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충북연극 100년사』를 저술한 청주대 연극영화과 이창구 교수 이야기 글쓴이 신상구 날짜 2020.07.26 17:46

                               『충북연극 100년사』를 저술한 청주대 연극영화과 이창구 교수 이야기

                                                         박소영 기자 parksoyoung@cbinews.co.kr

   이창구(65)청주대 연극영화과 교수가 600페이지가 넘는 충북연극100년사를 정리해 책으로 냈다. 82년도 청주대 연극영화과 교수로 부임하면서 충북 연극과 인연을 맺은 그는 충북연극계의 산증인이자, 아버지로 통한다. 내년 3월 정년퇴임을 앞두고 있는 그는 먼저 책이야기를 꺼냈다.
   “회갑때 충북연극사를 냈는데, 이번에 낸 것은 90년부터 2000년도 이후까지를 편집했어, 그런데 아직도 빠진부분이 많은 것 같아 아쉬워.”
   그는 청주 최초의 극장이 1914년에 설립된 ‘덕영좌’였다고 설명한다. 북문로에 위치한 덕영좌는 소방소에서 관리했다는 것. 이어 ‘앵좌’, 30년대에 청주극장이 들어섰다.
이교수는 15년전부터 이번 책발간을 위해 자료수집을 해왔다고 밝혔다.
   “충북에서 25년연극을 했어. 누군가는 충북연극사를 정리해야 된다고 생각했지. 지금 각 지역별로 웬만한데는 다 있거든.”
   그는 충북연극계에서 신화적인 존재다. 청주대 연극영화과 교수로 부임하자마자 이듬해인 84년 청년극장을 만들고, 100회가 넘는 정기공연에서 상임연출자리를 한번도 놓지 않았다.
   그런데 이교수는 대학에 오기전에는 연극무대뿐 아니라 탤런트로도 활동한 ‘배우’였다고 강조한다. 동국대학교 연극영화과 61학번인 그는 故 김무생, 이신재, 이일웅씨가 동기들이라고 했다. 초등학교때 한 ‘톰아저씨’가 60여년의 연기인생의 시작점이 될줄 몰랐다며 웃어보이는 노교수는 회고담을 찬찬히 들려준다.
   “한국에서 가장 오래된 전통을 자랑하는 극단 신협에 대학 졸업후 바로 입단했어. 20년후에는 내가 극단대표까지 했는데 교수자리가 나서 내려오게 된 거지.”
   극단 신협은 허장강, 김승호, 최은희씨등이 만든 전설적인 단체다. 이교수 극단 신협뿐만 아니라 극단 가교와 이예랑 이동극장에서 활발히 활동했다는 것. 이후 동양 TV에서 선배였던 오현경씨가 디스크가 걸려 연출부를 맡았던 그가 대타로 출연한 것이 계기가 돼 탤런트 생활도 3년 가량 하게 됐다는 것.
   “같이 활동했던 배우들이 노주현, 박용식 등이었어. ‘동경유학생’, ‘영친왕’, ‘백바지클럽’등에 출연했는데 맡은 역할이 사기꾼이 많아서 버스 타면 욕하는 사람이 많아 중간에 내린것도 몇번인지 몰라…”
   그때만 해도 3개방송사 탤런트가 30~40명이 전부여서 화기애애했다는 것.

   충남 예산 생인 그는 고등학교때 서울로 유학와 대학을 마치고, 줄곧 서울에서 활동했다. 그가 청주로 내려온건  마흔두살. 적잖은 나이에 그는 무대가 아닌 교단에 서게 된다. 
   “처음엔 후회도 많이 했지. 내끼가 있는데 여기 있으면 소멸되는 건 아닐까 고민도 많이 했고, 그러다가 이듬해에 청년극장을 만들고 후학 가르치는 일에 열정을 쏟았지, 내 손을 거쳐간 제자도 참 많아.”
   그의 노력이 빛을 발했을까. 청주대 연극영화과를 졸업한 그의 제자들이 그 이름을 빛내주고 있다. 조민기, 송일국, 황미선씨등이 직접 키운 제자들이고, 또 이덕화, 이영하, 송승환씨도 서울에서 대학강사시절 연극계에 데뷔시켰다고 한다. 그런데 한때 최고 인기를 누렸던 연극영화과도 이제 졸업후 갈길찾기가 어려운 실정이다. 이에 이교수의 걱정도 많다.
    “예전에는 졸업만 하면 영화든, 라디오 등 터를 잡을 수 있었는데, 지금은 한해 졸업하는 수만 4천명이야. 어디로 갈데가 없어.”
   그는 재능이 있으면 꿈을 이룰수 있는 시대는 이미 지나갔다고 자조섞인 말을 던졌다.
   청년극장이 창립했던 80년대만 해도 충북지역 연극이 화려한 꽃을 피웠던 시절이었다. 시민극장이 70년대 첫 문을 열었고, 84년에 청년극장과 상당극회에이어 극단청사와 새벽이 창단했다. 대부분 이교수의 실기수업시간에 눈에 띄어 극단에 합류했다.
   “90년대 영화가 활성화 되면서 연극이 죽었지. 이제 과거처럼 대작을 할수 있는 여건도 안되고, 연극이 소품화 되고 있어. 대신 뮤지컬이 붐이지, 그런데 연극의 매력은 현장성 이거든. 긴장감이 바로 무대의 매력이야.”
   이교수는 요즘 연극은 외국에서 돌아온 ‘유학파’들에 의해 실험극이 유행이지만, 10년후면 다시 리얼리즘으로 회귀할 것이라고 예견했다.
   그가 고집했던 정통 리얼리즘은 충북연극의 이름이 됐다. 올 2월 퇴임공연으로 이교수는 40년대 미국 빈농층의 삶을 그린 ‘타바코로드’를 준비중이다. 기성극단에서 한번도 소개 된적 없다는 이 연극은 오래전 극단 신협에서 올리려다 검열에 걸려 못올린 작품이라고 뒷얘기를 들려줬다.
   재학생팀과 졸업생팀으로 나눠 정동극장에서 공연할 예정인데, 이미 송일국, 조민기씨 등이 스승님 공연에 출연하기로 화답했다는 것.
   1월 6일부터 연습에 들어가 바빠질 이교수는 2006년은 한국배우협회에서 화술교육을 맡아달라고 해서 10개월간 전국의 극단을 유랑할 것 같다고 전했다.
   정년퇴임이 그에게는 애들이랑 안싸워서 ‘시원한 일’이고 , 개인적으로는 시간이 많아져 ‘편안 일’이라고 하지만, 강단을 떠나는 모습이 쓸쓸해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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