 천안시 동남구 병천면 가전리 잣밭마을이다. 잣밭마을은 그의 증조부인 김충갑(1515-1575)이 1547년경에 그곳에 살던 창평이씨와 결혼하여 인연을 맺은 곳으로, 후손들이 대를 어어 지금은 안동김씨 집성촌을 이루고 있다.
   백곡이 언제부터 언제까지 이곳에서 살았는지 알 수 없지만, 분명한 사실은 부친의 삼년상을 마친 1626년부터 과거에 합격하는 1659년까지는 잣밭에서 주로 생활하였다. 잣밭마을은 그의 생활터전이었을 뿐 아니라, 시를 짓고, 글 공부를 하던 정든 곳이었다.
  김득신의 본관은 안동(安東). 자는 자공(子公), 호는 백곡(栢谷)·구석산인(龜石山人)이다. 1662년(현종 3) 증광문과에 급제하여 가선대부에 올랐으며 안풍군에 봉해졌다. 정두경(鄭斗卿)·홍만종(洪萬宗) 등과 친하게 지내면서 시와 술로 풍류를 즐겼다. 평생을 가난한 시인으로 살았으며, 바보 이야기의 주인공으로 등장할 정도로 노둔한 사람의 대명사였다.
   백곡의 시문집인 ‘백곡집(栢谷集)’에는 자신이 읽은 글의 횟수를 기록한 ‘독수기(讀數記)’라는 특이한 글이 있다. 백곡집에는 ‘독수기’와 ‘고문 36수 독수기(古文三十六首讀數記)’가 있는데, ‘독수기’ 첫머리는 “백이열전은 1억 1만 3,000번을 읽었다”는 것으로 시작한다. 이때의 1억은 10만을 뜻하는데, 사마천의 ‘사기’ ‘백이(伯夷)열전’을 11만 3,000번 읽었다는 것이다. ‘노자열전’ 등 일곱 편은 2만번을 읽었고, ‘제책(齊策)’ 등 다섯 편은 1만 8,000번을 읽었다고 기록하고 있다. 1만 독(讀)에 미달하는 편명은 ‘독수기’에서 제외할 정도였다.
  김득신은 ‘백이열전’을 억만(십만)번 읽은 것을 기념해 서재 이름을 억만재(億萬齋)라고 고쳤는데, 십만이 넘는 독서 숫자를 하나하나 기록했다는 뜻이 어찌 보면 병적인 집착이라고 볼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런 독서량에도 과거운(科擧運)은 별로 없어서 번번이 낙방했다. 그런데 그의 후손인 김행중(金行中)이 쓴 ‘행장초(行狀草)’에 따르면 김득신은 쉰아홉 때인 현종 3년 임인년(壬寅年ㆍ1662)에 문과에 급제하고야 말았다. 그래서 김득신은 끈질긴 노력의 대명사로도 불렸다.
  김득신의 ‘독수기’는 독서가(讀書家)의 나라였던 조선의 많은 선비들에게 비상한 관심을 불러 일으켰다. 다독가(多讀家)이자 그 자신이 방대한 양의 저술을 했던 다산(茶山) 정약용(丁若鏞)도 그 중 한 명이었다. 다산은 ‘김백곡(金柏谷ㆍ김득신)의 독서를 변증한다’라는 글을 남겼는데, 다산 역시 “글이 생긴 이래 상하 수천 년과 종횡(縱橫) 3만리를 통틀어 독서에 부지런하고 뛰어난 이로는 백곡을 제일로 삼아야 할 것이다”라고 칭찬했다.
   김득신은 조선시대 사람들이 과거에만 열중하다 보니 시의 개성이나 예술성을 무시한 채 시가 오직 입신양명(立身揚名)의 수단으로 쓰이고 있음을 비판했다. 특히 김득신은 오언·칠언절구를 잘 지었으며 시어(詩語)와 시구(詩句)를 다듬는 것을 중요시했다. 문집인 『백곡집(栢谷集)』에 시 416수가 전하며, 홍만종(洪萬宗)의 『시화총림』에 실려 있는 그의 시화집인 『종남총지』는 비교적 내용이 전문적이고 주관이 뚜렷하게 나타나 있어 시학연구(詩學硏究)의 좋은 자료가 된다. 영감(靈感)과 직관(直觀)을 통해 자연의 생명을 조화롭게 읊은 시가 으뜸이라고 했다.
   백곡은 1684년에 타계하였는데, 그의 시신은 증평읍 남차리의 좌구산록에 안장되었다. 
                                                <참고문헌>
   1. 申範植, <柏谷 金得臣 文學 硏究>>, 한성대 대학원 문학박사학위논문, 2007.
   2. 이덕일, “김득신 독수기”, 한국일보, 2015.8.28.일자. 25면. 
                                                <필자 약력>
      .1950년 충북 괴산군 청천면 삼락리 63번지 담안 출생
   .백봉초, 청천중, 청주고, 청주대학 상학부 경제학과를 거쳐 충남대학교 교육대학원 사회교육과에서 “한국 인플레이션 연구(1980)”로 사회교육학 석사학위를 취득하고, 국제뇌교육종합대학원대학교(UBE) 국학과에서 “태안지역 무속문화 연구(2011)"로 국학박사학위 취득
   .한국상업은행에 잠시 근무하다가 교직으로 전직하여 충남의 중등교육계에서 35년 4개월 동안 수많은 제자 양성
   .주요 저서 : 『대천시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아우내 단오축제』,『흔들리는 영상』(공저시집, 1993),『저 달 속에 슬픔이 있을 줄야』(공저시집, 1997) 등 4권.  
   .주요 논문 : “천안시 토지이용계획 고찰”, “천안 연극의 역사적 고찰”, “천안시 문화예술의 현황과 활성화 방안”, “항일독립투사 조인원과 이백하 선생의 생애와 업적”, “한국 여성교육의 기수 임숙재 여사의 생애와 업적”, “민속학자 남강 김태곤 선생의 생애와 업적”, “태안지역 무속문화의 현장조사 연구”, “태안승언리상여 소고”, “조선 영정조시대의 실학자 홍양호 선생의 생애와 업적”, “대전시 상여제조업의 현황과 과제”, “천안지역 상여제조업체의 현황과 과제”, “한국 노벨문학상 수상조건 심층탐구” 등 62편
   .수상 실적 : 천안교육장상, 충남교육감상 2회, 통일문학상(충남도지사상), 국사편찬위원장상, 한국학중앙연구원장상, 자연보호협의회장상 2회, 교육부장관상, 문화체육관광부장관상, <문학 21> 신인작품상, 국무총리상, 홍조근정훈장 등 다수
   .한국지역개발학회 회원, 천안향토문화연구회 회원, 대전 <시도(詩圖)> 동인, 천안교육사 집필위원, 태안군지 집필위원, 천안개국기념관 유치위원회 홍보위원, 대전문화역사진흥회 이사 겸 충청문화역사연구소장, 보문산세계평화탑유지보수추진위원회 홍보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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