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광복 70년을 맞이한 대한민국의 현주소 글쓴이 localhi 날짜 2015.08.16 02:18

                     광복 70년을 맞이한 대한민국의 현주소

    충청문화역사연구소장(국학박사, 향토사학자, 시인, 칼럼니스트) 신상구(辛相龜)

  대한민국은 해방 직후 최빈국에서 세계사에서 유례를 찾아볼 수 없을 정도의 고속성장 페달을 밟아 이제 경제대국으로 성장 발전했다. 눈부신 경제성장을 이룬 덕에 주거, 교통, 환경을 비롯한 생활기반은 물론 교육과 문화생활 수준이 해방 전후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향상됐다.

  2008년 IMF 발표에 따르면 한국의 경제규모는 GDP 기준으로 181개국 중 13위이다. 무역규모는 세계 8위다.

  1인당 국민총생산(GNP)은 공식통계가 있는 1953년엔 66달러였다. 그러던 것이 2014년에 2만 8,180달러(1인당 국민소득) 수준으로 높아졌다. 전체 국내총생산(GDP)은 13억달러에서 1조 3,000억달러(2013년)로 1,000배가 늘어났다. 외환보유액은 1960년 1억 6,000만달러에서 지난 5월 말에는 세계 6위 규모인 3,715억 1,000만달러로 급증했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경제지표인 물가의 경우, 2010년 생산자물가를 100으로 놓고 봤을 때 1945년 물가지수는 0.0006 수준에 불과했다. 1945년 1원의 가치를 2014년 기준으로 환산하면 17만 2,000원 정도다. 쌀 가격은 1945년 80kg에 0.29원, 지난 5월 기준으로는 15만 8,300원이어서 비교 자체가 의미 없게 됐다.

  산업구조도 ‘천지개벽’을 했다. 농림ㆍ어업의 비중은 1950년대 초 40% 이상에서 최근에는 2%대로 줄어들었다. 제조업과 서비스업의 비중은 각각 10%, 40% 내외에서 30%, 60% 내외로 커졌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1965년 상장기업의 시가총액은 145억 원이었으나 올해 7월 말 현재 1268조8626억 원으로 약 8만7500배 성장했다. 상장회사도 17개에서 765개로 44배 늘었다. 그래서 구멍가게 수준이던 한국의 주식시장은 2014년 말 기준 시가총액 세계 14위의 시장으로 도약했다.

  1949년 남한 인구는 2,018만명이었다. 1967년 3,000만명, 1984년 4,000만명을 돌파하더니 2012년 6월에는 ‘5천만둥이’가 태어났다. 올해 인구가 5,061만명이니 광복 직후보다 2.5배가량 늘었다. 1950년대엔 제대로 된 국가 시스템이 갖춰지지 않아 가족계획이라는 것 자체가 없었다. 인구가 기하급수적으로 늘면서 사정이 달라졌다. 1970년대에 ‘둘만 낳아 잘 기르자’, 1980년대는 ‘아들 딸 구별 말고 하나만 낳자’는 운동이 벌어졌다. 불임시술을 받은 가정에 생계비를 주고 자녀 진료비를 깎아주기도 했다. 하지만 3대가 함께 살던 전통도 점점 옅어져 1인 가구가 놀랄 만큼 늘어났다. 2010년 기준으로 1인 가구는 414만이다. 전체 가구가 1,757만이니까 넷 중 한 가구가 ‘나홀로족(族)’이다. 1985년엔 66만으로 전체 가구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6.9%였다. 사회도 고령화하고 있다. 이미 2000년에 고령화사회(65세 이상 인구 7% 이상)에 진입했고 고령사회(65세 이상 인구 14% 이상)에 다가가고 있다. 1955년 3.3%였던 65세 이상 고령인구 비중은 작년 12.7%까지 올라갔다. 1970년대까지만 해도 결혼을 하지 않는다는 걸 상상할 수 없었지만, 지금은 미혼 남녀의 과반이 “결혼은 선택”이라고 당당히 말하는 시대다.

  주거 여건은 몰라보게 좋아졌다. 산비탈의 움막집과 초가집은 고층 아파트로 변했다. 주택보급률은 1965년 78% 수준에서 2013년에 116% 수준으로 올랐다. 1인당 주거면적도 1975년 7.9제곱미터에서 2012년 31.7제곱미터로 넓어졌다.

  자동차 등록대수는 폭발적으로 늘었다. 1936년 6,296대에 지나지 않았으나 2015년 2월 기준 2,027만 6,000대에 달해 무려 3,219배로 늘었다. 자동차가 늘면서 도로 길이와 포장률도 상전벽해(桑田碧海)를 겪었다. 비만 오면 질퍽거리던 좁은 길은 전국을 거미줄처럼 잇는 고속도로로 바뀌었다. 1944년 2,555km이던 도로 길이는 2013년 1억 641만km로 늘어났고, 1944년 4.2%에 불과했던 도로 포장률은 2012년에는 83.4%에 달해 대부분 도로가 말끔하게 단장됐다.

  교육 여건도 많이 좋아졌다. 1965년에는 유치원이 423곳이었고, 4?5세 어린이 196만명 가운데 2만명(취원률 1%)만 유치원에 다녔다. 그러나 2014년에는 유치원 수가 8,826개로 20배 이상 급증했고, 유치원에 다니는 어린이는 65만 2,000명(취원율 47%)으로 늘어났다. 초등학교 학급당 학생 수는 1970년에 62.1명으로 콩나물시루 같은 교실이었으나, 2013년에는 23.2명으로 크게 개선됐다. 교실이 부족해 까까머리 아이들이 밖에서 수업 받는 풍경은 기록사진으로 남았다. 이제는 학생 수 감소에 따른 폐교조치가 걱정거리일 정도다.

  미군이 쓰다만 무기는 우리가 개발한 첨단 신형으로 대체됐고, 이젠 경공격기를 수출하기에 이르렀다.

  광복 이듬해인 1946년 말 9만4229km²였던 우리나라 국토 면적은 지난해 말 10만284km²로 6.4% 증가했다. 여의도 크기(2.9km²) 2088배의 땅이 늘어난 것이다. 토지 장부가 전산화되지 않았던 시절 면적에서 빠졌던 땅들이 추가로 집계된 영향이 있긴 하지만 결정적으로 국토 면적을 키우는 데 기여한 것은 간척사업이었다. 13일 한국국토정보공사에 따르면 1970년 말 599km²였던 전국의 간척지는 2010년 867km²로 44.7% 늘었다.

  그리하여 대한민국은 이제 국제사회로부터 구원의 손길을 애타게 기다리던 최빈국이 한 해 2조 3,700억원을 원조하는 국가로 탈바꿈했다.

  그런데 2015년 광복 70주년을 맞이한 대한민국 국민들은 자부심에 못지않게 국가와 민족의 장래에 대한 우려를 하지 않을 수 없는 절박감에 사로잡혀 있다.

  질주하던 한국호는 최근에 저출산ㆍ고령화ㆍ저성장이라는 장애물을 만났다. 한국경제가 저성장의 늪에 빠져 1인당 국민소득은 10년째 ‘2만 달러의 덫’에 갇혀 있다. 빈부격차가 심화되어 노사갈등이 격화되고 있다. 청년실업이 10%를 넘어 청년들이 우울해 하고 있다. 노인 빈곤율이 49.6%로 OECD 회원국 가운데 1위로 나타났다. 가파른 상승 곡선을 그리던 각종 지표는 주춤거리고 있다. 새롭게 지속가능한 성장을 할 수 있는 원동력을 찾아야 할 전환점을 맞이했는데, 아직까지 뚜렷한 새로운 먹거리를 찾지 못하고 있다.

  국가 발전의 지체(遲滯)는 리더십의 부재에서 비롯된다. 박근혜 정권은 출범 2년 반이 다 되도록 국가적 과제에서 가시적 성과를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미숙한 국정 운영으로 국력을 허비했던 노무현 정권, 미국산 쇠고기 파동을 겪으면서 임기 내 파행을 거듭했던 이명박 정권과 ‘잃어버린 세월’을 이어가는 중이다.

  또 한번의 기적을 이룩하기 위해서는 대통령을 비롯한 정치권의 대오각성이 절실하다.

  선진국은 멀리 앞서고 뒤로는 중국의 추격에 바짝 쫓기는 샌드위치 신세인 한국 경제는 획기적인 전환점이 마련되지 않는 한 현상 타개가 요원하다. ‘창조경제’ 같은 모호한 목표에 연연할 것이 아니라 규제혁파와 서비스업에서 구체적이고 새로운 미래를 찾아야 한다. 급속 성장 과정에서 큰 몫을 한 대기업도 이제는 규모에 걸맞은 도덕성과 책임감을 보여야 할 것이다. 청년실업 해소를 위한 노동개혁은 더 미룰 수 없는 과제다.

  사회 통합을 위해서는 광복 70년의 역사를 공정하고 객관적으로 바라보는 사관(史觀)의 정립이 요구된다.

  북한은 적화야욕을 버리지 않고 6·25전쟁을 필두로 수시로 국가 안보를 위협했다. 북한의 독재자 김정은은 남한의 남북대화 요구에 응하지 않고 핵개발을 하면서 휴전선에서 군사적 도발을 하여 동북아 평화를 위협하고 있다.

  그리하여 대한민국 정부는 오늘 광복 70주년 기념일을 당면 과제인 남북한의 평화적 통일과 선진국 진입을 향한 새로운 출발점으로 삼고 국가 발전에 총력을 기우려야 한다고 생각한다.

                                      <참고문헌>

1. “최근시사/최신상식 - [탑이슈] 광복 70년 … 최빈국에서 경제 대국으로”, 일용할 상식(연재), 정보는합격의힘, 2015.7.30.

2. 이건혁, “시가총액 1965년 145억 원 → 1,268조 원”, 동아일보, 2015.8.12일자. A3면.

3. 조은아, “여의도 2088배 크기의 땅 새로 생겨”, 동아일보, 2015.8.14일자. A2면.

4. “광복 70년, 나라 세울 때의 절박함으로 위기 극복을”, 동아일보, 2015.8.15일자. 23면.

                                       <필자 약력>

.1950년 충북 괴산군 청천면 삼락리 63번지 담안 출생

.백봉초, 청천중, 청주고, 청주대학 상학부 경제학과를 거쳐 충남대학교 교육대학원 사회교육과에서 “한국 인플레이션 연구(1980)”로 사회교육학 석사학위를 취득하고, 국제뇌교육종합대학원대학교(UBE) 국학과에서 “태안지역 무속문화 연구(2011)"로 국학박사학위 취득

.한국상업은행에 잠시 근무하다가 교직으로 전직하여 충남의 중등교육계에서 35년 4개월 동안 수많은 제자 양성

.주요 저서 : 『대천시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아우내 단오축제』,『흔들리는 영상』(공저시집, 1993),『저 달 속에 슬픔이 있을 줄야』(공저시집, 997) 등 4권.

.주요 논문 : “천안시 토지이용계획 고찰”, “천안 연극의 역사적 고찰”, “천안시 문화예술의 현황과 활성화 방안”, “항일독립투사 조인원과 이백하 선생의 생애와 업적”, “한국 여성교육의 기수 임숙재 여사의 생애와 업적”, “민속학자 남강 김태곤 선생의 생애와 업적”, “태안지역 무속문화의 현장조사 연구”, “태안승언리상여 소고”, “조선 영정조시대의 실학자 홍양호 선생의 생애와 업적”, “대전시 상여제조업의 현황과 과제”, “천안지역 상여제조업체의 현황과 과제”, “한국 노벨문학상 수상조건 심층탐구” 등 62편

.수상 실적 : 천안교육장상, 충남교육감상 2회, 통일문학상(충남도지사상), 국사편찬위원장상, 한국학중앙연구원장상, 자연보호협의회장상 2회, 교육부장관상, 문화체육관광부장관상, <문학 21> 신인작품상, 국무총리상, 홍조근정훈장 등 다수

.한국지역개발학회 회원, 천안향토문화연구회 회원, 대전 <시도(詩圖)> 동인, 천안교육사 집필위원, 태안군지 집필위원, 천안개국기념관 유치위원회 홍보위원, 대전문화역사진흥회 이사 겸 충청문화역사연구소장, 보문산세계평화탑유지보수추진위원회 홍보위원

태그 888

시청자 게시판

2,116개(63/106페이지)
시청자 게시판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날짜
공지 <시청자 게시판> 운영원칙을 알려드립니다. 박한 45756 2018.04.12
875 옥 명장 장주원 선생의 역사적인 예술혼 발현을 경축하며 localhi 3238 2015.10.27
874 일제강점기에 무궁화 사랑운동을 전개한 남궁억 선생 localhi 2469 2015.10.23
873 구비문학과 스토리텔링의 보고 택리지 localhi 2290 2015.10.21
872 한문학자 이상주 이야기 localhi 3429 2015.10.18
871 단군정맥(구 단군봉안회)의 운영 현황과 과제 localhi 2814 2015.10.14
870 자작나무의 특징과 한국무속 localhi 2626 2015.11.15
869 올바른 국사교과서의 전제조건 localhi 2064 2015.10.14
868 2015 노벨경제학상 수상자 앵거스 디턴의 학문적 업적 localhi 1930 2015.10.13
867 개천절과 한글날의 역사적 의의 localhi 1834 2015.10.12
866 해월 최시형의 생애와 생명존중 사랑 localhi 2569 2015.10.11
865 2015년 노벨문학상 수상자 스베틀라나 알렉시예비치의 생애와 문학세계 localhi 1915 2015.10.10
864 박 노자의 정체 ??? lkh7828 1629 2015.10.09
863 한국사다운 한국사가 없다 [2] localhi 2289 2015.10.07
862 남한의 국화는 무궁화이고, 북한의 국화는 진달래가 아니라 목련 localhi 2876 2015.10.04
861 『신지비사(神誌秘詞)』 찾기운동 제안 localhi 2200 2015.10.04
860 한국 국가경쟁력 세계 26위 localhi 2250 2015.10.03
859 새 중학교 역사교과, 독립운동사 대폭 축소 말썽 localhi 1972 2015.09.28
858 단양의 향토사학자 윤수경 이야기 localhi 3242 2015.09.25
857 친일학자들의 잇단 망언, 대학 강단에서 추방해야 localhi 1927 2015.09.23
856 신의 나라 자미국 localhi 4519 2015.09.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