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인들에게는 가슴 한켠엔 풀지못한 숙제가 있다. 바로 충청대망론이다. 대통령 선거가 다가올때마다, 충청 출신의 유력 정치인이 등장할때마다 충청대망론이 회자된다.

   충청대망론에 가장 근접했던 정치인은 고(故) 김종필 전 총리다. 이후에 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 이인제 전 의원도 있었지만 대선의 문턱을 넘지 못하고 좌절을 맛봤다.

   지난 19대 대선에서는 안희정 전 충남지사와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이 충청대망론을 이끌었다. 그러나 안 전 지사는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에서 2위에 그치며, 부산 출신의 문재인 후보가 대통령에 당선됐다.

   반기문 전 유엔총장은 2017년 1월 인천공항을 통해 금위환향을 하며 제3지대에서 바람을 일으키며, 한때는 가장 높은 지지율을 기록하기도 했었다. 반 전 총장은 문재인, 안철수 후보 보다 높은 지지율로 대망론을 넘어 대세론으로 향했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 뿐, 반 전 총장은 귀국 후 20일만인 그해 2월1일 현실의 정치벽을 넘지 못하고 불출마 선언을 하면서 안 전 지사와 수레바퀴 역할을 했던 두 명의 충청대망론자도 역사속으로 사라지게 됐다.

   충청대망론은 또 다시 충청인들에게 아쉬움으로 남게 됐다. 유력한 충청권 대선주자들이 모두 꺼져가던 충청대망론을 양승조 충남지사와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불씨를 살리고 있다.

    양 지사는 지난 5월12일 세종시에서 '내가 행복한 대한민국'을 기치로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에 출마를 선언하며 대선에 뛰어들었다. 양 지사는 출마 선언문에서 "민주당의 전통과 자부심을 바탕으로 김대중, 노무현, 문재인의 역사를 전통으로 잇는 대통령 후보가 되겠다"며 "민주당의 전통을 잇는 적임자로서 대한민국의 3대 위기를 극복해 국민이 믿고 응원하는 자랑스러운 대통령이 되겠다"고 출마배경을 설명했다. 양 지사는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빅3인 이재명 경기지사와 이낙연 전 대표, 정세균 전 총리 보다 낮은 지지율을 기록하고 있지만 광폭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양지사는 충청대망론의 경쟁자인 윤석열 전 총장에 대해 "윤 전 총장이 (충청권에서) 태어나지 않았고 아버님이 태어났다”며 “태어나지 않은 것뿐만 아니라 직업생활을 해왔냐, 직장생활 해 봤냐"라며 자신이 충청대망론의 적임자임을 강조했다. 이어 "560만 충청인과 애환을 함께 했는지 충청인의 이익을 위해서 헌신, 봉사해왔는지가 기준이 돼야 한다"며 "본인이 직접 충청 대권주자라고 말한 적이 없다"며 견제구를 날렸다.

    양 지사의 윤 전 총장에 대한 평가절하에도 불구하고 야권을 중심으로 충청대망론이 꿈틀거리고 있다. 윤 전 총장의 부친인 윤기중 연세대 명예교수는 충남 공주시 탄천면 장선리 출신이어서 윤 전 총장을 충청대망론자의 적임자로 보고 있다.

    공주가 지역구인 국민의힘 정진석 의원은 "나와 국민의힘은 문 정권의 폭정을 심판하겠다는 윤석열에게 주저 없이 힘을 보태려고 한다”며 내년 대선에서 킹메이커 역할을 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오마이뉴스가 리얼미터에 의뢰해 지난 5월24~25일 이틀간 전국 만18세 이상 성인남녀 2004명(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나 리얼미터 홈페이지 참고)를 대상으로 차기 대선주자 선호도를 조사한 결과, 윤석열 전 총장이30.5%,를 기록하며 3개월째 선두를 지켰다.

    반면 이재명 경기지사는 25.3%,로 윤 전 총장을 5.2% 차이로 바짝 뒤쫓고 있다.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는 한자리수 지지율에서 11.1%로 올라섰다.

    윤 전 총장은 대전·세종·충청에서 전달 34.7%보다 1.4% 하락한 33.3%를 기록했지만, 이재명 24.2%, 이낙연 13% 보다 높은 지지율을 보이고 있어 충청대망론에 가장 근접해 있다. 대선 출마 시기를 고심중인 윤 전 총장이 국민의힘에 입당해 당내 경선을 거쳐 야권 후보가 될지, 제3지대 후보로 나설지 변수는 많다. 대선 지지율에서 1위를 달리고 있는 윤 전 총장이 대권 출마를 공식화할 경우 충청권대망론이 청신호가 켜질 가능성 높다.

    여야를 떠나 윤 전 총장이 충청대망론 적임자, 충청권 출신 대선 후보임을 내세우면 충청권에서 그에게 표를 몰아줄 가능성이 크다.

    정치권에서는 "충청권이 영호남에 비해 응집력이 약해 지역 인물을 키우지 못했다"며 "그동안 전국 선거에서 캐스팅보트 역할에 그쳐 영호남처럼 몰표를 몰아주지 못한 경향이 있었다"는 평가다.

    충청권이 내년 대선에서 충청대망론을 이루기 위해 강한 응집력을 발휘할지, 어떤 후보가 충청의 대표주자로 충청대망론을 이끌지 충청인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참고문헌>

    1. 박명규, "충청민의 염원 ‘충청대망론’… 양승조·윤석열 이룰 수 있을까", 충청투데이, 2021.6.11일자. 5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