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국가보훈 대상자 84만7565명 중 1600여명 비닐하우스-판잣집 살아 글쓴이 신상구 날짜 2021.06.16 01:10


                                                국가보훈 대상자 84만7565명 중 1600여명 비닐하우스-판잣집 살아


동아일보



     “국가보훈대상자에 대한 지원 정책이 무엇인지 우리가 어떻게 알겠습니까.”

     6·25전쟁 참전용사 A 씨(88)가 30년 넘게 거주해온 충남 천안시의 낡은 주택 천장이 최근 무너져 내렸다. 고령인 탓에 직접 수리할 수 없어 A 씨는 결국 조카의 도움을 받기로 했다. 부산에 사는 독립유공자 후손 B 씨(84)도 비가 새는 방을 방치하고 있는 상황. 이들은 “지금까지 우리 손으로 고치고 살았지 나라에서 도움을 준 적은 없었다”고 토로했다.

    국가보훈처가 3년마다 실태조사를 통해 일부 보훈대상자들이 비닐하우스나 판잣집 등 열악한 주거환경에 노출돼 있다는 것을 파악하고도 정작 이들에 대한 관리와 지원 등 후속 조치에 대해서는 손을 놓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보훈처 관계자는 “(조사 이후) 실태가 어떤지 점검해야 하는 게 당연한데 그러지 못해 안타깝다”고 책임을 인정했다.

    6월 14일 국민의힘 윤주경 의원이 보훈처로부터 제출받은 2018년 국가보훈대상자 생활실태조사에 따르면 무작위로 추출한 1만561명의 보훈대상자 표본 가운데 비닐하우스나 판잣집에 거주하고 있다고 밝힌 이는 21명(0.2%)이었다. 독립유공자, 6·25전쟁 등 참전유공자 등을 포함한 2018년 당시 전체 보훈대상자는 84만7565명. 윤 의원 측은 “표본조사 비율을 당시 전체 보훈대상자로 확대하면 1600여 명이 열악한 주거환경에서 생활하고 있었다는 추정이 가능하다”고 했다.

    보훈처는 조사를 해놓고도 열악한 주거환경에 놓인 보훈대상자들의 신상 등 세부 정보를 파악하지 못한 것으로도 드러났다. 보훈처는 윤 의원 측에 2018년 비닐하우스나 판잣집에 산다고 답한 이들의 개별 명단을 “파악하지 못했다”고 보고했다. 보훈처가 통계청에 실태조사를 의뢰하면 통계청은 조사관들의 현장 방문 등을 통해 작성한 면담 조사표와 설문 결과를 보훈처에 전달한다. 개인정보 등이 적힌 조사표를 보관 기한(1년) 만료로 폐기했다는 게 보훈처의 해명이다.

    사실상 실태조사만 해놓고 후속 조치에 신경을 쓰지 않은 것이다. 한 독립유공자 후손은 “보훈대상자 주거 지원 정책을 모르는 유공자들이 대부분이고 다들 민간단체의 지원을 받는 방법밖에 없다고 알고 있다”고 전했다.

    그간 보훈처는 직접 지원이나 민간 지원 등 보훈대상자 주거지원 정책을 마련해 왔다. 보훈처 산하 한국보훈복지의료공단은 매년 무작위로 보훈대상자들을 뽑아 ‘나라사랑 행복한집’이라는 프로그램을 통해 주거지 수리 등을 지원하고 있다. 지난해 35억 원을 들여 보훈대상자 579가구가 주거지 수리 혜택을 받았다. 하지만 이런 지원을 모르는 보훈대상자가 더 많다. 특히 실태조사에서 열악한 주거환경이 파악된 보훈대상자가 이 프로그램을 통해 지원받는 연계 시스템도 마련돼 있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보훈처는 약 7억 원의 예산을 들여 통계청과 올해 3월부터 2021년 실태조사를 실시하고 있다. 윤 의원은 “실태조사 결과에 대해 보훈처가 아무런 조치를 하지 않은 것은 직무유기”라고 지적했다. 보훈처는 “그동안 실태조사 결과는 주로 거시적인 정책 수립에 활용했으나 앞으로 조사 결과와 개별 대상 지원을 연계하는 방안을 적극적으로 강구하겠다”고 밝혔다.
                                                                                         <참고문헌>
   1.신규진, "유공자들 “비닐하우스-판잣집 살아…보훈처, 알고도 손놨다", 동아일보, 2021.6.15일자. A6면. 


시청자 게시판

2,112개(12/106페이지)
시청자 게시판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날짜
공지 <시청자 게시판> 운영원칙을 알려드립니다. 박한 44426 2018.04.12
1891 ‘청주대 출신’ 성악가 연광철, 대통령 취임식서 ‘애국가’ 사진 신상구 447 2022.05.27
1890 인간적이라는 것 사진 신상구 320 2022.05.27
1889 1세대 건축가 김중업 탄생 100주년 사진 신상구 490 2022.05.27
1888 중국에도 이름 떨친 한석봉(한호) 이야기 사진 신상구 402 2022.05.26
1887 <특별기고> 의암 손병희 선생의 생애와 업적과 100주기 추도 사진 신상구 656 2022.05.26
1886 선조가 명나라 망명을 포기한 이유 사진 신상구 699 2022.05.25
1885 고종의 무능과 실정으로 대한제국의 잃어버린 10년 사진 신상구 371 2022.05.24
1884 청석학원 설립자 김원근·김영근 형제 삶 재조명 사진 신상구 515 2022.05.24
1883 초(超)인플레이션 사진 신상구 344 2022.05.24
1882 죽음에 대한 다양한 생각 사진 신상구 495 2022.05.23
1881 최영환 한국추사연묵회 이사장 신상구 673 2022.05.23
1880 한국인이 노벨과학상을 수상하려면 사진 신상구 243 2022.05.22
1879 장애를 극복한 3명의 위인들 이야기 사진 신상구 905 2022.05.22
1878 순종, 바다 건너 일본에서 천황을 만났다 ​ 사진 신상구 371 2022.05.21
1877 <특별기고> 5·18광주민주화운동 제42주년의 역사적 의의와 사진 신상구 501 2022.05.21
1876 5·18 광주민주화운동 42주년 전야제, 광주시민 5천여명이 참석한 가운 신상구 303 2022.05.18
1875 무엇이 같고유대교·기독교·이슬람교 다른가(상) 사진 신상구 489 2022.05.18
1874 묵자를 국내 최초로 완역한 동양학자인 묵점 기세춘 선생 타계 신상구 361 2022.05.14
1873 다큐멘터리 ‘천년의 빛 - 유네스코 유산 연등회 신상구 334 2022.05.10
1872 한국 영화 첫 월드 스타 강수연 별세 사진 신상구 344 2022.05.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