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한국학의 거목인 벽사 이우성 성균관대 명예교수 타계를 애도하며 글쓴이 신상구 날짜 2017.05.13 19:58

                                                한국학의 거목인 벽사 이우성 성균관대 명예교수 타계를 애도하며

                                    충청문화역사연구소장(국학박사, 향토사학자, 시인, 문학평론가, 칼럼니스트) 신상구

   원로 국학자인 벽사(碧史) 이우성((李佑成, 92) 성균관대 명예교수가 지난 5월 12일 오전 노환으로 별세했다.
   "이념이 명분화되고 명분이 실리에 앞서는 상황에서 가장 절실한 것이 무엇인지 아시오? 바로 실사구시(實事求是) 정신입니다."
   1995년 고희를 맞아 국학 연구서 세 권을 동시에 출간한 이우성〈사진〉 민족문화추진회장이 본지 인터뷰에서 말했다. 그의 개인 연구실에서 출발한 국학 연구 단체의 이름 역시 '실사구시'에서 글자를 딴 실시학사(實是學舍)다.
   어려서부터 배운 한학을 통해 문사철(文史哲)을 함께 연구한 그는 '한국학의 거목'로 불렸다.
   경남 밀양 출신인 그는 실학자 이익·이가환, 서예가 이서 등을 배출한 여주 이씨 명문가에서 태어났다. 벽사 선생은 1899년 밀양에 민족교육기관인 '화산의숙'(華山義塾)을 건립해 지역의 후진교육에 평생 노력한 항재(恒齋) 이익구 선생의 증손자이자 '성호집'(星湖集)을 간행해 조선후기 실학을 재조명하는 계기를 만든 성헌(省軒) 이병희 선생의 손자이다. 성균관대 국문학과를 졸업하고 같은 대학에서 한국중세사로 박사 학위를 받았다. 동아대 교수를 거쳐 1961년부터 30년 동안 성균관대에서 교편을 잡았다.  연세대 석좌교수, 성균관대 대동문화연구원장(1971~75), 역사학회장(1972~74), 한국한문학회장(1986~89)을 지냈으며, 1994년부터 8년 동안 민족문화추진회(현 한국고전번역원) 회장을 맡아 고전 번역 사업을 진행했고, 퇴계학연구원장 등을 역임했다. 학자로서 가장 영예로운 한국학술원 회원이기도 하다.
   역사학자로서 그의 연구는 전공인 고려사뿐 아니라 신라에서 조선시대 실학까지 폭넓었다. 그는 실학의 비판 정신이 사대부의 계층 분화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는 문제의식을 지니고 실학의 개혁사상을 연구했다. 성호 이익을 중심으로 한 학파를 '근기(近畿)학파'로 이름 붙여 학계에 정착시키고, 실학파를 경세치용·이용후생·실사구시로 분류한 사람도 그였다. 2012년 한 인터뷰에선 "다산 정약용 연구는 아직 10분의 1도 안 됐는데 겉핥기식 논문만 나오고 있다"며 후학의 분발을 촉구했다.
   벽사는 역사의 고비마다 연구실을 벗어나 현실에 참여하다 고초를 겪기도 했다. 동아대 교수 시절 4·19가 일어나자 민주화 운동에 뛰어들었다가 해직됐고, 성균관대 교수 시절인 1980년 교수 성명을 주도하다 3년 동안 해직됐다.
   1990년 정년 퇴임 이후에는 실시학사를 이끌면서 '실학연구총서'를 냈다. 실시학사는 LG전자 고문이던 이헌조씨가 2010년 사재 70억원을 기부하면서 재단법인이 됐다. 벽사와 이헌조씨는 1980년대 중반부터 조순 전 부총리, 김용직 서울대 명예교수, 이용태 전 삼보컴퓨터 회장, 김동한 전 대한토목학회장 등과 함께 한시를 짓는 모임 '난사(蘭社)' 활동을 했다.
   2010년 송재소·임형택 성균관대 명예교수, 김시업 전 실학박물관장 등 후학을 중심으로 벽사의 저작집 8권이 발간됐으며, 2011년 '벽사학술상'이 제정됐다. 국민훈장 동백장(1990)과 성곡학술문화상(1993)을 받았으며 1992년 대한민국학술원 회원이 됐다.
   최근 벽사 이우성 선생은 부산대에 벽사 선생의 저·역서『이조한문단편집』.『한국의 역사상 : 이우성 역사논집』,『한국중세사회연구』,『고양만록』등 고서와 한국 고전학 관련 도서 1만464권을 기증해 언론의 주목을 받았다. 벽사 선생이 2015년 5월 부산대에 기증한 고문헌과 한학 관련 장서 3천140권은 부산대 밀양캠퍼스 도서관에 이우성 선생이 태어난 고가의 이름을 딴 '쌍매당문고'(雙梅堂文庫)에 전시돼 있다. 그리고 2016년 4월 20일 부산대에 기중한 1만여권의 고서는 부산대 밀양캠퍼스 나노생명과학도서관 고전학술자료실에 '실시학사 벽사문고'를 마련, 지난 2016년 10월 21일 오전 11시 밀양캠퍼스 본관 2층 회의실에서 문고 개소식을 가졌다. 실시학사는 이우성 선생이 설립한 공익재단 이름이다.
   유족은 아들 이희발(순천향대 명예교수)·이희준(재미)·이희국(전 LG전자 사장), 이희설(아스트로제네시스 사장), 딸 이희주씨 등이 있다.
                                                                                   <참고문헌>
   1. 박영배, “벽사 이우성 선생, 부산대 도서 1만권 추가 기증 밀양캠퍼스 도서관「실시학사 벽사문고」설치 개소식”, 밀양신문, 2016.11.2일자.
   2. 유석재, “실학파 개혁사상 규명한 한국학의 거목”, 조선일보, 2017.5.13일자. A29면.
   3. “벽사 이우성 성균관대 명예교수”, 세계일보, 2017.5.13일자. 19면.
                                                                                   <필자 약력>  
.1950년 충북 괴산군 청천면 삼락리 63번지 담안 출생
.백봉초, 청천중, 청주고, 청주대학 상학부 경제학과를 거쳐 충남대학교 교육대학원 사회교육과에서 “한국 인플레이션 연구(1980)”로 사회교육학 석사학위를 취득하고, 국제뇌교육종합대학원대학교(UBE) 국학과에서 “태안지역 무속문화 연구(2011)"로 국학박사학위 취득
.한국상업은행에 잠시 근무하다가 교직으로 전직하여 충남의 중등교육계에서 35년 4개월 동안 수많은 제자 양성
.주요 저서 :『대천시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아우내 단오축제』,『흔들리는 영상』(공저시집, 1993),『저 달 속에 슬픔이 있을 줄야』(공저시집, 1997) 등 4권.  
.주요 논문 : “천안시 토지이용계획 고찰”, “천안 연극의 역사적 고찰”, “천안시 문화예술의 현황과 활성화 방안”, “항일독립투사 조인원과 이백하 선생의 생애와 업적”, “한국 여성교육의 기수 임숙재 여사의 생애와 업적”, “민속학자 남강 김태곤 선생의 생애와 업적”, “태안지역 무속문화의 현장조사 연구”, “태안승언리상여 소고”, “조선 영정조시대의 실학자 홍양호 선생의 생애와 업적”, “대전시 상여제조업의 현황과 과제”, “천안지역 상여제조업체의 현황과 과제”, “한국 노벨문학상 수상조건 심층탐구” 등 85편
.수상 실적 : 천안교육장상, 충남교육감상 2회, 통일문학상(충남도지사상), 국사편찬위원장상, 한국학중앙연구원장상, 자연보호협의회장상 2회, 교육부장관상, 문화체육관광부장관상, 『문학 21』 시부문 신인작품상, 대구『한비문학』· 대전『문학사랑』 평론부문 신인작품상, 국무총리상, 홍조근정훈장 등 다수  
.한국지역개발학회 회원, 천안향토문화연구회 회원, 대전 <시도(詩圖)> 동인, 천안교육사 집필위원, 태안군지 집필위원, 천안개국기념관 유치위원회 홍보위원, 대전문화역사진흥회 이사 겸 충청문화역사연구소장, 보문산세계평화탑유지보수추진위원회 홍보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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