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이병도와 임승국 글쓴이 lkphar 날짜 2007.12.26 04:40
나는 얼마 전에 1957년판 이병도의 [국사대관]을 구했다.

재야에서는 이병도를 식민사학자라 욕하면서 그가 단군과 고조선을 부정하다가 죽을 때가 되어서야 회개의 글을 조선일보에 발표(1986년 10월 9일)하고 죽었다고 한다. (이 글의 전문은 이병도에 대한 모함 [클릭]에서 읽을 수 있다.) 과연 그랬을까? 한번 1957년의 이 책을 가지고 그 점을 살펴보자.

사실 조선일보 기사에는 단군의 실재 여부에 대한 내용이 없다. 기껏해야 이 정도 내용이 있을 뿐이다. 반면 [국사대관]에는 훨씬 상세한 설명이 있다.

조선일보
단군은 즉 이 천신족과 지신족과의 결혼에서 생긴 것이라고 하겠다.
국사대관
단군은 즉 이 천왕의 아들이라하여 천왕을 봉사하던 고조선 사회의 제주祭主요 군장이었던 것이다. 고조선뿐만 아니라 신정시대 - 즉 제정일치시대의 모든 군장이 다 그러한 관념과 직책을 가져 제주는 의례히 군장의 직을 겸임하고 군장은 또 의례히 제주의 직을 겸하였던 것이다. (중략) 하여튼 나 역시 이를 고유명사로 보는 이보다 어떤 존칭, 존호로 해석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된다. (p26)


보다시피 이병도가 단군을 부정했다는 이야기는 아무 근거도 없음을 알 수 있다. 오히려 이병도도 단군을 존칭, 존호로 생각하여 여러 명의 단군이 대를 이었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

신단과 신시에 대한 생각도 57년이나 86년이나 변한 게 없음을 아래 글을 통해 알 수 있다.

조선일보
이 수호신의 주처住處는 곧 신단수로 이것은 지금 민속중에 생생히 남아 있다. 다시 말하면 지금의 서낭당이 그곳이니 선왕당(仙王堂 서낭당)은 즉 천왕당인 것이다. 이 서낭당의 나무가 곧 신단수 그것이고 그 밑의 돌무더기가 신단이다. 그리고 옛날에 이 신단을 중심으로 한 부락이 신시였던 것이다.
국사대관
환웅천왕이 강하하였다는 신단수하는 즉 신역神域이요 제단이요 그 주위는 한 도시였던 것이다. 그러므로 이를 신시라 한 것이다. (중략) 요컨대 환웅은 고조선의 시조신인 동시에 국인의 생명, 재산 선악, 길흉을 맡은 남성의 수호신이니 후세의 소위 [산왕당山王堂](산신당) [선왕당仙王堂] 내지 [성황당城隍堂](중국의 성황신명을 음상사音相似에 의하여 차용한 것)이라 하는 것은 다 이러한 천왕을 위하던 [천왕당天王堂]의 전칭傳稱이라고 볼 수 있다. (pp25-26)


웅녀가 토템이라는 생각 역시 57년에 이미 하고 있었음을 알 수 있다.

조선일보
환웅천왕이 웅녀와 혼인하여 단군을 낳았다는 이야기가 고기에 전하여 오지만 여기의 웅녀는 고기에는 웅熊이 여신女身으로 화한 것이라 하나 이는 웅(곰) 토템족의 여자로 해석하여야 옳다고 나는 연래 주장해 오고 있다.
국사대관
웅녀는 웅熊이 여신女身으로 화한 것이라 하나 실상은 아래에 말한 바와 같이 지상족 - 즉 국신족國神族이라 할 수 있는 것이다. (중략) 다시 말하면 즉 천신족인 환웅과 지신족(국신족)인 [고마]족의 여성과 결혼하여 단군을 생生하였다는 것이다. (p24)


10월을 상달이라고 조선일보 기사에 적은 것도 [국사대관]에 이미 보이고 있다. (p56)

평양의 위치 비정도 이때 이미 마쳐져 있다.

조선일보
그뿐 아니라 이때의 평양은 지금의 평양이 아니라 고구려의 黃城(皇城, 즉 丸都城)의 對岸인 東黃城(今 강계)인 것이다. 지금의 평양에는 아직도 이때 낙랑군이 건재하였기 때문이다. 그런데 「仙人王儉之宅」이라고 한 평량은 후일의 평양(지금의 평양)의 지칭이므로 전후자를 혼동하여서는 안된다.
국사대관
동황성의 위치는 자세치 아니하나 환도(일명 황성黃城)의 동편(아마도 강계지방?)인 듯하며, 삼국사기의 평양천도설은 후일 평양의 동명同名(동황성)과 혼동한 데서 생긴 착오라고 해석된다.


이처럼 이병도의 주장은 초기부터 말년까지 별로 변한 것이 없다.

그리고 이 책에서 나름 재밌게 본 부분을 잠깐 옮겨둔다.

또 동해 수족의 일대연수인 우리 울릉, 독도의 해역이라든지 남해어역에 대하여 근세 이래 일본어민의 잠채선이 틈을 타서 침입하는 상태였지만, 그들의 습성은 오늘에도 버리지 않고 가끔 금禁을 무릅쓰면서 옛날의 행동을 되푸리하는 광경이 아닌가? 일본이 우리의 독도를 강탈하려는 의도가 나변那邊에 있는가를 여기서 더한번 인식하지 않으면 않되겠다. (p10)

해방 이래 [남북의 분열] [사상의 혼란] [경제의 불안] [정치의 모순] 등 민족의 일대 위기 난관에 처하여 있으므로 이 난관을 어떻게 돌파하여 나갈 것인가 하는 것이 우리의 당면한 [현실]이다. (p586)


1957년이면 이승만 독재가 한창 기승을 부릴 때지만 이병도의 책에는 정권에 대한 칭송이나 아부 따위는 전혀 없다. 오히려 위와 같이 당면한 현실의 어려움을 이야기하고 그것을 헤쳐나갈 방법을 나름대로 찾아보고 있을 뿐이다.

진실로 지금의 [현상]은 일대 위기에 처했다고 하겠다. 외부 이대세력의 대립 여기 대한 사대주의의 성장, 사리사욕의 발동, 이 얼마나 위험한 단계에 처하였는가. 이때야말로 우리는 과거를 똑바로 회고반성하여 모든 소아小我적인 것을 버리고 대아大我적인 독자적인 정기正氣를 확충하여 과오를 되풀이 하지 않도록 하여야 할 것이다. (p587)

이와는 대조적으로 박사 학위 논문을 아무데서도 찾아볼 수 없는 재야사가 임승국 교수는 1978년 자신의 책에서 이런 이야기를 하고 있다.

[승공통일]을 위한 체제나 그 체제철학은 민족사학에 바탕을 두어야 한다. 주체적 민족사관의 확립! 총화단결! 새마을 정신! 유신이념의 구현! 초전박살의 결전태세! 등 우리민족의 당면한 실천구호도 이를 실현하기 위하여는 이들 구호에 구체성, 생동감, 효율성을 부여하는 활력소가 바로 [민족사관]에서 우러나온 민족정신이오 위국충성인 것이다. (한국고대사관견 p220)

임승국은 박정희가 죽고 난 뒤에는 전두환에게 이런 말을 하기도 했다.

실로 국사광복은 대통령각하의 의지하나로 결정될 수 있는 민족의 숙원사업인 것이다. 민족사는 오랫동안 용기있고 과단성있는 민족의 지도자를 감당하여 왔다. 국사혁명이라는 과업은 애오라지 지도자의 용기와 결단만이 해결할 수 있는 명제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지금 우리는 가장 뛰어난 영단을 지닌 민족지도자를 모신 <새시대!>에 살고 있다고 자부하는 것이다. (중략) 이 모든 가능성이 오직 새시대 지도자의 의지 하나에 달린 것이므로 우리가 지금 처해있는 이 시공이야말로 억겁의 세월이 집약된 역사의 찰라라고 아니할 수 없다.(자유 81.4 p 74)
 
위글 역시 어떻게 바라봐야 하는지요.
진지한 답변을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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