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충청권 대망론 또 실패 글쓴이 신상구 날짜 2017.04.05 17:49

 

                                                                 충청권 대망론 또 실패

                           충청문화역사연구소장(국학박사, 향토사학자, 시인, 문학평론가, 칼럼니스트) 신상구

   2016년 4.13총선이 끝난 직후 충청권 정치인들 사이에서 2001년 자민련에 의해 처음 제기되었던 '충청권 대망론'이 재점화 됐다. 김종필 전총리는 한때 자민련에 몸담았던 새누리당 정우택·정진석 의원의 당선을 축하하는 자리에서 "충청에서도 목소리를 낼 때가 됐다, 충청의 정치인들이 중추적인 역할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충청권 당선자들의 모임에선 "충청이 더 이상 변방에 머물 수는 없는 상황이 됐다"는 말도 나왔다. '영충호시대'라는 신조어가 말해주듯 충청인구가 호남을 추월하면서 정치적인 위상을 키워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진 것이다. 당시엔 반기문 전유엔사무총장이 여론의 동향을 살피며 뉴욕에서 대선출마를 저울질하던 시기였다.

   대한민국 헌법에는 국회의원의 피선거권이 있고 선거일 현재 40세에 달한 자는 누구나 대통령에 출마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다만 공직선거법은 마구잡이 출마를 방지하기 위해 대선후보는 3억 원의 기탁금을 내도록 하고 있다. 예비후보로 등록하려면 3억 원의 20%인 6000만 원을 내야한다.

   1945년 8월 15일 광복 이후 대선에 출마하여 충청권 대망론의 중심 인물로 떠오른 정치인으로는 김종필, 이회창, 이인제, 반기문, 이완구, 안희정, 김영환, 정운찬 등을 들 수가 있다.

   안희정 충남지사가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경선에서 문재인 후보에게 패하면서 갈 곳을 잃은 충청권 의 표심이 어디로 향할지 관심이 쏠린다. 충청대망론실현 분위기가 그 어느 때보다 고조된 가운데 벌어진 안지사의 참패라는 점에서 충청권이 느끼는 상실감은 클 수밖에 없다. 안지사의 후보 탈락으로 원내교섭단체 가운데 충청 출신 후보가 한 명도 남지 않아 충청은 이번 19대 대통령 선거에서 또다시 들러리 신세를 면치 못하게 됐다. 선거 때마다 캐스팅보트 역할을 해왔지만 충청대망론이 무산되면서 충청권 표심을 잡기 위한 각 정당 후보들의 공략도 본격화될 전망이다.

   안철수 후보가 4일 국민의당 대선후보로 선출됐다. 국민의당은 이날 오후 대전 중구 한밭체육관에서 대전충남충북세종 순회 경선을 열어 안 후보를 대선 후보로 공식 지명했다. 국민의당 대선후보 경선은 안후보와 손학규 후보, 박주선 후보 등 3파전으로 치러졌다. 순회투표 최종 결과 안 후보는 현장투표, 여론조사 합산 총 75.01%의 득표로 여유있게 승리했다. 손 후보가 18.07%로 2위를 차지했다. 박 후보는 6.92%를 기록했다. 안 후보는 7차례 경선에서 모두 압승을 거뒀다. 이에 따라 19대 대통령 선거 대진표는 민주당 문재인, 한국당 홍준표, 국민의당 안철수, 바른정당 유승민, 정의당 심상정 후보의 5파전이 유력하다.

   정의당 심상정 후보를 제외한 나머지 후보 모두 영남 출신이다. 충청대망론의 첫 기대주는 이완구 전 새누리당 원내대표였다. 그러나 이른바 성완종 리스트 파문으로 이번 대선에서 이름조차 올리지 못했다. 그다음 바통은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이 이어받았다. 임기를 마치고 귀국하기 전까지만 해도 범보수진영의 지지를 한 몸에 받았지만 언론과 정치권의 검증이 본격화되면서 대권 도전의 꿈을 접었다. 안 지사의 상승세는 반 전 총장의 추락과 맞물린 측면이 크다. 특히 그가 주창한대연정론은 문후보가 가지지 못한 확장성과 본선 경쟁력을 강화시키는 데 일정 역할을 한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충청권에서도 문 후보에게 밀리면서 초라한 성적을 내는 데 그쳤다. 이제 충청 출신 대선후보로 거론되는 인물은 정운찬 전국무총리가 있지만 존재감이 미약하다. 초반 충청표심을 집결시키며 20%대 중반을 기록했던 반기문 전 총장은 보수주의자를 자처했고 이후 반 전 총장의 표심을 흡수했던 안희정충남지사 역시 대연정을 주장하며 문전대표와 각을 세운 바 있다. 앞서 안철수 후보도 중도보수 후보임을 강조충청의 지지율을 흡수했다. 지역 맹주를 잃고 무주공산이 된 충청권 표심잡기가 본격화되고 있다. 보수를 지향하는 충청권의 표심이 누구에게 향할지 벌써 주목된다.

   지역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충청은 역대 선거에서 캐스팅보트 역할을 해온 만큼 후보들은 무주공산이 된 충청 표심 공략에 총력을 기울일 것이라며 기존의 지지층을 잃지 않으면서도 보수표심을 끌어 모을 정책과 색채를 얼마나 보여줄 지가 충청 표심을 잡는 성패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

   유력정당의 대선후보들이 결정된 가운데 독자적으로 대선 출마를 선언한 낮은 인지도의 대선후보들이 유권자들의 호기심을 자극하고 있다.

   2017년 4월 4일 현재 중앙선거관리위원회 홈페이지에 들어가면 6000만 원을 내고 대선 예비후보로 등록한 18명의 명단을 확인할 수 있다. 이 중 더불어민주당의 문재인, 국민의당 안철수, 손학규, 박주선, 바른정당 유승민, 정의당 심상정 후보 등 6명이 유력정당 후보들이다.

   정당이나 개인의 낮은 인지도로 6000만 원의 기탁금을 허공에 날릴 수도 있는 상황에서 소신 가지고 예비후보로 등록한 돈키호테들은 12명에 달한다. 늘푸른한국당 이재오, 민중연합당 김선동, 한반도미래연합 김정선, 무소속의 김기천, 김환생, 장성민, 권정수, 김민찬, 남재준, 안광희, 김순권, 노남수 후보가 그들이다.

   늘푸른한국당의 이재오 후보(72)는 15 16171819대 국회의원을 지낸 거물 정치인 이다. 이명박정부에서 국민권익위원장과 특임장관을 역임하는 등 실세 중의 실세로 손꼽혔다. 민중연합당의 김선동 후보(50)는 18 ·19대 통합진보당 국회의원을 지낸 인사다. 김후보는 2011년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동의안 처리를 막으려고 국회본회의장에서 최루탄을 터뜨린 혐의로 대법원에서 유죄판결을 받고 의원직을 상실했다. 한반도미래연합 김정선 후보(59)는 유엔세계재활기구 상임의장, 국가보훈처 산하제대군인지원 정책연구원원장이다. 무소속 후보들도 다양한 이력으로 유권자의 눈길을 사로잡고 있다.

   중안선관위 홈페이지에 따르면 김기천 후보(58)는 닥터킴 의료기기 대표다. 김환생 후보(60)는 삼우산업개발 대표로 보루네오가구 사장을 지냈다. 장성민 후보(54)는 세계와 동북아평화포럼 대표라고 자신을 소개했다. 김대중정부 청와대 국정상황실장과 16대 국회의원을 지냈다. 권정수 후보(77)는 역술인으로 흰수염에 갓을 쓰고 도포를 입은 사진을 중앙선관위에 제출했다. 학력을 기재하지 않았고 경력은 도덕성회복추진위원장이라고 했다. 김민찬 후보(59)는 월드마스터위원회 위원장, 대한민국명인회 총재다. 남재준 후보(73)는 육군참모총장과 국가정보원장을 지낸 고위공직자 출신이다. 국가정보원장 재임 시절 서울시공무원간첩 조작사건으로 대국민사과를 했던 전력이 눈에 띈다. 안광희 후보(42)는 목원대 경영학과를 졸업한 정치인인데 경력은 없다고 적었다. 김순권 후보(72)는 한동대 석좌교수다. 옥수수 박사로 유명한 사람이다. 노남수 후보(48)는 전남대 정책대학원 총학생회장이다. 광주광역시 시민감사관을 지냈고 광주장애인문화협회 후원 회장이기도 하다. 이들중 오는 15 -16일 2억4000만 원을 더 내고 후보로 등록할 사람이 몇 명이나 될지는 아직 알 수 없다. 하지만 이들 돈키호테 12명도 분명히 나름의 출마명분은 가지고 있다. 이들의 출마가 대선이라는 최고의 이벤트를 더욱 풍성하게 하는 요소가 될지 아니면 국민의 가슴에 어떠한 새로운 울림을 전해 줄지는 지켜볼 일이다.

   한편 충청 출신의 정운찬 전 국무총리도 대선 도전을 선언한 상황이다. 아직 예비후보로 등록하지는 않았으나 김종인 전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회 대표 등과 함께 제3지대 연대의 중심에 서있다.

   그런데 19대 대선 후보들 중에서 충청권 대망론에 가장 근접한 정치인은 안희정 충청남도 도지사이다. 비록 그는 대연정과 선의 발언에 대해 충분히 뒷감당할 만큼의 실력을 준비하지 못해 결국 문재인 후보에게 패했지만, 지지율이 문재인과 안철수 다음으로 높아 차차기를 노릴 수 있게 되었다. 그래서 19대 대선에서 충청권 대망론은 실패했지만, 불씨는 지폈다고 볼 수가 있다. 안희정 충청남도 도지사가 다음 대선에서 충청권 대망론을 등에 업고 대통령으로 당선되기 위해서는 당장 표가 나온다고 지역주의에 호소하지 않고 국민들의 공감을 얻는 정책과 비전을 빨리 구상해 제시하고 충남 도정을 성공적으로 추진해야 한다.

                                                                     <참고문헌>

   1. 박상준, “안희정과 충청권대망론”, 중부매일, 2017.2.13일자. 18면.

   2. 이형모, “맹주없는 충청표심 어디로 향할까”, ; 석재동, “대선에 뛰어든 돈키호테 그들은 왜?”, 충청타임즈, 2017.4.5일자. 1면.

 3.지영수, “19대 대선 충청대망론 물거품”, 동양일보, 2017.4.5일자. 1면.

                                                                    <필자 약력>

.1950년 충북 괴산군 청천면 삼락리 63번지 담안 출생

.백봉초, 청천중, 청주고, 청주대학 상학부 경제학과를 거쳐 충남대학교 교육대학원 사회교육과에서 “한국 인플레이션 연구(1980)”로 사회교육학 석사학위를 취득하고, 국제뇌교육종합대학원대학교(UBE) 국학과에서 “태안지역 무속문화 연구(2011)"로 국학박사학위 취득

.한국상업은행에 잠시 근무하다가 교직으로 전직하여 충남의 중등교육계에서 35년 4개월 동안 수많은 제자 양성

.주요 저서 :『대천시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아우내 단오축제』,『흔들리는 영상』(공저시집, 1993),『저 달 속에 슬픔이 있을 줄야』(공저시집, 1997) 등 4권.

.주요 논문 :「천안시 토지이용계획 고찰」,「천안 연극의 역사적 고찰」,「천안시 문화예술의 현황과 활성화 방안」,「항일독립투사 조인원과 이백하 선생의 생애와 업적」,「한국 여성교육의 기수 임숙재 여사의 생애와 업적」,「민속학자 남강 김태곤 선생의 생애와 업적」,「태안지역 무속문화의 현장조사 연구」,「태안승언리상여 소고」,「조선 영정조시대의 실학자 홍양호 선생의 생애와 업적」,「대전시 상여제조업의 현황과 과제」,「천안지역 상여제조업체의 현황과 과제」,「한국 노벨문학상 수상조건 심층탐구」,「1950년대 이전의 대전문학사」등 83편

.수상 실적 : 천안교육장상, 충남교육감상 2회, 통일문학상(충남도지사상), 국사편찬위원장상, 한국학중앙연구원장상, 자연보호협의회장상 2회, 교육부장관상, 문화체육관광부장관상, <문학 21> 시부문 신인작품상, <한비문학>․<오늘의문학> 문학평론부문 신인작품상, 국무총리상, 홍조근정훈장 등 다수

.한국지역개발학회 회원, 천안향토문화연구회 회원, 대전 <시도(詩圖)> 동인, 천안교육사 집필위원, 태안군지 집필위원, 천안개국기념관 유치위원회 홍보위원, 대전문화역사진흥회 이사 겸 충청문화역사연구소장, 보문산세계평화탑유지보수추진위원회 홍보위원


시청자 게시판

2,095개(5/105페이지)
시청자 게시판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날짜
공지 <시청자 게시판> 운영원칙을 알려드립니다. 박한 42649 2018.04.12
2014 <특별기고> 제13회 의병의 날을 기념하며 사진 신상구 242 2023.06.01
2013 보문산 구암사 신상구 350 2023.05.27
2012 <특별기고> 불기 2567주년 부처님 오신 날을 봉축하며 사진 신상구 186 2023.05.25
2011 모바일 남원지역 헬로비젼 채널번호 확인 요망 [1] 남조선배 340 2023.05.15
2010 김해시 조선 후기 기녀 시인 지재당 강담운 한시 관광콘텐츠 활용 사진 신상구 401 2023.05.09
2009 공주시 이삼평 ‘왜군에 적극적 부역’ 불편한 진실 사진 신상구 301 2023.05.02
2008 통일한반도 꿈꾼 아산… “통일되면 세계 1위 경제 강국 될 것” 사진 신상구 196 2023.05.01
2007 중부매일, 전국 일간지 평가 '충청권 최고 신문 선정 축하 사진 신상구 163 2023.04.28
2006 <특별기고> 대한민국 상해임시정부 수립 제104주년을 기념하며 사진 신상구 191 2023.04.13
2005 충남의 선비정신 신상구 392 2023.04.06
2004 <특별기고> 제주 4.3사건 75주년의 역사적 의의와 추념식 신상구 344 2023.04.05
2003 문형순, 김익열 제주 4·3사건 의인들은 ‘역사의 은인’ 사진 신상구 253 2023.04.04
2002 1920년 천마산대 소년통신원이었던 한암당 이유립 선생 사진 신상구 168 2023.04.02
2001 대전시의 미래 관광과 나비효과 양동기 사진 신상구 147 2023.03.31
2000 동여도 품은 ‘대동여지도’ 고국품으로 신상구 306 2023.03.31
1999 독도 명칭의 유래와 일본의 독도 영유권 억지 증거 사진 신상구 240 2023.03.28
1998 <특별기고> 안중근 의사의 생애와 업적과 순국 113주년 기념 사진 신상구 184 2023.03.28
1997 <특별기고> 서해수호의 날 8주년의 역사적 의의와 기념식과 안 사진 신상구 204 2023.03.27
1996 ​거북등딱지부터 챗GPT까지, 점괘의 발달 사진 신상구 200 2023.03.18
1995 짧고 불꽃 같은 생을 살았던 조영래 천재 인권변호사 사진 신상구 342 2023.03.17