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스웨덴에서 출간된 한국 문학 작품 무려 33종 글쓴이 신상구 날짜 2020.03.20 20:53

                                                                     스웨덴에서 출간된 한국 문학 작품 무려 33종
                                                
   “스웨덴 한림원에서 노벨문학상 후보자를 비밀리에 추천해 달라고 했습니다. 미당 서정주 시인을 추천했지요. 그즈음에 노벨문학상에 큰 영향을 끼치는 유럽의 한 신문사 논설위원이 방한했어요. 그런데 그 논설위원이 미당에 관한 이야기를 듣다가 전두환 정권을 찬양했다는 대목에서 바로 ‘노(No)’ 했다는 겁니다. 얼마나 낙망했던지….”
   국제PEN 한국본부 이사장을 지낸 문덕수 시인으로부터 직접 들은 이야기다. 1990년대 초반 일이었다고 한다. 그 이후로 한국 문학계는 노벨상 시즌이면 수상 기대감으로 달아올랐다. 이웃 나라 일본이 1994년 두 번째 수상 작가를 내자, 야릇한 경쟁심이 우리 문학판에 일었다. 2012년 중국 작가가 상을 받은 후론 우리 열망도 더 커졌다. 고은 시인이 유력 후보에 올랐다는 설(說)에 오랫동안 매달렸으나, 시인이 문학 외적인 사건에 휘말리는 바람에 소망을 접어야 했다.
   스웨덴 한림원이 10일 저녁 올해 노벨문학상 수상자를 발표한다. 해외 언론은 이번에 한국 문학인을 유력 후보로 거론하지 않았으나, 우리 문학인도 후보로 올라간 것은 분명하다. 한림원이 여느 해처럼 국제PEN 한국본부로부터 후보 추천을 받았기 때문이다. 비공개여서 드러나진 않지만, 한림원은 다른 경로로도 추천을 받는다고 한다. 대륙별, 국가별, 장르별 안배를 해 온 그들이 아시아 강국인 한국의 문학인을 눈여겨보고 있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그런데 노벨문학상 후보가 되려면, 5개국어 이상으로 번역된 작품이 있어야 한다는 조건이 있다. 거기에 스웨덴어가 꼭 포함돼야 한다. 지난달 열린 스웨덴 예테보리도서전을 계기로 살펴보니, 스웨덴에서 출간된 한국 문학 작품은 33종이었다. 김지하, 이문열, 문정희, 황선미, 김영하, 한강 등의 작가 작품으로, 과거에 비해 크게 늘었다.
   한국문학번역원에 따르면, 해외에서 출판된 한국 문학 작품은 최근 5년(2014∼2018) 동안 690종에 달했다. 번역 언어도 38개에 이르렀다. 물론 이 숫자는 ‘탈아입구(脫亞入歐)’를 내세워 해외 출간을 1세기 이상 국가적으로 지원한 일본에 비할 바가 못 된다. 그럼에도 한국 문학이 언어 벽을 넘어 해외로 꾸준히 나가고 있는 것은 반갑다. 정부와 문학계가 함께 희망의 돛을 더 높이 올려야 한다. 그런 점에서 PEN 한국본부가 산하 기구로 번역원을 만든 것은 뜻깊다.
   물론 번역을 하려면, 세계인이 공감하는 작품이 많아야 한다. 민족, 국가 틀을 벗어나 보편성을 추구하되 한국 작가만의 역동성을 담은 작품이 좋다고 한다. 예테보리도서전은 그런 수작들이 한국 문학에 포진하고 있음을 확인시켰다. 이 기세를 지속하려면 작가들의 열정이 불처럼 타올라야 하고, 독자들의 독서 열기가 뒷받침돼야 한다. 미국 문예지 ‘뉴요커’는 3년 전 “한국인들은 책을 읽지 않으면서 노벨문학상을 원한다”고 비판했다. 그 사이에 “우리는 달라졌다”고 할 수 있을까.
   우리는 세계에서 가장 오랜 인쇄술을 지닌 국가이며, 전제 시대 군주가 애민 정신으로 글자를 만든 유일한 나라다. 그 자부를 바탕으로 이뤄 온 한글 문학을 누리며 스스로 아껴야 한다. 이것이 노벨문학상 시즌마다 수상 꿈에 앞서 우리가 진정으로 새겨야 할 것이 아닐까.
                                                                                       <참고문헌>
    1. 장재선, " 노벨문학상을 꿈꿀 자격", 문화일보, 2019.10.8일자.  


시청자 게시판

1,131개(1/57페이지)
시청자 게시판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날짜
공지 <시청자 게시판> 운영원칙을 알려드립니다. 박한 8900 2018.04.12
1130 한국 최초의 소설 <금오신화>의 저자 김시습 이야기 신상구 3 2020.03.27
1129 제5회 서해수호의 날 문재인 대통령 기념사 전문 신상구 8 2020.03.27
1128 문덕수 원로시인 타계를 애도하며 신상구 14 2020.03.20
>> 스웨덴에서 출간된 한국 문학 작품 무려 33종 신상구 14 2020.03.20
1126 ‘태전(太田)’이 ‘대전(大田)’ 으로 지명이 바뀐 비운의 역사 신상구 15 2020.03.20
1125 병조호란 당시의 외교 난맥상 신상구 14 2020.03.17
1124 로마 제국 제16대 황제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의 역병퇴치 모범 사례 신상구 13 2020.03.16
1123 아직 끝나지 않은 문화계 블랙리스트 사태 신상구 14 2020.03.13
1122 민족주의 다양성과 미래 신상구 14 2020.03.11
1121 조선시대 역병과 밀무역 신상구 21 2020.03.10
1120 <특별기고>충청권 민주화운동의 효시인 대전 3.8민주의거 제6 신상구 16 2020.03.09
1119 포암 이백하 선생을 이달의 스승으로 추천하며 신상구 22 2020.03.05
1118 항일 문학에 앞장 선 시인 심훈 신상구 17 2020.03.04
1117 봉오동전투의 영웅 홍범도 장군 유해 봉환을 경축하며 신상구 16 2020.03.03
1116 토정 이지함의 올곧은 생애와 훌륭한 업적 신상구 33 2020.03.02
1115 3.1운동 독립 운동가들의 대부 사무엘 오스틴 마펫 이야기 신상구 16 2020.02.29
1114 빈센트 반 고호의 생애와 업적 신상구 36 2020.02.26
1113 대전『환단고기』북콘서트 참관기 신상구 21 2020.02.26
1112 법정 대종사 10주기 추모법회 엄숙히 봉행 신상구 20 2020.02.24
1111 시련과 좌절을 딛고 성공한 스타들 신상구 52 2020.02.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