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천재 과학자 아인슈타인 이야기 글쓴이 신상구 날짜 2021.08.08 04:09

천재 과학자 아인슈타인 이야기


오늘로부터 꼭 116년 전인 1905년 6월 30일 물리학계에선 기념비적인 일이 일어납니다. 독일 ‘물리학 연보’에 ‘운동하는 물체의 전기역학에 대하여’라는 논문이 제출된 거예요. 특수상대성이론에 대한 이 논문은 현대 물리학의 흐름을 바꾼 혁명적 내용으로 간주됩니다. 이 논문을 포함해 같은 해 11월까지 한두 달 간격으로 위대한 논문 네 편이 연달아 발표됐어요. 모두 한 사람의 작품이었죠. 이 때문에 과학계에선 1905년을 ‘기적의 해’라고 불러요.

이 논문 저자는 당시 저명한 물리학자가 아니라 특허국 공무원으로 일하던 26세 청년이었답니다. 바로 20세기 가장 위대한 과학자로 불리는 알베르트 아인슈타인(Albert Einstein·1878~1955)이에요. 부스스한 머리에 덥수룩한 콧수염, 익살맞은 표정을 가진 인물이죠.

①독일 출신 아인슈타인은 히틀러가 집권하자 미국으로 망명했고 1940년 시민권을 취득했어요. 그가 판사로부터 미국 시민권을 취득했다는 증명서를 받는 장면이에요. ②아인슈타인(왼쪽)과‘원자폭탄의 아버지’로 불리는 물리학자 로버트 오펜하이머. 오펜하이머는 미국이 진행한 인류 최초 핵무기 개발 계획인‘맨해튼 프로젝트’의 연구 책임자였어요. ③‘맨해튼 프로젝트’에 참여한 과학자들. 아인슈타인의 상대성 이론은 원자폭탄 개발에 실마리가 됐어요. /위키피디아·로버트 버클리 국립연구소

◇학교에 적응하지 못했던 유년 시절

아인슈타인은 1879년 독일 울름에서 유대인 부모 사이에서 태어났어요. 어렸을 때 엄격한 독일 학교에 적응 못해 힘들어했어요. 역사나 지리 같은 과목에선 낮은 성적을 받았지만, 수학과 물리학에선 두각을 나타냈어요. 12세에 대수학과 유클리드 기하학을 독학할 정도였다고 합니다.

아인슈타인은 1895년 불과 16세 나이에 스위스 취리히 스위스연방공과대학에 지원했어요. 다른 과목에서 낮은 점수를 받아 입학 시험에서 떨어질 뻔했지만, 수학과 물리학에서 워낙 뛰어난 점수를 받아 대학의 배려로 입학할 수 있었어요. 대학 시절 아인슈타인은 특별하게 뛰어난 학생은 아니었어요. 반항적인 태도로 교수들과 마찰을 빚었고, 1900년 졸업 후엔 전공 관련 일자리를 얻지도 못했어요. 이때 과외 교사 자리를 구한다는 전단 광고를 내기도 했어요. 다행히 얼마 후 친구 아버지 도움으로 스위스 특허국 심사관으로 취직했어요. 그는 일과 이후 혼자 연구를 계속했고, 그 결과를 1905년 쏟아냈습니다. 그의 천재성이 드러나기 시작한 거죠.

◇무명 공무원이 찾아낸 ‘물리학 혁명’

아인슈타인 논문들은 기존 뉴턴으로 대표되는 고전 물리학 이론을 완전히 뒤집는 것이었어요. 특수상대성이론의 핵심은 ‘멈춰 있는 물체의 시간보다 움직이는 물체의 시간이 더 느리게 간다’는 것입니다. 오랫동안 과학자들은 시간은 우주에서 일어나는 일과는 상관 없이 일정하게 흐른다고 생각했는데, 아인슈타인이 시간도 보는 사람에 따라 상대적이라고 주장하자 과학계는 큰 충격을 받았죠. 아인슈타인은 특수상대성이론을 발표하고 얼마 후 그 유명한 ‘E=mc²’ 공식도 발표했어요. 에너지(E)는 질량(m)에 빛의 속도의 제곱(c²)을 곱한 결과물이라는 뜻인데, 이 이론은 이후 원자폭탄 제조의 실마리가 됐어요.

아인슈타인이 1905년 한 해에 천재적 논문들을 쏟아냈지만, 사실 이는 그가 10년 가까이 고뇌한 결과로 알려져 있어요. 그는 고등학교때부터 물체가 빛과 같은 속도로 달리면 어떻게 될지 머릿속으로 끊임없이 생각하고 고민해 왔는데, 그것이 ‘상대성이론'의 발판이 됐다는 것이지요. 아인슈타인은 이론 물리학에 기여한 공로로 1921년 노벨 물리학상을 받았습니다.

◇맨해튼 프로젝트 찬성한 일 후회

아인슈타인은 이후 특허국 일을 그만두고 학계로 진출했어요. 스위스, 독일 대학에서 교수로 일했죠. 1933년 히틀러가 독일 집권자가 됐다는 사실을 알고 미국으로 망명한 뒤 1940년엔 미국 시민권을 취득했어요. 미국에서 머무는 동안 2차 세계대전이 일어났어요. 아인슈타인은 정치적으로 평화주의자였어요. 하지만 당시 독일 히틀러가 핵무기를 개발하고 있다는 소문이 들리자, 미국 과학계에선 “미국이 먼저 원자폭탄을 개발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어요. 아인슈타인은 미 루스벨트 대통령에게 원자폭탄 개발을 촉구하는 편지에 서명하기도 했죠. 이 편지에서 ‘맨해튼 프로젝트’라는 암호명의 원자폭탄 개발이 시작됐죠.

맨해튼 프로젝트는 비밀리에 진행됐지만, 규모는 어마어마했어요. 로버트 오펜하이머를 비롯해 리처드 파인먼, 존 폰 노이만 등 당대 최고 과학자가 참여했죠. 맨해튼 프로젝트가 만들어낸 원자폭탄 ‘리틀보이’와 ‘팻맨’은 1945년 8월 일본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에 떨어졌고 엿새 뒤 일본이 항복을 선언하면서 2차 세계대전은 끝났습니다. 아인슈타인은 맨해튼 프로젝트에 직접 참여하진 않았지만 나중에 일본에 원자폭탄이 떨어지는 걸 보고 후회했어요. 아인슈타인은 그 때부터 핵무장 해제를 주장하고 무기 실험에 반대했습니다.

아인슈타인의 업적은 100년이 훌쩍 지난 지금 우리들 삶에 큰 영향을 끼치고 있어요. 그가 정립한 이론을 바탕으로 한 실용 기술들이 우리 생활 곳곳에 들어와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자동차 내비게이션, 휴대전화 맛집 검색을 가능하게 하는 위성항법장치(GPS)는 ‘상대성이론'이 없었으면 시간의 오차를 줄일 수 없어 무용지물이었을 거예요. 또 상대성 이론이 없었다면 원자력과 핵폭탄도 존재하지 않았고, 원전에서 전기 에너지를 얻을 수도 없었겠죠. 그뿐만 아니라 디지털 카메라, 캠코더, 나노 테크놀로지 등도 그가 발명한 이론 덕분에 탄생했어요. 아인슈타인 이론은 과학뿐 아니라 철학, 미술, 음악에도 영향을 줬습니다. 미술의 ‘초현실주의'도 상대성이론에 영향을 받았대요. 무엇보다 끊임없는 실험으로 기존의 생각을 뒤집은 그의 노력은 사람들의 가치관과 우주관, 세계관에 영향을 줬습니다.

모두들 아인슈타인을 ‘천재’라 부르지만, 그는 정작 이렇게 말했어요. “나는 똑똑한 것이 아니라 단지 문제를 오래 연구할 뿐이다.” 유엔은 지난 2005년 그의 위대한 논문이 나온 지 100년, 그의 사망 50주년을 기려 ‘세계 물리의 해’로 지정했어요.‘‘


[아인슈타인의 뇌]

아인슈타인 사후 그의 부검의는 유족 동의 없이 그의 뇌를 240조각으로 잘라 보관했어요. 천재의 뇌이니 일반인보다 무게가 많이 나갈 것으로 부검의는 예상했지만, 실제 아인슈타인의 뇌는 약 1.2㎏으로 일반 성인 남성과 비슷하거나 조금 가벼운 수준이었다고 해요. 이후 미국 캘리포니아 버클리대학의 다이아몬드 박사가 일부 뇌 조각을 기증받아 연구했고, 1984년 논문을 발표했어요. 연구 결과, 아인슈타인의 뇌에 신경교세포가 일반인보다 많이 있다는 사실이 드러났어요. 다이아몬드 박사가 보관 중이던 뇌 조각 일부는 지난 2003년 서울에서 열린 ‘인체의 신비전’에서 전시되기도 했어요.

<참고문헌>

  1. 윤서원,“나는 똑똑한 것이 아니라 문제를 오래 연구할 뿐이다”, 조선일보, 2021.6.30일자. A2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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