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95주년 3.1절 유감 글쓴이 localhi 날짜 2014.03.02 22:53

                                 95주년 3.1절 유감

        충청문화역사연구소장(국학박사, 향토사학자, 시인) 신상구

  유럽의 여러 나라는 기독교와 민주주의를 양축으로 하여 발전해 왔다. 그리하여 한국의 민주주의는 일반적으로 8.15해방 이후 서양에서 수입한 것으로 이해되고 있다.

  그런데 우리나라의 정치사를 회고해 보면, 고구려에는 제가회의제도(諸加會議制度)가 있었고, 신라에는 화백제도(和白制度)가 있었는가 하면, 백제에는 정사암제도(政事巖制度)가 있었고, 조선시대 말인 1894년에는 동학농민군의 집강소(執綱所) 제도가 있었다. 그리고 1919년 4월 상하이의 대한민국임시정부가 제정한 임시헌장 제 1조를 보면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제로 함"이라고 기록되어 있어, 민주주의가 한국에서 자생적으로 발생했음을 알 수 있다. 

  박찬승 한양대 교수는 "헌법에 민주공화국(民主共和國)을 천명한 것은 1920년대에 와서 이 용어가 들어가는 유럽보다 앞선 것"이라며 "외부에서 이식된 게 아니고 한국인들 스스로 발전시켜 채택했다는 점에서 더욱 가치가 있는 움직임"이라고 평가했다.

  최근 들어 3.1운동을 전근대적 봉건 체제와 단절하는 혁명으로 보는 연구가 많아졌다. 그래서 그런지 오는 2019년 3ㆍ1운동 100주년을 앞두고 3ㆍ1운동의 역사적 위상을 재평가하려는 움직임이 본격화하고 있다.

  이준식 민족문제연구소 연구위원은 군주제와 결별하는 계기가 됐다는 점에서 3ㆍ1운동은 독립운동 그 이상의 민주혁명이라고 규정했다. 당시 여러 임시정부에서 나온 정부안 가운데 대한제국 복귀를 주장한 것은 하나도 없었다. 3ㆍ1운동 참가자들은 누구나 군주가 아니라 국민이 주인인 독립국을 원했다.

  그래서 지난 2014년 2월 26일 한국언론재단 19층 기자회견장에서 3ㆍ1혁명이라는 이름을 되살려 3ㆍ1정신을 '올바르게' 계승하자며, 3ㆍ1혁명100주년기념사업추진위원회(상임대표 윤경로)가 결성식을 겸한 학술회의를 열어 출발을 알렸다. 항일독립운동가 가족과 독립운동 단체는 물론 학계와 종교계, 시민단체를 대표하는 인사까지 70여명이 발기인으로 참여했다.

  민중서림이 1989년 4월 25일에 발간한『엣센스 국어사전』을 찾아보니, 운동(運動, movement)이란 목적을 이루기 위해 분주히 돌아다니며 진력하는 일을 말하고, 혁명(革命, revolution)이란 기존의 권위나 방식을 단번에 뒤집어엎는 일을 말한다. 다시 말해 운동은 기존의 정권을 그대로 유지하는 가운데에 정치와 사회를 개선 내지 개혁하는 것이고, 혁명은 기존의 정권을 강제로 몰아내고 새로운 정권을 세워 정치와 사회를 혁신하는 것을 말한다.

  해방 이후 한국은 민주공화제를 유지해 왔지만, 독재와 부정부패가 만연하여 4.19의거, 5.16쿠데타, 광주민주화운동이 일어나 정치사회적 혼란이 극심했다. 그래도 한국의 자유민주주의는 산업화와 함께 꾸준히 발전해 한국이 중진국을 넘어 선진국으로 발전하는 데에 튼튼한 기반이 되고 있다.    

  그런데 2014년에 95주년 3.1절을 맞이하는 한국 국민들의 마음은 기쁘기보다 착잡하기 그지없을 것 같다. 그도 그럴 것이 지금 글로벌 경기 침체로 한국 국민들의 경제생활이 어려운데, 일본의 아베신조(安倍晋三) 극우정권이 과거 침략을 반성하지 않고 역사를 왜곡하며 위안부 강제 동원을 부인하고, 독도를 일본 영토라고 억지로 주장하는가 하면, 평화헌법을 위반하면서까지 군사력을 강화하며 동북아 평화를 위협하고 있어 정상회담도 개최하지 못할 만큼 한일관계가 악화되고 있어 한국 국민들을 짜증나게 하고 있다. 그리고 중국과 러시아에 산재해 있는 항일독립 유적지가 방치되다시피 하여 황폐화 되고 있고, 국가보훈처가 지정한 현충시설을 찾는 국민들이 거의 없어 호국의 넋이 잊혀질 가 우려되고 있다. 또한 아직도 항일독립운동가들 중 상당수가 증빙 자료가 없어 공적을 인정받지 못해 그 후손들이 마음 아파하고 있는데, 친일 민족반역자들 중 일부의 시신이 국립현충원에 안장되어 있어 묘지 이장을 요구하는 시위가 끊이질 않고 있다. 심지어는 항일독립운동가 후손들은 가난하여 배우지 못하고 유산도 물려받지 못해 고생하며 어렵게 살고 있는데, 친일 민족반역자들의 후손들은 부자라 많이 배우고 유산을 많이 물려받아 높은 자리에 앉아 호위호식하며 떵떵거리며 잘 살고 있으면서도 그것도 모자라 조상땅 찾기 소송을 벌여 민족정기를 흐리고 있다. 그런가 하면 항일독립운동사 연구와 항일독립운동가 선양 사업이 특정 인물을 중심으로 이루어지고 있고, AI(Avian influenza) 조류독감이 발생하는 바람에 봉화제 행사가 취소되는가 하면, 아우내 장터 독립선언서가 새로 발굴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원본이 없다는 이유로 사장되어 3.1절을 맞이하는 국민들의 마음을 우울하게 하고 있다.      

  앞으로 한국 국민들이 3.1절을 기쁜 마음으로 맞이하기 위해서는 우선 먼저 한일외교를 잘 해 일본이 과거 침략을 반성하고 사과하며 보상을 하도록 하고, 독도가 한국 영토임을 분명히 인식시켜 영토분쟁을 종식시키는가 하면, 일본이 평화헌법을 준수하여 군사력을 증강하지 않고 동북아 평화에 기여하도록 해야 한다. 그리고 국내는 물론 중국과 러시아와 미주에 산재해 있는 항일독립 유적지를 찾아내어 국가 정책적 차원에서 잘 관리하고, 국가보훈처에서 지정한 현충시설이 역사교육의 장으로 활용될 수 있도록 학교현장에서 현장체험교육을 강화해야 한다. 또한 국가보훈처가 나라를 위해 목숨을 바쳐 항일독립운동을 하고서도 증빙자료를 제출하지 못해 아직까지 국가로부터 아무런 포상이나 연금 혜택을 받지 못하는 유족들을 찾아내어 전향적으로 보상하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그런가 하면, 항일독립운동사 연구와 항일독립운동가 선양 사업을 균형적으로 하고, 새로 발굴한 아우내장터 독립선언서를 해마다 개최되는 봉화제에서 선언하여 지역의 정체성을 확립하는가 하면, 항일독립운동가로 인정받아 국립현충원에 안장된 후 뒤늦게 친일 반민족 행위가 들어나 논란이 될 경우 국가가 강제로 이장할 수 있도록 법을 빨리 마련해야 한다.                 

                                      <필자 약력>

   .1950년 충북 괴산군 청천면 삼락리 63번지 담안 출생

   .백봉초, 청천중, 청주고, 청주대학 상학부 경제학과를 거쳐 충남대학교 교육대학원 사회교육과에서 “한국 인플레이션 연구(1980)”로 사회교육학 석사학위를 취득하고, 국제뇌교육종합대학원대학교(UBE) 국학과에서 “태안지역 무속문화 연구(2011)"로 국학박사학위 취득

   .한국상업은행에 잠시 근무하다가 교직으로 전직하여 충남의 중등교육계에서 35년 4개월 동안 수많은 제자 양성

   .주요 저서 : 『대천시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 『아우내 단오축제』 등 4권

   .주요 논문 : “천안시 토지이용계획 고찰”, “천안 연극의 역사적 고찰”, “천안시 문화예술의 현황과 활성화 방안”, “항일독립투사 조인원과 이백하 선생의 생애와 업적”, “한국 여성교육의 기수 임숙재 여사의 생애와 업적”, “민속학자 남강 김태곤 선생의 생애와 업적”, “태안지역 무속문화의 현장조사 연구”, “태안승언리상여 소고”, “조선 영정조시대의 실학자 홍양호 선생의 생애와 업적”, “대전시 상여제조업의 현황과 과제” 등 54편

   .수상 실적 : 천안교육장상, 충남교육감상 2회, 충남도지사상, 국사편찬위원장상, 한국학중앙연구원장상, 자연보호협의회장상 2회, 교육부장관상, 문화체육관광부장관상, <문학 21> 신인작품상, 국무총리상, 홍조근정훈장 등 다수

   .한국지역개발학회 회원, 천안향토문화연구회 회원, 천안교육사 집필위원, 태안군지 집필위원, 천안개국기념관 유치위원회 홍보위원, 대전문화역사진흥회 이사 겸 충청문화역사연구소장, 보문산세계평화탑유지보수추진위원회 홍보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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